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또는 대학원 공부 과정을 마친 후 직장을 잡으려는 대부분의 예비 졸업생들 고민은 “어떻게 하면 행복한 직장 및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가 주요 화두일 것이다.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동료 또는 선·후배들 사이에서 비교적 유익한 시간을 보낸 사람들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학업 등의 어려움으로 쉽지 않은 학창시절을 경험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몇 년의 세월을 학업에 힘쓴 후 졸업을 앞 둔 학생들에게 조금 있으면 과거가 될 학창시절 자신이 범했던 잘잘못을 되돌아보는 시간은 필요해 보인다. 배움이 목적인 학교생활과 앞으로 소속될 일터에서의 사회생활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학교는 배우는 곳이고 사회생활은 일하는 곳이다. 둘 사이가 이렇듯 다르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익숙했던 학교생활은 추억으로 남기고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사회생활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직업을 통한 자아실현은 개인의 행복 중 하나라고 알려졌다. 너무 광범위한 의미를 담고 있어 요즘 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 포스테키안의 졸업을 축하하며, 곧 졸업할 학생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해 주고자 한다.
첫째는 겉으로 보기에 좋은 것의 유혹에 쉽게 휘말리지 않았으면 한다. 모든 것은 변할 수 있는 겉모양과 바뀌지 않는 고유한 성질로 이루어져 있다. 물질의 고유한 성질은 개인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 알기 어렵다. 우리는 여러 학습 및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겉모양을 보고 물체의 본질을 예측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물체의 겉모습은 인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실수를 범하기에 십상이다. 겉모습을 화려하게 포장해 상대방의 판단을 흐리게 해 사회적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특히 경험이 많지 않은 사회 초년병은 겉모습에 홀려 낭패 당하기 쉽다. 따라서, 겉모습이 아름답고, 화려하게 보이거나 매우 그럴듯해 보이면, 즉각적인 행동을 보이지 말고 자기 자신이 욕심 내고 있음을 살펴보고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고위험 고수익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의 의미는 겉모습이 좋다는 말일 것이다. 고위험은 애초에 고수익을 줄 수 없다. 명심하자. 남들보다 노력하지 않아도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본질을 못 보고 겉모습을 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둘째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정직함이다. 보통 은퇴 시까지 사람의 경제활동 기간은 약 40년 미만이다. 이 기간은 짧다고 생각할 수도, 길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시간이다. 학창시절에 우리는 영재, 천재, 수재라 불리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 했다. 영재와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고 수재는 후천적 노력의 결과물이라 한다. 1970년부터 2015년까지 우리나라 고등학교 평균 숫자는 대략 2천여 개 정도 된다. 전교 1등을 우리가 보통 영재 또는 수재라고 하면, 지난 반세기 동안에 10만여 명의 영재, 수재를 우리 사회는 배출해 왔다. 이 같은 인재들이 우리나라의 괄목할만한 성장에 기여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수의 영재들을 가진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노벨과학상이 하나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독창적인 선두주자로서의 성과를 이룩한 것이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몇몇 스포츠 분야에선 우리가 선두 주자로서의 영역이 있음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왜 과학 및 경제 분야는 스포츠 분야보다 경쟁력이 없을까?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정직성의 부족에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운동선수들은 하루하루 자기 목표를 위해 성실히 연습에 임한다. 즉 목표를 향해 나가는 일관적인 방향성이 있다. 따라서 몇 년의 세월이 흐른 후 하루하루의 일관된 노력이 합쳐져서 일반 사람이 따라올 수 없는 자기만의 경지에 오르고 결국 세계적인 성과를 낸다. 하지만, 과학기술은 어떠한가? 운동선수처럼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10년 20년의 방향성 있는 연구 또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본인만의 독창적인 성과의 열매를 맺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바로 앞의 이득에 기대어 큰 그림의 전략을 무시하고 구체적인 전술에만 치중한다면 방향성 있는 목표가 사라지고 이리저리 쫓기면서 사는 삶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성 및 정직성의 부족에 대한 결과이다. 따라서, 졸업생들은 자신의 성실한 목표를 가지고 이리저리 휘둘리지 말고 꾸준히 매우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간다면 결국에는 무언가를 하나쯤은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당부해 주고 싶은 말은 “남과 더불어 살아라”이다. 자기만의 성공을 위해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먼 훗날 아주 쓸쓸한 인생을 맞이할 것이다. 왜냐면 성공의 피상적 결과인 지위가 사라지면 그 주변에 모였던 사람들은 지위와 함께 떠나기 때문이다. 앞으로 졸업할 포스테키안에게 많은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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