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혁신과 가치창출대학
개방형 혁신과 가치창출대학
  • 전상민(화공) 교무처장
  • 승인 2018.09.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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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두가 바라던 꿈이었다. 수 만금의 돈과 엄청난 인력을 동원했지만, 불로초를 구하지 못했던 진시황은 천하를 얻고도 50년을 살았을 뿐이다. 불로초가 아니더라도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은 과학기술이 발전한 오늘날에도 지난(至難)한 일이다. 자체적인 신약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제약업계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선택했다. 노바티스, 머크, 화이자와 같은 거대 제약회사조차도 외부의 기술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개방형 혁신을 선택했다. 실제로 1988년부터 25년간 281개의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약개발 성공률이 자체개발을 통한 신약개발 성공률보다 3배가 높았다고 한다. 제약회사에 개방형 혁신은 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다.

개방형 혁신은 제약회사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열광하는 K-POP에도 마찬가지 화두를 던졌다. 1세대 아이돌 그룹인 H.O.T, 젝스키스, SES를 거치면서 역량을 다진 K-POP은, 강남스타일의 싸이와 올해에만 빌보드 200에 두 번이나 1위를 기록한 방탄소년단(BTS)을 탄생시키면서 K-POP의 글로벌 전성기를 열었다. 놀라운 것은 유사 이래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K-POP이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가수들이 해외에서 얻는 매출 대부분이 공연 수입이므로 소속사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해외공연을 늘려야 했다. 그런데 하나의 아이돌 그룹이 세계 각지의 공연을 동시에 소화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새로운 개념의 아이돌 프로젝트 NCT를 선보였다. NCT는 새로운 멤버의 영입이 자유롭고 서브 유닛으로 나뉘어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그룹이다. 기존의 아이돌과 같이 고정된 숫자의 멤버로 구성되지 않고, 필요에 따라 현지 멤버를 자유롭게 영입해 국가별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배타적인 문화 때문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면 늘 왕따 문제가 발생하던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변화다. 세계 최고라는 K-POP 조차 개방형 혁신을 선택한 것이다.

개방형 혁신은 우리대학에도 마찬가지 화두를 던진다.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며 1986년에 개교한 우리대학은 개교 30주년을 맞이하면서 가치창출대학이라는 새로운 기치를 내걸었다. 교육을 통한 인재가치, 연구를 통한 지식가치, 그리고 창업, 창직을 통한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해 우리대학에서는 Bio Open Innovation Center(BOIC)와 Future City Open Innovation Center(FOIC)를 설립했다. 이는 우리대학이 보유한 핵심역량에 외부의 핵심역량을 더하여 훨씬 더 큰 가치를 얻으려는 시도다. 이와 함께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포스텍-연세대 개방·공유 캠퍼스는 연구 차원의 개방형 혁신을 넘어 양 대학 간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가치창출대학을 이룩하기 위한 개방형 혁신이다. 

개방형 혁신을 개방 범위와 단계에 따라 아웃소싱형, 라이센싱형, 협업형, 오픈소스형 등 4단계로 구분한다면, 개방형 혁신을 통하여 개발된 신약이나 K-POP은 대부분 아웃소싱형과 라이센싱형에 해당한다. 이들은 외부에서 개발된 지식과 경험을 도입하는 단편적인 혁신이다. 협업형은 지식과 경험을 서로 개방하고 함께 공유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일이다. 서로 마음이 맞아야 하고 비전을 공유하지 않으면 협업형 혁신은 추진하기 어렵다. 더욱이 우리가 개발한 지식과 경험을 모두에게 개방하는 오픈소스형은 소명의식 없이는 불가능하다. 포스텍-연세대 개방·공유 캠퍼스가 지향하는 것은 협업형 혁신을 넘어 대한민국 교육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오픈소스형이어야 하며, 가치창출대학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해야 하는 우리 포스테키안의 소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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