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가 멋있어 보이기만 했던 편집장, 대변혁을 일으키다
신문사가 멋있어 보이기만 했던 편집장, 대변혁을 일으키다
  • 김건창 기자
  • 승인 2018.10.11 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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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신문 신용원(컴공 13) 제14대 편집장
신 전 편집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의 기자생활을 돌이켜보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신 전 편집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의 기자생활을 돌이켜보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지난 8월, 포항공대신문 창간 30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포항공대신문의 역사를 돌아보는 이 뜻깊은 자리에서 후배 기자들이 좀 더 편하게 신문을 만들 수 있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편집장 시절을 아낌없이 불태웠던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 공로로 감사패까지 받은 그는 바로 포항공대신문 제14대 편집장 신용원(컴공 13) 학우이다.


다사다난했던 그의 기자 생활을 묻는 기자에게 그는 가장 기억이 남는 기사가 있다며 말문을 뗐다. “비록 제가 썼던 기사는 아니지만, ‘포스테키안 에로맨스’라는 기사가 있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어요. 편집회의 때부터 논란이 많았던 주제이긴 했지만, 당시 주간 교수도 좋은 반응을 보여서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담당 기자들이 직접 인터뷰이도 구하고, 이 기사를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줘서 탄생할 수 있었죠” 지금도 종종 회자가 되는 기사를 언급한 그는 “단순한 흥미 위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당시의 저도 재미없는 결과가 나올까 봐 걱정했지만, 결과가 아주 흥미로워 학우들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받기도 했어요. 게다가 이 기사는 인터뷰에 대한 비밀 보장이 완벽했었는데, 기자가 인터뷰이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 사례가 아니었나 생각해요”라며 기억을 곱씹었다.


신 전 편집장이 편집장 업무를 시작한 2014년 전까지는 포항공대신문의 신문을 편집, 조판 때 쿽익스프레스(QuarkXpress)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그는 이를 지금의 어도비 인디자인(Adobe InDesign) 프로그램으로 바꿔 기자들이 손쉽게 편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일등공신이다. “당시에 사용하던 조판 프로그램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은 적어도 부장 기자급 이상은 모두 알고 있던 사실이었어요. 신문사에서 사용하던 맥(Mac) 운영체제가 낡아서 그랬던 건지, 쿽익스프레스의 버전이 낮아서 그랬던 건지는 몰라도, 마우스 휠만 돌려도 프로그램이 먹통이 돼 저장하지 않는 내용이 사라지곤 했었어요. 이뿐 아니라, 쿽익스프레스는 익히고 사용하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래서 간사를 제외하면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다시피 했어요. 이런 문제점을 알고 인디자인 방식을 처음 제안한 것은 최지훈 기자였습니다. 정말 대단한 안목인 셈이죠” 그의 말에 따르면 인디자인 프로그램은 여러모로 혁신적이었다. 일단 편집도 쉽고, 윈도우(Windows) 체제에서 구동된다는 점은 큰 매력이었다. “기자 누구든 관심이 있으면 조판을 연습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 인디자인을 도입하기 위해 공부도 하고 기능 실험도 해보며 며칠 밤새기도 했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판형과 동일하게 틀을 맞추는 작업까지 완료하고 나니 조판 작업이 훨씬 쉬웠습니다”


그는 감회에 젖은 듯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을 이어갔다. “부끄럽게도 저는 처음에 신문사를 선택했던 이유가 단순한 호기심이었습니다. 선배들이 신문사를 멋있게 설명해주셨고 신문사 선배였던 분반 선배가 설득하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신문사는 기대보다 훨씬 좋은 곳이었어요. 특히, 편집회의에서 선배 기자들이 기사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 논거로 내세우는 자료나 논리를 보고 들으니 경외감이 들 정도였다니까요. 기사를 첨삭해주는 선배 기자들의 안목이나 글쓰기 능력도 멋있어 보였어요”라며, 본인은 기자가 되기로 했다기보다는 기자로 남는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일이 조금 고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었지만, 멋진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그렇게 멋진 선배 기자가 되기 위해서 신문사에 남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신 전 편집장은 신문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이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말을 꺼냈다. “기자 생활과 학업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힘들었죠. 특히, 편집장이 되면서부터는 신문을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갖게 됐고, 이때부터 학업에 많이 소홀해졌던 것 같습니다. 국어사전 뒤에 있는 맞춤법을 정독하며 교육자료를 만들기도 했고, 스스로 문법에 부족함을 느껴 국어 능력 시험을 공부해보기도 했어요. 좋은 기자, 멋진 편집장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데에 들이는 시간이 줄게 돼서 전공 공부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당시에 저와 같이 일했던 부장 기자들은 신문사 업무를 성실히 하면서도 학점을 유지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저의 능력 부족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는 학보사의 위기 속에서 앞으로의 포항공대신문이 가야 할 방향도 제시했다. “포항공대신문은 다른 대학의 학보사와 입장이 다소 다릅니다. 저는 포항공대신문이 국내 최고의 공대생들이 만드는 신문으로서 아카데미즘에 대해 좀 더 진지한 접근을 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독자들에게 포스테키안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과학 기술에 대해 재미있게 풀어낸다면, 포항공대신문만의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저널리즘과 아카데미즘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배 기자들에 대한 당부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기자 생활을 하면 평소에 만나보지 못하는 분들과 직접 대면하고 대화할 수 있어요. 그리고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신문사에서의 경험이 자신을 성장시킬 기회가 될 거에요. 많이 부딪혀보고, 실수로부터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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