[영어, 어떻게 할 것인가-영어 공부 이렇게] 절실한 필요성 느끼면 분명히 정복된다
[영어, 어떻게 할 것인가-영어 공부 이렇게] 절실한 필요성 느끼면 분명히 정복된다
  • 조동완 / 인문 교수
  • 승인 2000.06.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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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사회는 온통 영어 열풍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은 사설학원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지도 않은 아이들에게까지 영어가 일종의 유행이 되고 있다.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그렇다 치더라도 평생 그 어려운 외국어를 한 번이라도 사용할 기회가 있을까 생각이 되는 사람들도 영어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마디로, 영어에 대한 광적인 붐은 21세기 초 한국사회의 한 단면이다.

모두들 영어를 잘 해보겠다고 열심히 노력은 하는 것 같은 데, 노력한 만큼 효과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은 영어능력 평가에 듣기시험이 도입되어 듣기연습을 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중, 고등학교의 영어 수업은 단어, 문법 외우기 그리고 영어문장 해석하기로 시간을 떼우기 마련이다. 이런 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서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구사능력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전국의 졸업생들 중 수능성적 1%안에 든다는 포항공대 신입생들도 이런 추세에서 예외가 아니다. 중, 고등학교에서 갈고 닦은 영어학습 영향에 따라 독해는 그런 대로 좀 하는 것 같은데, 말하기와 쓰기는 그야 말로 수준이하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신입생들 중 상당수의 학생들이 가장 일상적인 대화조차 할 수 없고, 작문 실력 또한 6년 동안 도대체 무엇을 배웠는지 의문이 갈 정도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대학 4년 동안 영어 몇 과목 듣게 하고, 영어공부 열심히 하라고 격려한다고 해서 그들이 졸업할 때, 영어 실력이 몰라보게 향상되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이 이처럼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습득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느 언어습득에 관한 보고자료에 따르면,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약 2천 시간 정도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학 4년 내내 하루에 한 두어 시간 정도를 영어공부에 투자하면 졸업할 즈음에, 능숙하게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만큼의 시간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예 영어공부를 포기하고 다른 분야의 공부에 좀더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물론 “No”이다. 왜냐면 그나마 영어공부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영어 습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영어가 정말 필요한가”, 그리고 “얼마나 필요한가”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하라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영어의 중요성이 현재보다 미래에 더욱 커질 것이고, 앞으로의 세대를 책임질 포항공대의 졸업생들에게 영어가 생존의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여러분이 학교에 남아서 계속 공부를 하던, 벤처기업 일을 하게 되던, 일반 직장에서 일을 하던, 영어구사능력이 여러분들의 앞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이 말을 못 믿겠다면, 이 사회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잡은 주위의 분들에게 물어 보라. 아마 그 분들은 여기서 지금 얘기되는 것 보다 훨씬 강한 톤으로 영어의 중요성에 대해 말해줄 것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영어공부에 왕도가 없다는 점이다. 영어를 잘 못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갖고 있는 변명은 영어에 소질이 없다는 소위 ‘적성론’이다. 그러나 신입생 때 가르쳤던 학생이 고학년이 되어서 상당한 영어구사능력을 갖춘 것을 보고 놀라곤 하는데, 이런 학생들은 대부분 그동안 영어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한 학생들이다. 이 점을 기억하라.

셋째, 가능하면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 스스로를 자주 노출시키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개설하는 영어강의와 특별 영어프로그램 수강, 외국에 있는 자매결연 학교로의 단기유학, 영어사용국가 여행 등을 통하여 영어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한다. 외국어를 배울 때 항상 기억해야 할 점은 그 외국어를 사용함으로써 외국어구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실제 자전거를 타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포항이라는 지역적 제약을 핑계삼지 말라는 점이다. 포항에는 학교 이외에 영어를 배울만한 학원이 없다라던가 혹은 주위에 원어민들이 없어서 영어를 배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일종의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영어를 원어민에게 직접 배우는 것이 좀더 효과적인 영어습득의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원어민에게서 배우지 않고서도, 혹은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어도 영어를 거의 완벽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꽤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요즘은 혼자서도 영어를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재, 방송, 영화, 시디롬 등을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잘 이용하면 원어민에게서 교육받는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누가 가르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스스로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영어의 중요성을 확실히 깨닫고 꾸준하게 공부하는 것만이 영어구사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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