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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처음 들어오면 맨 먼저 배우는 것은 학문이 아니라 술이라는 소리가 있다. 사실 요즘같이 꽃피는 춘삼월이 되면 대학가는 신입생 환영회다 선후배 상견례다 해서 처음 대학생활은 술자리의 연속이다. 알게 모르게 작용하는 선배의 강압과 갑자기 주어진 자유라는 이름 아래 으레 술자리는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도 술을 입에 대게 하는 분위기로 흘러간다. 특히 고등학교 때까지 술을 모르고 자란 새내기들에게 선배들의‘원샷’이란 외침과 함께 아무렇지도 않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소주잔을 보면 자존심에서라도 꾹 참고 넘겨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여기서 용기(?)있는 새내기가 술 마시기를 피하기도 한다면 분위기 깨는 녀석으로 찍혀서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술자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더라도 조금만 참자는 심정으로 참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그 사정이 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올해 서울 소재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있었던 일이다. “선배님, 저희들은 억지로 술을 먹기 싫어요”라는 내용의 대자보가 00학번 명의로 붙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자기주장 강한 새내기의 목소리 정도로 넘길 수 있는

취재 | 신성식 / 성균관대신문사 편집장 | 2000-03-2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