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의 세계/ 그렇게 게임만 하다가 뭐가 되려고 그러니?
/프로게이머의 세계/ 그렇게 게임만 하다가 뭐가 되려고 그러니?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1.10.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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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코카콜라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에서는 만 여명의 관객들이 몰려와 준비된 좌석 8천여석으로도 모자라는 일이 발생했다. 자리가 없어 체육관 앞에서 발길을 돌린 팬 중에는 그들을 보기 위해 지방에서 상경해 온 팬클럽들도 있었다. 대회장 안에는 결승전에 진출한 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를 위한 플랜카드가 내걸려 있었고 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를 보러 온 것 마냥 선수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환호했다.

초창기 프로게이머 이기석(ID: Ssamjang)의 CF 출연을 기점으로 대중적으로 널리 인식되기 시작한 ‘프로게이머’는 이제 많은 선수들이 스폰서를 가지고 소속사에서 운영하는 프로게임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요즘 가장 인기있는 프로게이머인 임요환 선수의 경우 그의 인터넷 카페의 회원 수가 6만 명이 넘어설 정도이고 유명한 프로게이머들은 웬만한 연예인 뺨치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게이머란 말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시절, 소규모 게임 대회를 돌아다니며 참가해 입상하곤 하는 실력 있는 게임 매니아들과 그들과 친분있는 사람들이 어울려 만든 팀이 현재 프로게임단의 시초이다. 하지만 상금규모가 커지고 게이머의 상품성이 어느 정도 인정받기 시작하자 연예인과 같이 소속사와 매니저먼트사와 같은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프로게이머를 관리하면서 그들과 계약하길 원하는 스폰서와 연결시켜주는 매니저먼트사의 등장으로 인해 전문 게임매니저도 생겨나게 되었다.

무한 경쟁 체제인 프로게이머의 세계에서 나 아닌 다른 선수들은 ‘적’일 수 밖에 없다. 언제 어느 대회에서 맞부딪힐지 모르기 때문에 자기를 숨기고 남의 실력을 알아내는 것이 유리했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한 분위기는 시간이 흐르고 서로 안면이 익어가자 슬그머니 사라지게 된다. 다른 게이머 역시 자신과 같이 게임을 잘하고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라는 것을 알면서 이제는 프로게이머끼리 합동 엠티를 갈 정도로 서로 친하다고 한다.

한국프로게이머 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프로게이머 수는 어림잡아 100명 이상. 프로게이머도 직업인만큼 당연히 계약사와 연봉을 받는데 여기에는 능력에 따른 편차가 큰 편이다. 가장 실력있고 인기많은 몇몇 게이머는 특급으로 분리되어 웬만한 회사 간부급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아직 인정받지 못한 게이머들은 특별한 수당없이 자신이 ‘뜰‘ 기회를 찾으며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다.

현재 프로게임계는 프로게이머라기보단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란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스타크래프트’가 독보적이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게임도 아닌 해외에서 개발된 게임 하나에 프로게이머 90%가 매달리고 있다는 것은 현재 프로게임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난제이다. 지난 10월 6일 천안 태조산 체육관에서 열린 KOC 공식후원 전국 사이버게임체전에선 국산 게임을 위주로 대회를 편성하고 외국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는 제외하였는데 이는 국내 게임을 살리면서 게이머들의 활동범위를 넓혀 나가려는 프로 게임계의 의지가 반영되어있는 한 예라 할 수 있다.

많은 게임 팬을 가진 ‘특별한 존재’이면서도 주변에 게임 좋아하는 친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함’을 동시에 가졌다는 것이 프로게이머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지금 우리는 ‘프로게이머’를 통해 미래의 새로운 개념의 직업상을 미리 보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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