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의 전체적인 구조와 모습, 그리고 그 특성을 쉽게 파악하려면 그 대학의 학과 분포를 살펴보게 된다. 학과의 신설 및 폐쇄 등 변천 과정을 통해 우리는 그 대학의 전통과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다.공과대학이 설립되기 이전에 대학은 중세 대학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아 신학, 법학, 의학과가 중심이 되어 운영됐다. 오늘날 이학부 학과의 모태가 됐던 자연철학은 중세 대학에서 전공 학과를 지원하던 교양학부에서 태동했다. 중세 대학의 교양학부는 근대 이후 대학 철학부의 모태가 됐다. 훔볼트의 교육 개혁 이후에 철학부는 대학 개혁의 중심이 됐고, 여기에서 수많은 학과가 등장했다. 문학, 역사학, 철학 등이 여기서 나왔고 심지어 수학, 물리학, 화학, 천문학 등도 이 철학부에서 분기돼 나왔다. 그 시절에 자연과학은 인문사회 분야와 함께 같은 학부에 속해 있었던 셈이다.시대에 따라 인기 학과도 변한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18세기에 광산학과는 가장 첨단 분야의 학과에 속했다. 이 학과는 오늘날 지질학, 화학, 재료공학, 신소재공학과 관련된 학과의 원조가 됐다. 수학, 물리, 화학, 지구과학과 같은 전통적인 학과는 교사 양성을 위해 고등사범학교가 만들어지면서 등장하
사설 | times | 2019-11-08 15:31
최근 여러 국제 랭킹이나 지표에 나오고 있는 우리대학 위상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한때 서카포(서울대-KAIST-포스텍)로 불리며 한국 이공계를 이끌어 왔던 우리대학이, 최근 지표에 따르면 성균관대, 고려대, 연세대 등과 비슷한 수준의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작지만 강한 대학, 연구중심대학을 추구하는 우리 학교의 연구 실적을 보면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항목은 평판도라는 것이다. 평판도, 영어로 따지면 reputation 혹은 visibility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쉽게 설명하면, 업계에 있는 사람들 혹은 일반인들에게 물었을 때, “포항공대 들어본 적 있나요?” 혹은 “포항공대 출신 어때요? 믿고 채용할 만 한가요?” 정도로 쉽게 풀어 쓸 수 있을 것 같다. 필자가 미국에서 공부할 당시, 많은 사람들이 필자의 학교 이름을 생소해 하거나 그냥저냥 좋은 학교 정도로 말하는 것을 보고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미국 중서부 시골에 사는 나이 많으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하버드대, 예일대는 알지만, 칼텍, UC 버클리와 같은 대학은 처음 들어본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시골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
사설 | . | 2019-02-28 03:00
인류 사회의 보편 가치는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은 시민에게 그리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자유, 평등, 정의를 추구하며, 인간의 본성이나 감정에만 의존하지 않는 이성적인 사고와 판단으로 권리를 누리며 의무를 다할 때 우리 사회는 유지된다. 개인의 행복 추구권은 인간의 기본 권리로 보장돼야 하나 자본주의 사회를 지배하는 여러 가지 불평등 요소, 즉 성, 피부색, 종교, 나이, 출신 지역, 정치적 좌표, 성적 지향성, 신체장애 여부, 개인이 축적한 부의 정도, 소득 규모, 직업의 안정성 등 너무나도 다양한 측면에서 불편, 부당한 대우를 받고 행복 추구권을 제한받는 개인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강자와 약자, 혜택을 많이 누리는 자와 기회를 박탈당한 자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다는 데 있다. 건강한 사회일수록 이런 차이가 작고, 그 차이를 극복할 기회도 많이 주어진다. 대학 구성원은 크게 학생과 직원, 교수로 나눌 수 있으며 각자의 권리와 의무를 지고 있다. 충분한 권리를 보장받고 있느냐와 주어진 권리를 남용하지 않으냐의 문제, 과도한 의무를 지고 있느냐와 주어진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느냐의 문제는 구성원 간의 긴장 요소로 늘 잠재돼 있는데, 모두를 만
사설 | . | 2018-11-29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