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 가는 삶
쉬어 가는 삶
  • 송창훈 / 컴공 14
  • 승인 2018.10.11 0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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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대학생들은 빠른 삶을 강요당한다. 특히 취직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휴학은 죄악처럼 취급된다. 주변 사람들은 이들에게 남들보다 1년 뒤처지고, 쉬지 않고 달린 사람들의 뒤를 쫓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휴학은 온갖 스펙을 쌓기 위한 활동이 아니면 무의미하다는 말도 들려온다. 그러나 이렇게 바쁘게만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기 마련이다.


우리대학은 대학원 진학률이 높기 때문에 취직 걱정을 하는 사람은 적지만, 과제와 공부에 지쳐 힘들다는 말만 반복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나 또한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항상 공부하고, 빠르게 돈을 벌고, 잠도 자지 못하며 살아야 했다. 그렇게 대학교 3학년이 되던 해에는 모든 상황이 극한에 달했다. 공부에 지칠 대로 지치고, 여러 가지 부담감이 합쳐지면서 오로지 휴식만을 갈구하게 됐다. 내 3학년은 모든 것을 하기 싫은 상태에 빠져서 매일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삶의 연속이었다.


지칠 대로 지친 나는 쉬고 싶었지만, 끊임없이 달리기만 해온 내게 휴식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휴식의 시간을 갖기보다는 일종의 도피로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떠났다. 바쁜 삶의 도피로 떠나게 된 교환학생 시간은 내게 두 번 다시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경험과 시간으로 돌아왔다. 휴식의 시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새로운 문화를 알아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여러 학교에서 각자 다른 전공으로 모인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경험은 결코 우리대학에서는 할 수 없었던 경험이었다. 이렇게 도피처로 시작한 교환학생 생활은 내게 많은 경험과 오랜 휴식을 줬고,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교환학생이 끝난 후, 남은 전공필수 과목이 해당 학기에 열리지 않아 휴학을 했다. 푹 쉬는 재충전의 시간은 이미 가졌기 때문에, 휴학 중에는 내 길을 더 확실히 하고 싶었다. 내가 ‘연구에 맞을까, 직장에 맞을까’를 고민하던 터라 회사에서 일해보기로 마음먹었고, 처음으로 서울 생활을 하게 됐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환학생 때와는 다르게 실제로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디자인하는 사람, 사업하는 사람, 행정 일을 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과 대화해볼 기회가 생겼다. 이런 대화를 통해 그동안 전혀 생각해보지도 못한 관점을 많이 발견했다. 이런 사회생활을 통해서 나는 더욱 성숙해졌다. 그리고 대학 생활과는 다른 삶을 겪으며, 내가 공부한 것을 활용하는 것보다 공부하는 그 자체를 즐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학생 중에도 지금 각자의 사정으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취직 압박, 대학원 압박, 과제의 압박, 돈을 벌어야 하는 압박 등 셀 수 없는 부담감이 당신의 어깨에 지워져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 번 “이 보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권해보고 싶다. 지금은 힘든 상황이더라도 잠깐의 재충전을 통해서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만큼 힘든 상황 속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삶에 묻혀 미처 보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그 모습을 본다면 당신은 두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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