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45건)

지금으로부터 1년 전, 나 또한 신입생으로서 우리대학에 입학했다. 지금은 2학년을 시작한 재학생으로서 입학 후 1년 동안 느꼈던 점과 앞으로의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나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비평준화 일반고를 나왔다. 나름 서울에 있는 주요대학도 꽤 보낸다는 학교지만 내가 재학 중일 때는 주로 수시보다는 정시, 즉 수능에 집중하는 학교였다. 나 또한 주변 친구들을 따라 수능 준비에 몰두했다. 시중에 나온 온갖 문제집은 모조리 사서 풀고 아침부터 새벽까지 나름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그토록 준비했던 수능은 수학에서 실수를 많이 하는 바람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고, 감사하게도 ‘붙으면 좋고’하는 심정으로 지원했던 수시전형으로 우리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아마 수능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올랐던 내신 성적을 입학사정관님께서 잘 봐주신 것 같았다.그렇게 대학에 입학하고 나니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아무래도 내 수준보다 높은 대학에 운 좋게 붙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들어오고 보니 역시 쟁쟁한 과학고, 영재고 등에서 온 친구들이 많았다. 대부분의 일반고 출신 학우들도 그랬겠지만, 대학 수업들은 생소하기 그지없었다.

78오름돌 | 박준현 기자 | 2017-03-01 19:51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나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며 다채로운 경험들을 해내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부럽다. 그들은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자신감이나 결단력이 출중한 것으로 보인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과 ‘내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는 것’은 다분히 충돌이 예상된다고 생각했다. 후대 사람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는 고대 중국의 사상가 공자 또한 나이 일흔에 이르러서야 종심(從心: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음)의 경지에 올랐기 때문이다.지난 2년간 포항공대신문사에서 수습기자를 거쳐 정기자까지 좋은 환경 속에서 활동했다. 힘들 땐 힘이 되고 기쁨도 나눌 수 있는 든든한 편집장과 동기 기자 그리고 새로 들어온 수습기자들, 항상 부족한 나에게 관심 써 주시는 주간 교수까지 모두가 소중했다. 나는 포항공대신문사에서 보도부에 소속되어 기자로 활동하는 대부분의 기간 기획기사를 작성하는 데 할애했다. 기획기사 작성은 우리대학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시간을 투자해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인사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작성했다. 내가 취재한 정보 중 기사 내용에 실을 수 있는 내용은 항상 한도가 있고, 이에 따른 정보 전달 부족은 편집

78오름돌 | 김기환 기자 | 2017-02-10 20:16

방학을 맞이하고 며칠이 지났다.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어느새 시간이 2주나 지나갔다. 새로운 해를 곧 맞이할 것을 기대하며 방학을 돌이켜보니 정말 한 일이 없다. 주 중에는 학점교류 계절학기 수업을 듣고 집에 돌아와 저녁 먹고 침대에 들어가고, 주말에는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가 약속 시각이 되면 친구들을 만나 집 근처 술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따금 나 자신이 지나치게 잉여인 건 아닌지 방학을 이렇게 지내도 될지 자책이 들 정도이다.방학이면 국내든 국외든 여행을 떠나 견문을 넓히고, 학기 중에는 바빠서 못 했던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거나 원하는 몸을 만들어가고, 전공 공부를 우선시하느라 소홀했던 외국어 공부도 하고, 다양한 도서를 읽으면서 이공계가 아닌 다른 세상을 접해보는 등 나 자신에게 도움 되는 활동들을 해야 할 것 같다. 다른 친구들이 이러한 일들을 할 예정이라며 방학 계획을 말하면 왠지 부럽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하는데 나만 안 하게 되니 시간을 헛되이 보낸다는 생각이 든다.생산적인 활동들이 재미있고 유익하고 내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안다. 그래도 여행보다는 집에서 낮잠이 더 좋고, 책 읽는 것보다 TV 드라마나 만화 영화를 보는

78오름돌 | 최태선 기자 | 2017-01-01 17:19

내가 수능을 치고 대학에 들어온 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불현듯 세월의 빠르기에 놀랐지만, 그보다 더 놀랐던 것은 두 살 어린 내 동생이 이제 수능을 치고 대학을 갈 나이가 되었다는 점이다. 19년간 수능이라는 이름의 단 하루만 보고 살았던 지난 시간, 사실 그때만 해도 정말 수능을 치고 나면 모든 걱정거리가 다 끝나고 해결될 거라고 막연히 믿었던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수능 공부의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 거대한 시련을 넘은 지 2년, 내 생활은 날로 게을러지는 것 같다.수능 하루 전, 동생에게 응원 전화를 한 후 잠깐 생각에 빠졌다. 수능이 도대체 뭐길래 나를 그토록 집중하고 빠져들게 했던 것일까? 솔직하게 지금의 내 삶을 말하자면, 온 시간표가 과제, 수업 그리고 조 모임으로 덕지덕지 칠해져 있다. 너무나도 바쁘지만 그렇다고 내가 모범생의 자세로 공부만 하며 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전체 수업의 40% 정도는 집중하기보다는 적당히 들어주면서 딴청을 피우고 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수업을 준비하거나 아침을 챙겨 먹고 있지도 않다. 주말이면 일상화된 늦잠 때문에 침대를 벗어나기 힘들다. 이것들을 종합해서 말하자면 너무나

78오름돌 | 명수한 기자 | 2016-12-07 11:24

고등교육법 제28조에는 대학이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곳이라 정의한다. 학생 스스로 배움을 목적으로 하며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야 하는 곳이라는 의미다. 그렇기에 학생은 단순히 수업을 듣기만 해서는 안 된다.교육을 위해서는 선생이, 대학에서는 교수가 필요하고, 학생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생이다. 선생은 학생의 배움을 도와주는 서포터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은 선생 중심이며, 대학 입시에서 주요하게 생각되는 지식을 비판 없이 수용하도록 학생을 훈련한다. 학생은 선생의 말을 열심히 받아 적고 외우는 데 급급하다. 깊게 생각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고등학생 생활을 마치고 대학생이 되면, 대학 수업에서도 여전히 수업 내용을 받아 적고 외운다. 수업시간은 교수의 말을 ‘경청’하는 학생으로 가득하다. 간혹 질문하는 학생이 있지만 늘 그 학생만 말한다. 다른 학생은 질문하지 않고 수업만 듣고도 온전히 내용을 이해한 것일까? 아니라면 왜 입을 열지 않는 것일까?앞서 말했던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수용하는 것에만 익숙해져 질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

78오름돌 | 이민경 기자 | 2016-11-09 20:13

“이불 밖은 위험하다.” 요즘 젊은 층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유튜브, 다음팟, 아프리카TV, 트위치TV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불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특별한 장비가 없더라도 즐길 수 있는 인터넷 영상 서비스는 우리가 여가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쉬운 방법으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 시작한 유튜브 서비스는 2006년 구글이 인수한 이후 10년간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수천만 명이 동영상을 매일 이용하면서 그에 따라 유튜브에 새롭고 재밌는 동영상을 올리는 창작자도 늘어났다. 스트리밍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스트리밍 방송인이 늘어났고, 경쟁을 통해 수많은 즐길 거리가 생겨났다.이제는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모두가 길거리, 집, 건물 안에서 인터넷을 즐긴다. 자투리 시간을 지루하게 보내기보다는 좀 더 유쾌하게 보낼 수 있다. 디시인사이드, 오늘의 유머, 루리웹, 웃긴대학, 아이러브사커 등 커뮤니티는 이용자 수가 많아지면서 더 많은 유머, 정보, 사진, 동영상이 올라왔고, 밈(인터넷의 유행 요소)은 현시대의 주요 문화가 되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

78오름돌 | 김윤식 기자 | 2016-10-12 17:23

2년 전, 세월호 침몰로 국민이 정부의 무능함에 느낀 분노와 슬픔은 엄청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당해 11월 정부는 안전행정부의 분리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전부 개정안을 내놓았다. 개정안에 따라, ‘종합적이고 신속한 재난 안전 대응 및 수습체계 마련’을 목적으로 국민안전처(이하 안전처)를 신설했다.올해 7월 5일 오후 8시 30분경, 울산 동구 동쪽 62km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일어났다. 바다 밑에서 일어났기에 별다른 피해가 없었지만, 해당 지진은 당시 12년 만의 큰 지진이었다. 우리대학에서도 진동을 확실히 느낀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긴급재난문자는 지진이 일어난 지 17분 뒤에서야 발송됐다. 박인용 안전처장은 해당 지적에 대해 “지진 문자 매뉴얼을 조정하겠다”라고 밝혔다.이달 12일,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본진은 관측 이후 최대 규모로, 그 진동은 전국에서 감지됐다. 사람들은 전에 없이 위기감을 느꼈고, 카카오톡과 전화 트래픽이 폭주했다. 하지만, 안전처는 미숙한 대처로 신속한 정보 전달에 실패했다. 긴급재난문자는 전진(前震)이 발생한 지 8분이 지

78오름돌 | 김휘 기자 | 2016-09-28 22:53

어느새 새 학기를 맞이하면서 설렘보다는 답답함이 느껴진다. 방학 중 집에서라면 부모님의 모닝콜을 듣고 먹은 맛있는 아침밥도, 어느 때나 눕고 낮잠을 즐겼던 시간도, 주말 저녁이면 가족들끼리 함께 보며 웃었던 코미디 프로그램도 포항으로 돌아오면서 모두 놓고 왔다. 이제 남은 것은 아침 9시에 무거운 눈꺼풀을 들고 찾아가야 하는 강의실, 매일 아침 운동으로 78계단을 오르는 일, 점심을 먹고 수업에서 졸까 봐 내 허벅지를 꼬집으며 잠과 싸우는 일 그리고 수업 시간 관계상 어쩔 수 없이 거르게 되는 끼니들뿐이다. 가끔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접하고,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본다. 그러나 취미생활도 하는 동안 잠시 즐거울 뿐, 수많은 과제와 시험공부들이 다시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분명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고, 지금도 이따금씩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내 개인만의 문제라면 정말 다행이다. 그러나 학생 중 일부는 개강하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친구들과 포항은 정말 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공감이 된다. 신입생들의 수강 과목을 조사한 이전 포항공대신문 기사를 봤을 때나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도 우리대학의 수업 과정이

78오름돌 | 최태선 기자 | 2016-09-07 17:55

얼마 전 개강 총회로 술을 마시면서 새로운 학기를 맞이했는데 곧 기말고사 시험을 보고 학기가 끝난다. 중간고사를 못 본 자신에게 ‘그렇게 잘 때부터 알아봤다, 그렇게 의지가 부족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하느냐’라고 채찍질하며 기말고사 때 실수를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말고사가 한 걸음씩 다가오는 지금도 다음 날 아침이면 ‘밤새워 공부하기로 해놓고선, 어제 왜 그렇게 일찍 잤느냐고, 지금 네 성적에 잠이 오냐고’자신을 스스로 몰아붙인다.이때 만약 누군가 “너는 지금 대학생활이 행복하니?”또는 “대학생활이 만족스럽니?”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계속해서 무기력해지고, 의욕 없이 하루하루를 생활하던 중에, 문득 이렇게 어영부영 살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엇이 문제인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문제의 원인을 찾는 중에 결국 답을 찾았고, 답은 뜻밖에 간단했다.첫째는 그동안 나 자신에게 너무 모질게 대하며 살아왔다. 친구가 시험을 못 봐서 우울해할 때는 친구에게 “다음 기회가 있을 거다”라고 말하고 “이왕 엎질러진 물, 계속 우울해할 수는 없으니 나가서 맛있는 음식 먹고 기분이나 풀자”라고 위로하면서, 내가 시험을 망쳤을 때

78오름돌 | 최태선 기자 | 2016-06-01 11:37

룸메이트가 장난삼아 나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너, 조만간 가루가 될 것만 같아”고등학생 때 즐기지 못한 모든 활동을 대학생이 되어 가능하면 모두 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생이 된 작년부터 차근차근 일을 벌여오기 시작했다. 처음은 신문사였다. 글을 쓰고 싶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이었고, 동아리와는 다른 분위기를 체험하기 위해 학생 기자가 됐다. 다음은 축제 준비 위원회였다. 1학년이기 때문에 큰 역할을 맡지는 않았다. 축제 당일에만 열심히 일했을 뿐이었다. 축제 준비 위원회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것에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준비 위원회에 큰 관심을 두게 됐다. 1학년 1학기는 내가 얼마만큼 일을 벌일 수 있는지 간 보는 일명 ‘맛보기 단계’였다고 말할 수 있다. 여름방학 때는 처음으로 대학생들을 위한 대외활동을 갔다. 국내외 대학생들이 모여서 2박 3일을 함께했다. 1학년 2학기가 되고,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럽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1학기보다 학업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고, 내가 즐기고 싶은 모든 활동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영화가 보고 싶어 새벽에 영화관에서 2편을 연속으로 보기도 했고,

78오름돌 | 이민경 기자 | 2016-05-04 17:18

필자는 현재 전공과목을 수강하고 있는 2학년 1학기의 평범한 포스테키안이다. 이 과목 조교 수업 때는 2주에 한 번씩 퀴즈를 본다. 이는 성적에 반영되는 지표로 쓰인다. 최근 독감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퀴즈에 불참하게 되었는데, 조교로부터는 ‘재시험은 없다’, ‘0점 처리하겠다’라는 이야기밖에는 들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조교들이 자신이 맡은 과목과 일에 대한 책임의식의 부재라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다음 이야기는 독감을 앓고 난 다음주 해당 전공과목 조교시간에 필자와 조교가 나눈 대화다. 이전까지는 모든 교수님께서 출석을 인정하겠다고 말씀해주시고, 건강은 괜찮은지 걱정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전공과목 연습시간 조교께서는 다소 의아한 반응을 보이셨다.학생(본인): 지난주에 독감으로 외출금지를 학교에서 내려 부득이하게 퀴즈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할까요?조교: 그걸 왜 제게 말하나요?학생: 조교님께서 담당하시는 일이 아니신가요?조교: 지금 지난주에 퀴즈 못 본 사람이 한두 명인 줄 아세요? 같은 교수님이시면 다행이지만 다른 교수님 분반에서 퀴즈를 본 학생들도 있습니다. 개인 사정 일일이 다 확인할 수 없습니

78오름돌 | 김기환 기자 | 2016-04-06 17:21

“대학교에 가면 고3 때의 반만 공부해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어. 그러니까 지금 최선을 다해.”고3, 대학입시를 앞둔 내가 선생님들께 너무도 자주 들은 말이다. 반면 “대학교에서는 공부 경쟁이 고등학교보다 더해. 방심하지 마”라고 말씀하시며 겁주는 선생님들도 계셨다. 한편, 내가 우리대학에 진학하기로 확정한 뒤에는 모든 선생님이 “가서는 더더욱 열심히 해야 할 거다”라고 하셨다.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는 곳에 입학한다는 것이 설레기도 했지만, 항상 공부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기도 했다.실제로 우리대학에서 첫 달을 보내며 느낀 것은, 재미보다는 스트레스였다. 3월 내내 일주일에 두세 번은 분반, 과, 동아리 개강 총회와 대면식 일정이 잡혀있었다. MT를 갔다가 오면 주말은 끝나 있었고 과제는 쌓여있었다. 욕심이 많아 여러 자치단체, 동아리에 들어갔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자연히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고 수업시간에 졸거나 딴짓을 하기 일쑤였다. 솔루션을 보면서 과제를 했고, 수업 내용을 충분히 알지 못하더라도 ‘시험 기간에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넘어갔다.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학기 내

78오름돌 | 김휘 기자 | 2016-03-24 12:09

우리나라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대학 입학 후에 대한 로망이 있다. 필자 또한 로망이 있었는데 친구와 유럽여행을 가는 것이었다. 수능 공부에 지쳤을 때 친한 친구들과, 대학을 가면 꼭 함께 유럽여행을 가자고 약속하며 즐거울 미래를 상상하곤 했다. 하지만 이런 로망들은 대학 입학 후 서서히 잊히기 마련이다. 학업과 과제 등 대학생활에 열중하다 보면 여행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렇게 로망이 로망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그럴 뻔했다.작년 2학기 중간고사 이후, 포항에서의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진심으로 ‘탈 포항’을 바라게 됐다. 대학생이 되어 맞이한 첫 방학을 계획 없이 지내서 그런지 다가오는 겨울방학만큼은 알차게 보내고 싶은 마음도 강했다. 그래서 여행을 약속했던 그 친구에게 연락했다. “우리 이번 겨울방학에 유럽 가자!”더 미루다가는 영영 로망으로만 남을 것 같았기에 당일부터 바로 비행기 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기에 2주간의 긴 비행기표 탐색을 마치고 재빨리 예매했다. 그 후로 여행할 나라와 도시, 도시별 여행 기간, 호텔, 기차 등을 예매하였고 2학기가 끝난 후로 세부 일정을 세우기 시작했다. 가고 싶은

78오름돌 | 이민경 기자 | 2016-03-09 20:05

최인철(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소장) 씨의 저서 『프레임: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에서 나온 연구는 나와 타인의 관계의 미묘함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몇 번 정도 만나면 그 상대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반대로 상대방이 자신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몇 번이나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응답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간보다, 자신이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적게 걸린다고 보고했다. ‘나’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단순한 존재’로 인식하는 반면, 자기 자신은 ‘복잡한 존재’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관대한 점은 어쩔 수 없는 자기 보호 본능이다. 하지만 남들이 자신을 이해해주기는 까다롭지만 내가 남을 판단하기는 쉽다는 사실은 누군가에게는 받아들이기 불편할 수 있다. 자신에게 객관적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객관화는 자신과의 관계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이 자신의 행동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복잡한 내면을 공유해야 한다. 만약 남들이 나에게 “쟤는 머리가 나빠”라고 한들 우리의 사고 속 방어기제는 “나는 수학만큼은 너희보다 잘해”라고

78오름돌 | 김윤식 기자 | 2016-02-19 18:22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저는 1월 4일 제30대 총학생회장 자격으로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참석하게 됩니다. 항상 학우들의 관심 밖인 등록금 문제이지만, 학우들이 믿어 준 총학생회라는 자리에 있기에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전국 등록금 캠프에 참가해 등록금 산정과 고등교육법 관련 자료를 공부하고, 또 학교의 여러 재정 수치들을 분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느낀 건, 자부심과 안타까움이었습니다. 주변에 있는 것일수록 소중함을 모르듯, 우리는 포스텍이 이룬 성과들을 본의 아니게 무시하곤 합니다. 우리대학 교수님들의 연구 성과뿐 아니라 장학 제도와 선진화된 재정 시스템 역시 자랑인데도, 많은 구성원들이 이를 자각하지 못합니다. 이 나라의 어떤 사립대학이 279만 원에 불과한 한 학기 등록금을 가지고 있습니까. 심지어 많은 학생들은 이 금액마저 면제받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대학은 학생 1인당 8,500만 원에 달하는 교육비를 지불합니다. 2,000만 원 근처를 쓰는 고려대나 2,700만 원 근처인 연세대의 4배, 3배에 달합니다. 사립대 대부분이 학교 운영 자금의 절반 이상을 학생 등록금에서 얻어낼 때, 포스텍의 등록금 의존율은 13.7%에 불과했습

78오름돌 | 김상수 기자 | 2016-01-01 23:37

어느새 3학년이다. 아니, 이제 한 달만 지나면 3학년도 끝이다. 3년이란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내 성격도 조금은 바뀌었다. 성적도 매학기 달랐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그 중 하나는, 내가 아직 신문사에 남아있다는 사실이다.포항공대신문사의 임기는 3년이다. 수습기자로 시작해서 정기자, 부장기자를 거친다. 뜻이 있다면 편집장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런 무거운 직책을 안기 싫었다. 그래서 부장기자로 남았다. 비록 편집장까지 된 것은 아니지만, 근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얻었다. 이 글은 그동안 내가 신문사를 통해 얻은 것들에 대해 다룰 것이다.첫째로 내가 얻은 것은 글에 대한 ‘경험’이다. 신문사에 있는 동안 당연히 글을 써왔다. 쓰기 싫은 글도 있었고 좋았던 글도 있었다. 글을 완성한 후, 다시 보기 싫었던 글도 있었고 뿌듯한 글도 있었다. 하지만 과정이나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난 3년이란 시간 동안, 최소 한 달에 한 번씩은 글을 써왔다. 공대생으로서 갖기 힘든 귀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혼자 글을 쓴 것이 아니다. 선배들과 교수님들의 조언도 많이 들었다. 또한, 후배

78오름돌 | 김현호 기자 | 2015-12-02 19:35

그렇다. 필자는 정말 군대를 가기 싫다. 성인이 되어 병역의 의무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된 요즘, 더욱더 느껴지는 생각이다. 혹자는 이를 보고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매국노,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을 환원할 줄 모르는 배은망덕한 국민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정말 가기 싫은데.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단연 필자뿐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군인을 직업으로 삼을 만큼 그 일에 사명감을 느끼고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계시며, 이 한 몸 바쳐 조국에 도움이 될 수 있음에 기쁨을 느끼고 입대를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군 입대를 꺼려하며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게 병역의 의무를 마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적어도 필자 주위의 사람들은 그렇다. 그러다 보니 항간에는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난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의 패러디인 ‘누구나 공익이 될 수 있다면 난 결코 공익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도 나돌 정도이다. 그만큼 현역입영대상에서 빠져나가기 힘들다는 뜻임과 동시에 일반육군보다 근무 환경이 좋은 4급 보충역 공익 근무를 선호하는 현실을 풍자하는 말이다.솔

78오름돌 | 장수혁 기자 | 2015-11-04 21:22

올해 들어, 국제 정세의 불안이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국제적인 혼란을 가장 크게 부추긴 건 IS의 야만적인 외교다. 일본도 ‘아베 담화’를 통해 역사를 왜곡하고, 평화헌법을 수정함으로서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언도 국제 사회를 긴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사회의 갈등 원인이 주로 소통을 하지 않으려는 태도라고 말한다. 국제사회는 다양한 종교와 가치관, 생각을 가지는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충돌하지 않기가 오히려 힘들다. 달리 말하자면, ‘소통’이 사회의 기반이다. 따라서 활발하게 소통하고, 서로 타협해 가며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국제사회에서 이상적인 상황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우리대학의 ‘셧다운제’, ‘기숙사비 인상’ 등의 정책은 학생들에게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시행할 때의 갈등과 국제사회의 갈등은 소통이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면에서 매우 유사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우리대학 학술정보처는 학생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우리대학의 납품 비리’관련 글을 명예 훼손 방지를 위해 지우며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셧다운제에 대한 정보는 공개를 미루었다

78오름돌 | 서한진 기자 | 2015-10-07 20:27

어렸을 적에는 ‘싫다’는 말이 무서웠습니다. ‘싫어’를 들으면 내 무엇인가가 부정되는 기분이었죠. ‘싫다’는 말은 잘 하지 못했고, 누군가에게 부탁을 할 때도 소심하게 하곤 했습니다. 나이와 함께 싫다는 말을 듣는 횟수는 늘고, 그렇기에 격한 반응을 하게 되는 횟수도 줄었지만 여전히 싫다는 말을 들으면 서운합니다. 다만 요즘은 싫다는 말이 조금씩 늘어가는 스스로를 느낍니다. 특정 사람, 사물이 대상이 아닙니다. 그냥 ‘하기 싫다’고 말하곤 합니다.‘지금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뭔가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우리들끼리의 말장난은 제 최근 상태를 정확히 대변합니다. 할 일이 없는 게 아닙니다. 화가 나거나 불만인 것이 아닙니다. 그냥 하기 싫은 거죠. 과제나 일을 하지 않고 있을 때, 그 이유가 무엇이라도 있다면 다르게 표현할 수 있지만 정말 ‘그냥 하기 싫은’ 경우도 많습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무엇을 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답답함과 게으름이 섞인 결과가 아닐까 싶지만 근거는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문 조판 작업, 써야 하는 글, 당장 내일로 다가온 발표, 해도 줄지 않는 과제 앞에서 자주 게임으로 도피했었습니다. 혹은 상상의 세계로

78오름돌 | 편집장 김상수 | 2015-09-23 12:18

최근 강원도 평창군에서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있었다. 유재석을 비롯한 6명의 무한도전 멤버들은 각자만의 개성에 따라 팀을 구성했고, 각 팀들은 그들의 다양한 개성을 무대에서 펼쳤다. 가요제를 구경하러 온 수많은 사람들은 그동안 무한도전 팀이 준비해 온 무대를 보고 열광했고,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폭죽들은 가요제의 열기를 더했다.하지만, 가요제가 끝난 후 관객들이 머물고 이용했던 장소는 화려했던 공연과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많은 관객들이 가요제 현장에 쓰레기를 그냥 두고 가는 탓에 결국 가요제 제작진은 용역회사를 고용해 현장을 정리해야 했다. 이러한 모습이 알려지고 나서, 가요제 관람객의 시민의식에 대한 비판이 잇달았다. 공동체가 사회 내 일반적인 약속과 규범을 지키는 정도는 보편적 시민의식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수많은 사람이 모였음에도 공동의 규범이 잘 지켜진 경우에는 시민의식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따른다. 예를 들어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경우 서울 시청 앞에 수십만 명의 응원객이 모였음에도 별다른 사고가 없었다. 심지어 경기 관람 후 거리의 모습도 깨끗하여 세계인이 놀란 바 있다. 자신의 편의를 위해 공공의 질서를 무시하는 일은 우리대학

78오름돌 | 오준렬 기자 | 2015-09-09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