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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큰일을 낼 거라는 징후는 지난해 말부터 있었다.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작품들은 이른바 ‘오스카 캠페인’에 뛰어든다. 8월 말 텔루라이드 영화제를 시작으로 전 세계 영화 축제를 돌며 영화인 및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는 활동인데, ‘기생충’은 넷플릭스 같은 거대 기업만큼 마케팅비를 쓰지 못했지만, 봉준호 감독을 필두로 ‘발로 뛰는 홍보’에 헌신했고 미국 배급사 네온의 참신한 홍보 아이디어도 효과적이라 어딜 가든 화제 몰이를 했다. ‘기생충’의 팬들이 SNS에서 보여준 대대적인 활약 역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렇게 ‘기생충’은 세계를 누비며 트로피를 수집했고 다양성이 화두로 떠오른 할리우드에서는 ‘기생충’ 같은 비영어권 국가 영화에 상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힘을 얻게 됐다. “아카데미는 원래 로컬 시상식이 아니냐”라는 봉준호 감독의 발언이 이슈가 되면서 이 분위기는 더 거세졌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미국 중심의, 미국인만의 축제가 되지 않기 위해선 그들에게도 ‘기생충’이 필요했다.현재 한국에 남아있는 유일한 영화 잡지사에서 취재기자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기류가 감지되지 않았을 리 없다. ‘지난 2월 9일(

노벨동산 | 임수연 / 씨네21 기자 | 2020-07-06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