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없이 한껏 빛났던 청춘들의 이야기
꾸밈없이 한껏 빛났던 청춘들의 이야기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2.06.2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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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스물하나(TVN) 2022년 방영김태리, 남주혁주연
스물다섯 스물하나(TVN)
2022년 방영
김태리, 남주혁 주연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자우림의 노래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소절로 시작하는 노래를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전달해오는 아련한 멜로디는 많은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평소 드라마를 잘 찾아보지 않지만, 우연히 접하게 된 동명의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제목에 꽂혀 1화부터 정주행을 시작했다.

드라마는 90년대 말을 배경으로 10대와 20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 나희도는 어릴 적 펜싱 신동이었지만 슬럼프를 겪으며 펜싱을 계속할지에 대해 어머니와 다투고 어려움을 겪는다. 남자 주인공 백이진은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명문대에 입학했지만 1998년 IMF로 인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대학을 중퇴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처지로 전락한다. 어려운 시기 만난 두 사람은 늘 서로의 진심에 가서 닿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하고, 사랑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두 인물은 한층 성장하고 꿈을 이뤄나간다. 특히 주인공과 어머니의 갈등, 두 주인공 사이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려 쉽게 공감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축이 된다.

매회 현실과 과거를 잇는 액자식 구성과 아쉬운 결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는 했지만, 인물들 간의 다툼과 해소 과정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감동과 더불어 수많은 명대사, 완성도 높은 연출은 이 드라마를 찾아볼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억지 신파나 소위 막장 드라마가 판치는 드라마 생태계 속에서 자극적인 요소 없이도 11%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세기말 감성을 배경으로 한 매력적인 성격의 주인공들의 풋풋한 이야기를 통해 힐링과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이 작품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