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 가면 고3 때의 반만 공부해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어. 그러니까 지금 최선을 다해.”고3, 대학입시를 앞둔 내가 선생님들께 너무도 자주 들은 말이다. 반면 “대학교에서는 공부 경쟁이 고등학교보다 더해. 방심하지 마”라고 말씀하시며 겁주는 선생님들도 계셨다. 한편, 내가 우리대학에 진학하기로 확정한 뒤에는 모든 선생님이 “가서는 더더욱 열심히 해야 할 거다”라고 하셨다.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는 곳에 입학한다는 것이 설레기도 했지만, 항상 공부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기도 했다.실제로 우리대학에서 첫 달을 보내며 느낀 것은, 재미보다는 스트레스였다. 3월 내내 일주일에 두세 번은 분반, 과, 동아리 개강 총회와 대면식 일정이 잡혀있었다. MT를 갔다가 오면 주말은 끝나 있었고 과제는 쌓여있었다. 욕심이 많아 여러 자치단체, 동아리에 들어갔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자연히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고 수업시간에 졸거나 딴짓을 하기 일쑤였다. 솔루션을 보면서 과제를 했고, 수업 내용을 충분히 알지 못하더라도 ‘시험 기간에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넘어갔다.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학기 내
78오름돌 | 김휘 기자 | 2016-03-24 12:09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저는 1월 4일 제30대 총학생회장 자격으로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참석하게 됩니다. 항상 학우들의 관심 밖인 등록금 문제이지만, 학우들이 믿어 준 총학생회라는 자리에 있기에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전국 등록금 캠프에 참가해 등록금 산정과 고등교육법 관련 자료를 공부하고, 또 학교의 여러 재정 수치들을 분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느낀 건, 자부심과 안타까움이었습니다. 주변에 있는 것일수록 소중함을 모르듯, 우리는 포스텍이 이룬 성과들을 본의 아니게 무시하곤 합니다. 우리대학 교수님들의 연구 성과뿐 아니라 장학 제도와 선진화된 재정 시스템 역시 자랑인데도, 많은 구성원들이 이를 자각하지 못합니다. 이 나라의 어떤 사립대학이 279만 원에 불과한 한 학기 등록금을 가지고 있습니까. 심지어 많은 학생들은 이 금액마저 면제받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대학은 학생 1인당 8,500만 원에 달하는 교육비를 지불합니다. 2,000만 원 근처를 쓰는 고려대나 2,700만 원 근처인 연세대의 4배, 3배에 달합니다. 사립대 대부분이 학교 운영 자금의 절반 이상을 학생 등록금에서 얻어낼 때, 포스텍의 등록금 의존율은 13.7%에 불과했습
78오름돌 | 김상수 기자 | 2016-01-01 23:37
사랑하기 참 어려운 학교다. 남녀의 비율, 적은 학생 수에서 오는 소문의 빠른 전달, 감정을 고민할, 표현할, 혹은 정리할 시간조차 가지기 힘든 커리큘럼... 청춘의 꽃이 연애라면, 포스텍은 관련 분야 사막이다. 심지어 신입생들도 연애는 반쯤 포기하고 오는 모습이 보인다. 로망을 품을 신입생조차 이렇다면 재학생들은 어떨지 뻔하다. 물론 순전히 학교 탓을 할 수 없지만 모토부터 ‘이공계’의 ‘소수’정예형 대학교인 우리대학에서 많은 것을 바라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 와중에도 피어나는 연애들은 그만큼 지대한 관심을 받는다. 봄과 벚꽃이라는 비가 오자 더 만발하는 무수한 연애 이야기들은 포스텍 생활에 즐거운 각성제가 되고 있다. 각 연애의 길이와 사랑의 깊이, 또는 아픔은 글쎄, 인류의 천재들이 역사 내내 다루지 않았던가. 우리야 사랑에 빠진 이들을 행복하게 바라보며, 아는 사람끼리의 연애기에 더 흥미를 느껴 서로 소식을 공유하고, 둘 사이 흐르는 기류에 자신의 일처럼 관심을 가지고서는, 혹여나 슬픈 일이 생긴다면 함께 슬퍼하다가도 우려 섞인 목소리로 여러 소문을 주고받는 정도만 할 뿐이다. 가끔은 무서울 정도로 많이.그래, 사실 이 글의 진짜 제목은
78오름돌 | 김상수 기자 | 2015-04-08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