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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1915~2000)의 장편소설 『인간접목(人間接木)』(문학과지성사, 1990)은 세월호 참사에서 촉발된 우리사회의 트라우마와 불신의 문제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큰 소설이다. 1957년에 첫 출간된 이 소설은 6ㆍ25 동란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극도의 상호 불신에 빠져버린 우리민족의 치유와 신뢰 회복을 핵심적인 주제로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 소설은 어른과 청소년 간에 발생하고 있는 세대 간 불신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우리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 중 하나가 부정직하고 무능한 기성세대에 대한 새로운 세대의 불신이라고 할 때, 『인간접목』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는 중요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이 소설의 주된 배경이 되고 있는 소년원은 교사들과 아이들 간에 불신과 선입견이 팽배하게 가득찬 곳이다. 그렇지만 이 소설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상이군인 출신 교사 최종호는 소년원의 전쟁고아들을 자신이 일방적으로 교화시켜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는 상이군인인 자신과 고아인 아이들이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완적 존재라고 여긴다. 그렇기에 그는 아이들을 현재의 부정적인 모습으로

문화 | 노승욱 / 인문 대우교수 | 2014-09-25 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