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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만 해도 처음 보는 이에게 내 전공을 말해야 할 때면 매번 듣는 질문이 있었다. “심리학이요? 그럼 제 마음도 읽을 수 있나요?”, “저는 무슨 혈액형 같나요?” 그때마다 기대에 가득 찬 눈으로 대답을 기다리는 이의 눈빛을 애써 외면하며 심리학에선 무엇을 다루는지에 대한 지루한 이야기를 늘어놔야 했다.재작년 여름, 10년여의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왔을 때는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동네 작은 서점에도 심리학 코너가 생겨 있었고, MBTI 성격유형 검사는 유행을 넘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존재했다. △소비의 심리학 △부의 심리학 △연애의 심리학 등 다양한 서적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최근 가장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주제는 행복의 심리학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찾아와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궁금해하는 학생들을 종종 만나왔다. 행복의 심리학을 통해 우리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여기서 다시 한번 기대를 저버리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내 대답은 ‘아니오’이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캠핑을 가고 주중에는 매일 아침 영어학원을 다니는 자기 계발 속에서 행복이 따라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제로 삶은 종종 어렵고 고

노벨동산 | 서지현 / 인문 조교수 | 2023-02-17 22:31

졸업 학년이 다가올수록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 내가 여태껏 해 온 것들이 맞는지, 또 앞으로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에 관해 하루에 다섯 번 이상은 고민하는 것 같다. 짧은 고민의 과정이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얻은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주변 사람은 더 좋은 직업이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고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 그 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나 또한 휴식의 필요성을 무시한 채 끊임없이 달려왔다. 나는 학창 시절 때부터 피 튀기는 경쟁과 입시를 거치면서 항상 최고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주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잘못된 길을 선택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지며, “저들과 달리 반드시 내가 원하는 바를 이뤄야지”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대학교에 다니면서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얻기도 했고, 이런 좌절의 시간을 견뎌내고 더 크게 성장해나가는 주변 사람들을 겪으며 가치관이 바뀌었다.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며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타인의

지곡골목소리 | 박은하 / 컴공 20 | 2023-02-17 22:30

식품의 조기 폐기와 이로 인한 환경 문제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존재해왔던 유통기한 제도가 드디어 소비기한 제도로 바뀐다. “유통기한이 조금 지났는데 먹어도 될까”라는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반길 법한 소식이다.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이 다른 개념임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유통기한은 엄밀히 말하자면 소비자 중심이 아닌, 유통사 중심의 표기법이다. 많은 소비자가 유통기한을 폐기 시점으로 오인하고 있으며, 그 인식 자체가 연간 548만 톤에 달하는 국내 식품 폐기량에 일부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보관 방법을 준수할 경우, 소비기한이 지나기 전까지는 섭취하더라도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 기사를 읽으며 유통 과정에서 손실되는 음식으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무려 10%를 차지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식품 낭비는 온실가스 배출에 기여하는 바가 많은데, 나는 문득 선진국의 경우 유통 과정에서 막대한 낭비가 이뤄진다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한 문구가 떠올랐다. 버려지는 음식을 생산하는 데도 물과 비료, 살충제, 종자, 연료, 토지가 낭비된다는 점에서 이는 생각해 볼 만한 문제이며, 특히 쓰레기 매립지에서

독자리뷰 | 권도경 / 무은재 22 | 2023-02-17 22:30

대한민국 사회는 △이념 △젠더 △세대 △종교 △학력 등 수많은 분야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재작년 6월, 영국의 킹스 칼리지 런던 정책연구소가 국제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발간한 보고서에는 대한민국의 갈등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갈등’이 우리나라를 망치는 것이 아닌지, 어느 한쪽이 없어져야만 끝나는 것이 아닌지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그러나 변증법으로 이런 현상을 바라보면 다른 관점을 얻을 수 있다. 변증법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정명제’와 ‘반명제’로 일컬어지는 두 개의 다른 주장 간의 대립을 통해 새로운 진리를 찾는 방법을 말한다. 즉, 서로 다른 담론 사이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갈등 속에서 명쾌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나온 해답인 ‘합명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의 모순을 발견할 수 있고, 다시 정명제와 반명제 간에 갈등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갈등과 해소가 반복되면서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이 변증법에서 말하는 역사의 변천 과정이다. 고대 그리스부터 헤겔, 마르크스에 이르기까지 변증법은 사회 현상을 설명할 수 있도록 발전해왔으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갈등에 대한 긍정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젠더 갈

78오름돌 | 이재현 기자 | 2023-02-17 22:29

우리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 느낀 것은 대학에서의 공부가 마라톤 같다는 것이다. 중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며 나름 자기 주도적 학습에는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에 와서는 놀아야 한다는 생각을 저버릴 정도로 새내기 때부터 힘든 학업 일과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대학에 간 친구들은 열심히 새내기 시절을 즐겼지만, 나는 과제와 퀴즈 등 쏟아지는 일과를 헤쳐 나가며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학업은 여전히 어렵고 힘들지만, 나름의 시간 관리 방법을 터득하며 적응했다.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다소 소극적인 학교생활을 보낸 재작년에 반해, 작년에는 다양한 동아리와 단체에서 활동하며 많은 것을 경험했다. 특히, 학생회와 신문사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은 내게 도전할 용기를 줬고 좋은 자극이 됐다. 이 힘든 마라톤을 견뎌내고 있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기에 나도 거침없이 도전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열심히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관심 있는 연구 분야를 찾았고 대학원 진학이라는 목표가 생겼다. 이룬 것도 많은 한 해였다. 속한 학과의 부학생회장으로 활동하게 됐고, 신문사의 편집장으로서 학우들에게 좋은 기사를 전달하기 위해

78내림돌 | 최대현 기자 | 2023-02-17 22:29

우리대학에 있어 2월은 참으로 의미 있는 달이다. 그동안 매진했던 학업과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졸업생들이 학위를 취득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우선 값진 결과를 이끌어낸 학위 취득자들에게 커다란 축하를 보내면서 몇 가지 생각을 같이 나누고자 한다. 학위를 받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는 졸업생들에게는 새로움에 대한 설렘과 함께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상당한 긴장감이 함께할 것이다. 사실 미래의 불확실성은 대부분 사람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해 새로운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잘 분석해 보면 불확실성의 원인이 되는 것은 일부분이고, 상당 부분은 예측과 이해가 가능하다. 이런 확실한 부분들을 염두에 두고 노력한다면, 더욱 즐겁고 자신 있게 미래에 도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자 이제 미래라는 대상에 대해 확실한 부분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 보기로 하자. 첫째로 미래는 ‘밀려오는 엄청난 에너지’라는 것이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에게 미래는, 저 멀리 존재하는 미지의 나라로 형상화돼 있으며 오직 용기 있는 사람들만이 탐사를 시도한다는 등 행동의 주체를 우리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래(未來)라는 한자어와 같이 아직 오지 않은 그

사설 | times | 2023-02-17 22:28

만화/만평 | times | 2023-02-17 22:27

흔히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하곤 한다. 즉 자신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는 이야기인데, 이런 말을 인지하고 있더라도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나는 감정 기복이 있고,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티 내지 않으려 노력해도 티가 나는 성격이다. 이런 내게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으려면’이라는 제목과 꿍한 표정의 책 표지 삽화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이 책은 제목대로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는 여러 방법을 제시해준다.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다스릴 수 있을지에 관한 내용을 담았는데, 처음에는 솔직히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뻔한 얘기들만 늘어놓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품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작가의 경력에서 나오는 새롭고 실용적인 여러 방법이 녹아들어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방법은 생각이 많은 성격이라면 그런 생각을 글로 담아보는 방법이었다. 거창하게 글을 쓰기보다는, ‘날씨 노트’라는 콘셉트에 맞춰 그때그때 겪은 감정과 떠올린 생각들을 적어보라는 것이 신선했고, 앞으로 실천해볼 계획이다.갓 스무 살을 지난 학생들에게 감정을 완벽히 다스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한 학기 동안 열심히

포스테키안의픽 | 최대현 기자 | 2023-01-07 00:09

디즈니 영화 ‘소울’의 주인공 조는 학교 음악 교사로, 재즈가 자신의 진정한 소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존경하는 도로시아 밴드에 합류하는 것을 삶의 궁극적 목표로 삼고 그 외의 모든 일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단계일 뿐이라며 터부시한다. 목표를 이루게 된 날, 그가 공허함을 토로하자 도로시아는 물고기 이야기를 들려줬다.“젊은 물고기가 나이 든 물고기에게 물었지. ‘바다를 찾고 있는데요’ 나이 든 물고기가 말했어. ‘여기가 바다야’ 그러자 젊은 물고기는 이렇게 대답했어. ‘여기? 이건 그냥 물인데. 내가 찾는 것은 바다라고’”‘소울’은 21살이 되자마자 본 영화였는데, 조에게 내 모습이 보였다. 고등학생 때의 나는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것을 삶의 목표로 설정했고, 이를 이루고 나면 마냥 행복해질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목표를 이룬 후에는 행복이 아닌 허망함만 남았다. 입학과 동시에 혼자 해결하기 힘든 과제들이 쏟아졌고, 수업 내용은 따라가기 어려웠다. 비대면 상황으로 인해 타인에게 도움을 구할 수도 없어 이해하지 못한 내용들이 늘어갔고, 학기 말에는 수업을 듣기 위해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매분 매초가 내 무능력을 증명당하는 시간 같았다. 조의 “오늘 내가

지곡골목소리 | 이현아 / 화공 20 | 2023-01-07 00:08

고용주로부터 제공되는 임금 등의 보상을 넘어선 노동을 거부하는 것을 의미하는 ‘조용한 사직’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점차 뿌리내리고 있다. 여기서 사직이란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둔다는 표면적 의미가 아닌, 본인에게 주어지거나 요구된 업무 이상의 일을 거부하는 것을 뜻한다. 문화적 측면에서 우리나라보다 자유로운 미국에서부터 이런 트렌드가 출발해 우리나라에까지 확산하고 있다. 조용한 사직은 우리나라 MZ세대의 성향과 매우 잘 부합하는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모양새다. 일에 대한 우선순위가 이전 세대에 비해 낮은 데다, 과거와는 달리 열심히 노동하는 것이 항상 더 나은 삶이나 성공한 삶을 결코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만연하기에 그렇다. 이들에게 조용한 사직은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MZ세대에 속한 나도 조용한 사직 현상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바에 동의한다.물론 일을 하는 것 자체로 개인의 성취를 이룰 수 있고, 회사가 지향하는 목적과 개인의 목표가 일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계약서에 적힌 업무 이상으로 열심히 일에 몰두할 수도, 온 열정을 다해 회사를 위해 헌신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핵심은 노동자의 이런 충성심을 고용주

독자리뷰 | 한경찬 / 수학 21 | 2023-01-07 00:08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의 여정을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로 마무리했다. 월드컵 동안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많은 이들이 열정 가득한 응원을 보냈고 나 역시도 새벽같이 일어나 응원하곤 했다. 다만 그 열정이 너무 과해 때론 눈을 찌푸리기도 했다. 아쉬운 모습을 보인 선수나 심판을 대상으로 SNS 등에서 도를 넘는 부정적 댓글, 이른바 악플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가나전 경기를 조기 종료한 앤서니 테일러 심판의 SNS 계정은 경기 내용을 넘어서 인신공격에 가까운 악플 28만여 개로 도배되기도 했다. 인터넷 익명성에 기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한 것이다.익명성은 ‘어떤 행위의 주체가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는 사회적 특성’이다. 이는 공인이 아닌 일반적인 대중이 내부 고발이나 개인의 사정 등을 부담 없이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특성이며,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게만 들으면 장점만 있는 특성으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의견 파급력이 강한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그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익명성은 범죄 도구로 쓰이거나, 이번 가나전에 패배한 후, 가나를 응원했던 가나인 유튜버에게 악플을 달아 화제가

78오름돌 | 고평강 기자 | 2023-01-07 00:07

오늘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과학기술은 사회 여러 분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학과 생명과학, 공학이 융합돼 과거에는 보지 못하던 새로운 분야가 나타났다. 생체 조직 공학의 발전으로 장기 이식 분야에서 지속적인 혁신이 이뤄졌고, 생체 소재 기술의 발달로 인공뼈, 임플란트, 인공 피부 등 다양한 인공 장기와 인공 조직들을 선보이고 있다. 로봇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수족과 오감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의료 보조 기기의 개발로 이어졌다. 뇌과학과 첨단 로봇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다면 미래에는 영화에서만 보던 인간과 기계의 잡종 형태인 사이보그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충격적인 미래가 예측되면서 생명과학과 관련된 윤리적, 법적, 사회적 이슈가 뜨거운 논쟁거리가 됐다.생명기술과 바이오산업은 성장 초기부터 윤리적, 법적 문제와 씨름해야 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유전자변형식품과 줄기세포 치료 등을 들 수 있다. 생명기술의 연구 방식과 바이오산업에 대한 규제 방식은 각 나라 별로 시민 인식의 차이에 따라 다양하게 결정됐다. 영국에서는 공동체의 경험을 강조하며 합의를 통해 규제 방식을 정했고, 독일에서는 시민들의 전문가들에 대한 신뢰가 높은 까닭에 이해 단체를

사설 | times | 2023-01-07 00:06

만화/만평 | times | 2023-01-07 00:06

다들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말을 흔하게 들어봤을 것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유행한 신조어 ‘금수저’는 영국의 속담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다’에서 유래했으며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각색한 드라마 ‘금수저’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더불어 입체적 연출로 몰입감을 높여 지난달 12일 호평 속에 종영했다.‘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빛 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금수저가 되기 위해 가족을 버린 흙수저 출신 승천과 금수저이지만 돈보다 사랑과 자유를 원해 가족을 선택한 금수저 출신 태용의 상반된 선택과 후회, 주변인과의 갈등이 생생하게 전달돼 흥미를 고조시킨다. 이 드라마는 돈과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꾸려나가면서 시청자에게 돈에 휘둘리는 인생이 아닌, 사랑의 소중함을 느끼고 삶의 의미에 관해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주인공 승천을 둘러싼 갈등과 해결 과정에서 입체적으로 묘사되는 감정을 느낄 때면, 행복을 돈으로만 재단하려는 일차원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게 된다. 또한 자본주의에 물든 사회에 순응하기보다는 긍정적인 사고

포스테키안의픽 | 강민영 기자 | 2022-12-10 01:43

코로나19가 일상이 된 지 어언 3년.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인식에서 위험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대면 접촉과 사회적 교류는 위험 대상이 됐고, 마스크 착용은 필수로 자리잡았다. 비대면 업무와 미팅이 확대됨에 따라 사이버 범죄, 해킹의 문제도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많이 늘어났다. 또한, 팬데믹 동안 통제하기 어려웠던 일회용 제품의 무분별한 사용은 지난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 이후 국제사회의 핵심 논제로 자리 잡은 기후변화 위험을 증대시켰고, 고온, 폭우, 태풍 등 극단적 자연재해의 발생 등으로 이는 더욱 시급한 국제과제로서 논의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일상에서의 위험에 관한 인식을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크게 증가시켰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울리히 벡(Ulrich Beck)은 1986년 발간한 저서 ‘위험사회(Risikogesellschaft)’를 통해 위험이 인간 사회의 중심 현상이 됨을 논했다. △과학과 기술 발전 △급속한 경제성장 △환경에 관한 경각심 부족 등과 함께 형성된 정치·경제·사회적 환경에서의 위험은 인간 사회 패러다임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듯 현 사회는 어느새 울리히 벡이 정의한 위험사회로 이미 진입한 듯하다.현재

노벨동산 | 정광민 / 산경 조교수 | 2022-12-10 01:42

나는 어릴 적부터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을 이상하리만큼 좋아했다. 중학교 시절, 수학 선생님이 야심 차게 기획했던 ‘또래 멘토-멘티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그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중학교 때도 교육 봉사를 알아봤지만, 어느 누가 검증되지 않은 중학생에게 교육 봉사를 맡기겠는가. 폭풍 같은 과학고 생활을 지나, 어느덧 우리대학에 진학해 조금이나마 검증을 얻게 된 나는 본격적으로 교육 봉사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후로는 우리대학 교육 봉사 자치단체 ‘가치배움’에서 활동하고, 교육혁신센터의 ‘포스텍 온라인 멘토링’에도 참여했다. 휴학 기간에는 집 근처 아동센터에서 학생들을 길게 가르치기도 했었다.매주 아동센터나 인근 중학교에서 멘티들을 만나다 보면, 한국의 중고등학교 생활이 얼마나 고단한 것인지 다시금 놀라게 된다. 고입 혹은 대입과 직결된 시험 대비, 이른 등교 시간, 방과 후 활동이나 학원 일정에 이르기까지… 불과 몇 년 전 내가 겪은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멘티들을 보면 안쓰럽고 애틋한 마음이 든다. 그 마음 뒤에는 9시 반 수업도 힘들어서 조는 ‘나’, 듀 이펙트를 쓰겠다며 과제를 한계에 치달을 때까지 미루고 또 미룬 ‘나’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의

지곡골목소리 | 홍나경 / 화학 18 | 2022-12-10 0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