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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 잘 지내? 올해 초에 네가 부산으로 내려온다고 하길래 옛날처럼 얼굴이라도 자주 보겠다 싶었는데 너나 나나 서로 바빠서 연락조차 잘 하지 않는 것 같아. 그래서 그냥 카톡이라도 하나 보낼까 하다가, 문득 편지가 쓰고 싶어져서 이렇게 편지를 쓴다. 나는 벌써 대학원생 2년 차가 되어서 내 밑으로 후배들이 3명이나 들어왔어. 처음엔 어떤 사람들이 들어올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다들 자기 할 일도 잘하고 랩 생활에도 금방 적응하더라. 덕분에 나도 잡일거리가 많이 줄어서 내 연구에 집중하기도 편해졌고. 단지, 편해진 만큼 교수님한테도 결과를 내놓으라는 압박이 느껴지기 시작해서 곤란하기도 해. 그러다 보니, 새삼스럽게 우리가 고등학교 시절에 자주 얘기하던 우리의 꿈이 생각이 나더라. 사실 요즘은 대학원생이 뭔지 회의감이 들기도 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하고 싶은 연구를 하기 위해서 다른 선택지를 제쳐놓고 원생이 되기로 했었어. 그런데 어느 순간 나 자신을 돌아보니까 내가 처한 상황에 맞춰서 공부 방향도 연구 방향도 수시로 바꾸면서,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사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어. 어차피 연구분야의 최근 유행 따라서 혹은 교수님 추천 따라서

기획 | 김태완 / 화공 통합과정 | 2015-05-06 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