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한마디] 우린 이미 포항공대인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한마디] 우린 이미 포항공대인
  • 한미애 / 무학과 1
  • 승인 2000.03.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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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포항공대를 좋아했던 것은 작은 학교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누군가가 나에게 포항공대에 온 정확한 이유를 묻는다면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떤 논리적인 이유보다도 그냥 좋았다는 표현이 더 정
내가 ‘포항공대인’이 되기로 마음먹은 것은 고등학교 일 학년 때였다. 모 신문광고에서 포항공대 소식지에 대한 광고를 읽고 바로 신청했었다. 그때부터 그러니까 더 정확히 말하면 소식지를 받고 나서부터 나는 포항공대에 오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가고 싶어하던 대학과 학과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내가 포항공대를 좋아했던 것은 작은 학교였기 때문이었다.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조용한 곳이 포항공대라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 제일 좋다는 시설도 내 마음을 끌었다. 사실 누군가가 나에게 포항공대에 온 정확한 이유를 묻는다면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떤 논리적인 이유보다도 그냥 좋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제 포항공대에 온지 이 주일 정도 되었다. 막연히 포항공대에 대해서 상상하던 것과 직접 포항공대생이 되어 느끼는 것은 서로 다를 것임에 틀림이 없다.

첫째로 기숙사 생활을 들 수 있다. 나는 지금까지 집을 떠나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처음 하는 기숙사 생활이 많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것을 내 스스로 혼자 해야한다는 생각이 항상 따라 다닌다. 그리고 가끔 느껴지는 외로움은 가장 큰 적이다. 물론 좋은 점도 있다. 항상 가까이 있어 왔기에 몰랐던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을 알게 되었고, 자립심도 키울 수 있다.

둘째는 학업에 관한 이야기이다. 펼치면 알파벳밖에 보이지 않는 책이 어렵게 느껴지고 잘 읽히지도 않는다. 원서 해석이 되지 않을 때나 도저히 풀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수학문제를 눈앞에 두면 내 자신이 무척 작아 보이기도 한다. 맨 처음에는 매 시간 쏟아져 나오는 숙제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숙제는 하지 않고 걱정만 하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한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모든 일은 즐겁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풀리지 않은 숙제를 앞에 두거나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가 없는 강의 시간에도 즐거워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선배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힘들어하면 안되지”. 나는 내가 원해서 이 자리에 있게 되었다. 내게는 많은 다른 길들이 있었지만 내가 굳이 이 길을 택했던 것은 내가 좋아하는 길이였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길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셋째는 인간 관계에 관한 문제이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같은 반 친구들과의 관계가 거의 모든 인간관계의 전부였지만 이젠 달라졌다. 새터를 함께 해서인지 의지가 많이 되고 같이 있으면 편안한 분반 친구들, 그리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친해질 학과 친구들, 그리고 여러 선배님들과의 새로운 관계가 시작된 것이다. 아직 많은 것이 낯설고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당황스러울 때도 많이 있다.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감정이 부딪혀 갈등하게도 고민하게도 만든다. 중요한 것은 나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꾸미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 그리고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항상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도 중요하다.

포항공대에 와서 몇 가지 결심한 일이 있다.

꿈을 지키는 것... 내가 물리과를 선택했던 것은 고등학교 시절의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였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나를 좌절하게 할지 모르지만 나의 꿈만은 끝까지 지켜나가겠다. 그것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항상 웃고 싶다. 나는 원래 잘 웃는 편이지만, 여기서는 항상 긍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것이다. 대학에 들어오기 전의 목표 중의 하나가 밝고 명랑한 대학생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항상 깨어있는 삶을 살고 싶다. 타성에 젖어 살아가지 않고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아는... 깨어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 나를 찾아오는 고민도 마다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사실 우리학교 시설은 상당히 좋다. 기숙사의 샤워 시설도 잘 되어 있고 학교 내의 어느 화장실도 다 깨끗하다. 컴퓨터가 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학생회관의 컴퓨터실이나 도서관에서 할 수 있고 공부하고 싶으면 자리 걱정 할 필요도 없이 도서관만 가면 된다. 이 밖에도 강의실, 체육관, 편의시설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런데 요즘은 가끔씩 내가 이런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서내 자신에게 화가 날 때가 있다. 내가 받는 여러 가지 혜택들을 항상 깨닫고 감사하는 마음을 항상 지녔으면 좋겠다.

맨 처음 그러니까 새터 기간 동안 학생식당 밥이 입에 맞지 않아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이젠 아주 맛있다. 이제 정말 포항공대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우리 ‘빵빵학번’ 모두는 아직은 많은 것이 낯설고 서투르지만 조금씩(내가 점차 학생식당 밥에 적응해 가는 모습처럼) 포항공대인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이미 완벽한 포항공대인인가?

지금까지 우리 학교에서의 생활과 나의 결심들을 정리해 보았다. 그 동안 학교에 적응하느라, 숙제하느라 바빠서 정신없이 살았는데 지금까지를 뒤돌아보게 해준 좋은 기회였다. 글을 쓰면서 그 동안 있었던 많은 일들이 생각났다. 너무 생각 없이 행동해서 민망했던 일, 좋았던 일 힘들었던 일, 재미있었던 기억들, 소중한 사람들도 많이 생각이 났다.

마지막으로 새터 때부터 우리를 보살피느라 고생 많이 하신 선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우리 분반 친구들에게도 항상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 전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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