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곡천문대, 다시 한번 모두의 품으로
효곡천문대, 다시 한번 모두의 품으로
  • 박준현, 황성진 기자
  • 승인 2018.04.1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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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곡천문대, 다시 한번 모두의 품으로
우리대학 제3공학관 옥상에 있는 돔 모양의 구조물이 무엇인지 아는가? 이 구조물이 천문대라는 것을 아는 구성원들은 몇 있을지 모르나 이 천문대의 이름이 ‘효곡천문대’라는 것을 아는 구성원들은 드물 것이다. 효곡천문대는 2001년 8월에 설립된 우리대학 유일의 천문대로, 당시 물리학과와 천체관측 동아리 ‘별사랑’의 주도로 건립됐다. 천문대의 제원은 △건물 높이 7m △돔 구경 3.4m △건물 총면적 41.4m2(12.5평)다.

건립 당시에 발행된 포항공대신문 제169호 ‘효곡천문대 준공’ 기사를 보면, “천문대의 설치로 그동안 이론상으로만 진행되던 천체물리학 수업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적혀있다. 기사와 같이 당시에는 물리학과의 김재삼 교수가 천체물리학 연구를 하고 있었고, ‘PHYS315 천체물리개론’이라는 과목도 물리학과 전공선택 과목으로 개설돼 있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천체물리개론 과목은 더 이상 개설되지 않았고, 김재삼 교수도 2013년 퇴직해 명예교수로 추대되면서 현재 물리학과에서는 천체물리학을 직접적으로 연구하는 교수가 없는 상황이다.

물리학과와 함께 효곡천문대 운영의 한 축을 맡았던 동아리 ‘별사랑’도 2017년, 동아리 등록이 말소됐다. 동아리연합회 자치규칙 제37조의 ‘총학생회 회원 중 15명 이상의 정식 동아리 회원’이라는 등록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대학 개교 당시부터 활동해왔고, 한때는 동아리회원이 100여 명에 달했던 별사랑이었지만, 학생활동이 둔화되고, 실용학문을 중시하는 현재의 세태에 부딪히고 만 것이다.

그러나 효곡천문대의 앞날이 우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현재 별사랑은 가동아리로 다시 등록해 회원을 모으며 정식 동아리 승격을 기다리고 있고, 효곡천문대 담당 교수로 이종봉(물리) 교수가 새로이 취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포항공대신문에서는 효곡천문대를 직접 방문해 현 상황을 살펴보고 효곡천문대의 새로운 도약을 전망해보고자 한다.

 

포항공대신문, 효곡천문대를 직접 방문하다

▲효곡천문대 2층의 돔 개방 시 내부 모습
▲효곡천문대 2층의 돔 개방 시 내부 모습

현재 효곡천문대의 내부 모습을 보기 위해 본지 기자들이 직접 천문대를 방문했다. 어두운 밤, 제3공학관 옥상에는 천문대가 기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효곡천문대는 1층과 2층으로 이뤄져 있고, 그중 2층은 관측을 위한 돔 구조물이다. 굳게 잠겨있던 효곡천문대의 문을 열고 1층으로 들어가자, 시간여행이라도 한 듯한 모습이 펼쳐졌다.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커다란 CRT TV와 2012년에 멈춰있는 달력이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사람의 손을 많이 타지 않았는지, 전반적으로 어질러져 있었고, 소복이 먼지가 쌓여 있었다. 책장에는 누렇게 바랜 책들이 꽂혀 있었다. 책 중에는 90년대 과학동아와 누군가의 일기로 보이는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그간 효곡천문대를 방문했던 사람들이 작성한 방명록이었다. 방명록을 들여다보니, 우리대학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근처 효자초등학교나 두호남부초등학교 학생들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경희대나 부산대와 같은 타 대학교에서도 찾아왔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우리대학 교환학생으로 보이는 외국인이나 경주시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의 이름도 방명록에 쓰여 있었다. 책장 옆의 벽면에는 은하, 성단, 각종 망원경의 제원 등이 기록된 패널이 붙어있었고, 바닥에는 망원경으로 보이는 커다란 원통들이 서 있었다.

1층을 둘러본 뒤,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경사가 매우 가팔라서 계단이라기보단 사다리에 가까웠다. 2층 돔에는 노란 조명 아래, 관측용 PC와 망원경 거치대가 있었다. 버튼을 조작하자 커다란 기계음을 내며 굳게 닫혀있던 돔의 측면이 위아래로 벌어졌다. 열린 돔 밖에는 깜깜한 밤하늘과 그 위에 수놓아진 여러 별빛이 보였다. 아쉽게도 설치된 망원경이 없어 별을 자세히 볼 수는 없었다. 패널의 다른 버튼을 누르자 이번에는 돔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아쉬운 대로 달이 열린 돔의 가운데에 오도록 조작한 뒤, 위와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효곡천문대를 맡은 사람들

효곡천문대를 사용하는 교내 구성원이 거의 없어 천문대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파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바로 박재현(기계 17) 별사랑 회장(이하 박), 효곡천문대 담당 이종봉(물리) 교수(이하 이)이다. 이에 본지는 현 효곡천문대 운영에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 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학과는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물리학과 행정팀 송광영 팀장(이하 송)과 추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효곡천문대 상황이 열악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효곡천문대를 주로 사용했던 천문동아리인 별사랑의 쇠퇴가 원인 중 하나라고 여긴다. 기존에 별사랑 소속이었던 선배로부터 “시간이 지나고 동아리 활동을 주도하던 사람들이 빠져나가다 보니 동아리가 기울기 시작했던 것 같다”라는 말을 들었다. 동아리의 쇠퇴는 결국 동아리가 유지되지 못할 정도로까지 이어졌고, 천문대 관리의 실질적인 주체였던 사람들이 없어지니 자연스레 천문대 이용자 수도 줄어들게 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도 천문대 이용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미세먼지가 심해 별을 관측하기가 어렵게 되면서, 과거와 비교했을 때 별을 관측할 수 있는 날이 줄어든 점도 한몫했을 것이다.

: 물리학과 내부에서 천문대를 수업이나 연구 용도로 활용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김재삼 교수님이 은퇴하신 이후 물리학과에서 천문대는 관심 있는 장비가 아니게 됐다. 천문학 수업을 지도할 교수가 없고, 연구 용도로도 사용되지 않으니 천문대 사용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게 된 것이다. 더불어 천문대의 개·보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지금의 열악한 상황에 이르렀다.

효곡천문대 운영에 있어 어떤 변화를 추구할 것인가
: 현재 별사랑에 가입하겠다고 한 학생이 30명 가까이 모였다. 우선, 부원들과 함께 천문대와 동아리 소유의 천체관측 장비들에 대해 대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후 어질러져 있는 천문대를 정비해 천문대에서 천체관측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동아리 차원에서도 천문대에 내부에 배치된 쌍안경을 통해, 밤하늘의 별을 눈으로 관측하는 정기관측 활동을 하려고 한다. 관측한 별은 사진으로 남겨서 학기가 끝나면 천체사진전을 개최하는 등의 행사로 이어나갈 것이다.

: 예전에 지역사회 사람들에게 천체관측을 할 수 있게 효곡천문대를 개방했었다고 알고 있다. 대학이 지역사회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별 관측에 관심이 많은 지역사회 학생들에게 천문대를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당장 학교에서 천문학 수업을 개설할 수 있는 교수님을 모셔오기는 힘들 것이다. 그 대신 별사랑과 함께 정기적으로 천체물리를 전공한 교수나 천문대장을 초청해 세미나라도 열어 학생들이 천문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다.

: 현재 효곡천문대를 이용하는 교내 구성원들이 많이 없고, 교내에서 열리는 천문학 과목도 없다 보니 천문대와 관련해서는 일단 유지에 초점을 두는 실정이다. 사용하지 않는 곳에 돈을 투자하기 힘든 상황이다. 동아리 말고도 교내 학생들이 천문대를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었으면 좋겠다. 이에 대외적인 행사를 준비하는 데 이 교수님과의 협의를 거쳐 예산 지원을 고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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