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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만평 | . | 2018-01-01 19:56

올해는 포스텍(당시 포항공대)이 설립되는 데 모체가 된 포스코(당시 포항제철)의 창사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68년 4월 1일에 창립된 포스코는 우리나라 최초의 일관 종합철강회사로 낙후됐던 한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포스코는 설립 이후 제철소의 조기 건설 신화와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이루면서 창사 이래로 계속 흑자를 냈다. 설립 2주년 기념일인 1970년 4월 1일 포스코는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착공식을 거행했다. 그 뒤 3년에 걸친 오랜 노력 끝에 포항제철은 1973년 6월 19일 연간 103만 톤의 조강생산 능력을 갖춘 제1기 제철소 설비의 건설을 완료했다. 설립 초기부터 포스코는 일본 기술을 도입해 추가 제철소 설비 건설과 생산 확대를 반복하며 지속해서 성장했다. 제철소 규모 확대는 물론 제1기 제철소 설비에서 결여되어 있던 연속주조법과 복합 취련을 추가로 도입해 놀라운 기술 진보를 이루었다. 포스코가 설립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하자 애초에 기술을 제공했던 일본은 한국으로의 기술 이전을 경계했다. 이러한 일본의 태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포스코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섰다. 우선 포스코는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와 기술

사설 | . | 2018-01-01 19:49

친구들에게 학보사 기자를 하고 있다고 말하면 어김없이 ‘기레기’라는 수식이 붙는다. 그 말을 들으면 언뜻 기분이 썩 좋지 않으면서도 우리 사회의 기자에 대한 인식이 투영된 듯해 이내 씁쓸한 미소를 짓곤 한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기자라는 직업에 악독한 수식을 부여하며 심지어는 기자를 악으로 규정해버렸다. 영화나 드라마에선 기자를 권력자들 사이의 권력 투쟁에서 이리저리 빌붙어 여론을 주도하는 권력자의 앞잡이, 혹은 하수인 정도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에 한 기자가 중국 경호원들에게 집단 구타당하자 많은 이들이 기자들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폭력을 정당화시키면서까지 기자를 악으로 내몬 것이다.무엇인가 잘못됐다. 분명 군사정권의 대학생 고문치사를 밝혀내 민주 항쟁을 만들어 낸 것도 기자였고, 정치, 경제계 인사의 비리가 밝혀지는 것도 기자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는 비단 과거만의 일이 아닌, 지금도 매일 저녁 뉴스에서 접할 수 있는 일들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를 아예 기억 속에서 지워내기라도 한 듯, 아니면 마치 일부러 외면하기라도 하려는 듯 아무렇지 않게 기자들에 ‘기레기’라 비아냥거리며, 매체는 이를 조장하기까

78오름돌 | 김건창 기자 | 2018-01-01 19:48

법과 과학기술은 일견 적지 않은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근대화라는 역사적 국면을 바라볼 때, 사회의 세속화 및 지식의 근대화에 터 잡은 합리적인 근대법과 근대과학의 성장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근대화의 역사에서 ‘합리화’는 전근대 사회와 같이 신비롭고 초월적인 힘에 의존해 불확실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성을 통해 자연과 사회를 계산하고 예견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근대법과 근대과학은 모두 합리성 및 이성성에 바탕을 두고, 계산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이라는 공통된 속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근대사회의 태동에서부터 법과 과학은 밀접한 역사적 상관성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지만, 법과 과학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현대사회에 들어오면서부터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마도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전환적 시점은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생명과학기술에 대한 적절한 법적 테두리의 마련이 요청되었던 2000년대 초반이었을 수 있다. 이때 인류사회에서 과학기술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생명공학 연구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받고자 했던 ‘과학주의’와 인간의 존엄성(혹은 신성성)의 가치를 옹호하고 생명공학의 발전에

노벨동산 | 정채연 / 인문 대우조교수 | 2018-01-01 19:46

2016년,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학점교류가 시작된 해이다. 학점교류는 우리대학에서 반복된 전공 공부에 지친 필자에게 무척이나 매력적인 기회로 느껴졌고 그렇게 1년간의 서울 생활이 시작됐다. 독어독문과 수업에선 괴테의 파우스트를 낭독하고 교수님의 서원에서 하룻밤을 자기도 했고, 디자인과 수업에선 직접 폰트를 만들고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여름방학 합숙을 통해 연주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더불어 연합동아리에서 사람들을 사귀고 탄핵 촛불집회에도 참여했으니 알찬 1년, 기억에서 잊지 못할 대학 생활 1년을 보냈다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다.서울대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이라 생각한다. 서로 다른 전공과 관심 분야를 가진 사람들이 한 곳에서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사회는 우리대학에선 느낄 수 없는 분위기를 풍겼다. 그곳도 특수한 집단이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매우 다채롭고 역동적이었다. 같은 주제에 관해 얘기할 때도 어떤 사람은 외교적 관점에서, 또 어떤 사람은 철학적 관점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생각 차이가 아닌 본질적인 사고 방향의 차이였다. 서로가 접하는 것이 달랐기에 사고의 틀이 차이 났고, 여기서 또

지곡골목소리 | 도승원 / 전자 13 | 2018-01-01 19:46

2016년 9월 12일 대한민국 경상북도 경주시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진도 5.1과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필자는 당시 고등학교 3학년으로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었다. 필자의 학교는 대구에 위치하기 때문에 큰 진동을 느꼈다. 당시 학생들을 비롯해 교직원 역시 몹시 당황했고 지진이 일어난 후 어느 정도 지나고 나서야 대피할 수 있었다.경주 지진이 발생하고 약 1년 2개월 후 2017년 11월 15일 대한민국 경상북도 포항시에 진도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갑작스럽게 지진이 발생해 생활관에서 쉬고 있던 학생이나 수업을 듣던 학생들 모두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작년의 지진과 다른 점은 빠른 대피였다. 작년에 지진을 겪었을 때는 지진이 발생한 후에 아무도 대피할 생각을 하지 못했고, 서로 쳐다보기만 했다. 이는 교직원 역시 마찬가지로,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대피 하도록 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지진이 난 직후 모두가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다. 필자는 생활관에 있어 상세한 상황은 모르나 수업 중인 교실에서도 바로 대피했다고 한다. 이는 지진 전에 있었던 대피 훈련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지진 후 대처에 대해서는 일부

독자리뷰 | 김지환 / 기계 17 | 2018-01-01 19:44

4차 산업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대학교육 혁신의 필요성은 더 폭넓은 사회적 공감을 받고 있다. 외국의 MOOC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K-MOOC가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열린 글로벌 공간에서 수많은 교육 콘텐츠가 유통되고 교육의 다양성과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있다. 플립드 러닝, 액티브 러닝과 같은 활발한 토론과 팀 학습을 통하여 자기 주도 학습을 실현하는 교수-학습 모델 또한 확산되고 있다. 빠른 지식과 기술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한 시기이다. 그간 우리대학 교육의 차별성은 소수정예주의에 힘입은 바가 크다. 낮은 교수 1인당 학생 수의 이점을 살려 지도교수 제도 아래 면담과 회식 등을 통한 긴밀한 지도가 이뤄졌다. 1학년 기초 공통과목에서도 대규모 강의를 지양하고 학생들을 분반으로 나누어 비교적 소규모 강의를 추구해왔다. 또한, 많은 강의가 시간강사가 아닌 전임교수들에 의하여 이뤄졌다. 여러 실험과목도 여러 명이 한 조를 이루어 실험하는 방식이 아닌 2인 1조 혹은 개인별 실험 수업을 진행해왔으며 그에 걸맞은 실험기자재를 갖추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학과별로 다양한 학부생 연구 참여 프로그램 또한 제공해왔으며, 학교 수준에서도

사설 | . | 2017-12-06 01:11

지난달 생활관자치회장단 투표에서 투표율이 44.18%로 집계되며 생활관자치회 선거 시행 내규에 따라 후보가 낙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1년 전 생활관자치회 투표율의 61.8%에서 17.62%포인트나 추락한 수치이다. 이와 함께 진행된 총여학생회장단 투표도 참여가 저조하긴 마찬가지였다. 결국, 과반을 넘겨 개표가 진행될 수는 있었지만, 투표 종료 다섯 시간 전까지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비록 투표율 저조가 올해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올해 그 마지노선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학생 사회 구성원으로서 깊은 씁쓸함을 느낀다.투표율은 민주주의에서 단순 수치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렇기에 투표율이 50%를 간신히 넘기고 후보가 당선됐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수 없으며 좋아해서도 안 된다. 투표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그만큼 적은 유권자의 지지만으로 학생대표가 선출됐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가 계속 지속된다면 앞으로 ‘당선자가 우리대학 학우들을 대표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학생대표의 필요성에 대한 의심임과 동시에 학생 사회 민주주의에서 투표가 가지는 ‘대의성(代議性)’이 흔들린다는 뜻이기

78오름돌 | 공환석 기자 | 2017-12-06 01:11

만화/만평 | . | 2017-12-06 01:08

필자는 현재 전자전기공학과(이하 전자과) 2학년에 재학 중이고, 생명과학과 복수전공을 위해 해당 학과 대부분의 전공필수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어떤 이는 전자과 하나만으로 충분히 힘든데 어려운 도전을 한다며 격려해 주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성적도 안 나오는데 왜 굳이 복수전공을 하냐며 회의적인 말을 하기도 한다. 사실 복수전공을 하고 나서 뚜렷이 뭘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계획이나 목표는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왜 복수전공을 하는지, 그 생각을 적어보고 싶다.전자공학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버지로부터 스마트폰 한 대를 받았던 중학교 1학년 때부터였다. 당시로써는 상상도 하기 힘들었던 기능을 많이 갖고 있던 그 스마트폰을 보며, 이런 혁신적인 전자기기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전자공학과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 꿈을 좇아 과학고에 진학, 결국 포스텍 전자과에 최종 진학하게 되었다.그러나 많은 다른 사람들이 그렇듯, 입학 후 학과 선택에 대한 후회가 조금씩 생겼다. 생각보다 전자과는 이론적인 부분을 상당히 많이 배웠고, 특히 생각보다 수학적인 부분을 많이 다뤘다. 이 분야만을 오랫동안 공부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독자논단 | 박종현 / 전자 16 | 2017-12-06 01:02

학교의 한 구성원으로서 학교에서 진행되는 일을 살펴보면, 올해는 작년보다 학생들의 개인성이 뚜렷해진 것만 같다. 특히 이는 학과 내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 보이며, 잠깐 생각해보아도 이러한 현상을 찾는 게 어렵지만은 않을 정도로 만연한 듯하다.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생명과학과는 전통적으로 산행을 통해 교수님과 학생들 그리고 선후배 간의 친목 및 여러 상담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번 가을 산행의 경우, 학부생의 저조한 참여율 탓에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 행사는 할 필요가 없다’라는 결론이 내려져 취소됐다. 시험 및 과제 때문에 바쁘다는 의견이 있어서 공식적인 시험 기간의 다음 주 주말로 일정을 변경하였었다. 산행이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의견이 있어서 둘레길 산책으로 변경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여러 피드백을 수렴하여 행사에 반영했지만, 올해의 행사마다 여전히 참여율은 저조했다. 과제를 할 때나 시험 기간에는 과 동기나 선배, 교수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면서도 과 행사에 대한 참석 여부를 물어보면 그저 바빠서라든지, 과 학생들과 친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의 타당성을 저울질하지는 않겠지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학생들의 개인

지곡골목소리 | 김성빈 / 생명 16 | 2017-12-06 01:02

고등학교 1학년 때, 해외 이공계 체험 학습으로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서부와 동부 중 나는 서부를 선택했고, 스탠퍼드, UC 버클리, UCLA 세 학교를 둘러볼 수 있었다. 세 학교의 기념품점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컸다. 문구류부터 반소매 티, 후드 티 등 다양한 의류까지 없는 게 없었고, 그 다양한 기념품들 앞에서 나는 지갑을 열 수밖에 없었다. UC 버클리에서는 구경만 하다가 아무것도 사지 못했지만, 스탠퍼드에서는 반소매 티와 스탠퍼드 마크가 새겨진 자석을 사고, UCLA에서는 후드 티를 샀다. 가격은 조금 비쌌지만, 여전히 이 기념품들을 보면 그때의 추억이 떠오른다.이런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대학의 기념품점의 규모는 매우 작다. 판매하는 기념품의 종류도 적고, 제품의 디자인도 세련되지 못하다. 이런 문제들을 가진 기념품점을 실제로 이용하는 학생들 또한 매우 적다. 나는 주변에서 우리대학의 기념품점을 이용해본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우리대학 학생들뿐만 아니라 우리대학으로 견학을 오는 학생들도 기념품점을 많이 이용할 텐데, 현재 기념품점의 상황을 보면 항상 아쉽다는 생각만 든다. 이전에 POSEF(POstech Science & Enginee

독자리뷰 | 최수연 / 기계 16 | 2017-12-06 01:01

만화/만평 | . | 2017-11-01 14:37

인터넷에서 유명한 만화 중 청개구리라는 작품이 있다. 어느 날 숲 속에 사는 쥐는 비가 와서 우는 개구리를 보고 여우에게 조심스럽게 속닥인다. 말 안 듣는 청개구리 때문에 그의 어머니가 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고, 청개구리는 냇가에 어머니를 묻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가 오면 어머니의 무덤이 떠내려갈까 걱정돼 운다고 말한다. 소문은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청개구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숲 속 친구들에게 뭇매를 맞는다. 숲 속 친구들은 개구리를 비난하지만, 개구리의 의견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결국, 개구리의 어머니가 나타나고,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숲 속 친구들은 하나둘 자리를 피한다. 그 와중에 몇몇은 평소 개구리의 인성이 좋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라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한다. 이 만화는 소문만 듣고, 혹은 단편적인 사실만 듣고 상황을 해석하거나 몰아가는 사람들을 비판한다.우리 사회는 점점 인터넷과 SNS (Social Network Service)의 파급력이 향상되고 있다. 현실에서 부당한 일을 당하고 인터넷이나 SNS에 고발하는 일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달 일어난 철원 병사 사망사고가 대표적이다. 유탄을 맞고 사망한 병사의 유가족은

78오름돌 | 김윤식 기자 | 2017-11-01 14:37

교통은 도시의 성장, 변화, 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도보나 우마차 이용이 일반적이었던 20세기 이전까지 도시 성장은 반경 4km 정도의 영역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으나, 20세기 초반 전차의 시대가 열리며 도시 범위는 궤도 교통망을 따라 확장했다. 그리고 자동차가 일상 교통수단이 되면서 궤도교통이 운행하지 않았던 공간에서도 도시화가 진행됐다. 고속도로가 완비된 현재 ‘자동차 시대’ 도시에서는 간선 도로망을 따라 교외화 및 광역화가 나타난다. 1기 신도시를 넘어 김포, 남양주, 동탄까지 확장하는 서울의 생활권과 자동차 전용도로를 따라 포항시 외곽에서 진행되는 도시개발 사업 구역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모습이다. 한때 자동차 기반의 도시 확장은 과밀, 혼잡, 삶의 질 저하 등 도시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또 다른 문제의 원인이 됐다. 교외 지역에서 공동체적 유대감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주택 소유의 기쁨은 가계부채 부담과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공포로 변해간다. 통근 및 통학 거리가 멀어져 대도시권의 직장인과 학생들 사이에는 육체적 피로와 시간의 빈곤이 만연하다. 그래서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세컨드 카’ 수요가 증가하는데, ‘1가구

노벨동산 | 이재열 / 인문 대우조교수 | 2017-11-01 14:37

어린 시절이면, 누구나 한 번쯤 방학 계획을 세워 본 일이 있을 것이다. 내 경우에는 흰 도화지에 컴퍼스로 큼직한, 둥근 원을 그리고 반듯한 자를 대어 절반을 꿈나라로 떼어먹고, 나머지를 조금 떼어 ‘컴퓨터 게임’, ‘영어학원’과 같은 녀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둥글둥글한 계획표는 꼭 빵 덩어리를 닮았었다. 나이를 더 먹고 나서는, 빵을 더 잘게 쪼개어 이름 모를 것들에게(아마도 수학, 영어 단어, 혹은 한자 암기 따위였을 것이다) 떼어 주었고, 부스러기만 어지럽게 쌓여 더 나눠줄 빵이 없어졌을 때는 내일의 빵을 그려서 나눠주곤 했다. 빵을 그리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시간을 잘게 쪼개는 데 익숙해졌다. 전공을 공부하는 시간을 쪼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친구도 사귀고, 운동도 하고 게임도 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을 무언가에게 주지 않는 일이 어색해졌다. 우연히 내 시간을 가져갈 것이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때,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손아귀에 남아 있던 시간을 아무렇게나 먹어 버리고는 ‘참 이상한 날이다’ 하고 생각했다.그러다 문득, 아무도 내 시간을 가져가지 않는 날이 늘었을 때는, 무엇이라도 좋으니 내 시간을 모조리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문

지곡골목소리 | 강한솔 / 생명 15 | 2017-11-01 14:36

‘대한민국 최고의 연구중심대학 POSTECH 방문을 환영합니다.’ 우리대학 홈페이지에 게시된 총장 인사말의 첫 문장이다. 우리대학은 모두가 인정하는 연구중심대학으로, 졸업 후 약 2/3가 대학원으로 진로를 정한다. 필자 또한 학사 과정이 끝난 후 대학원을 가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해야 하는가? 우리는 대한민국 기술의 미래를 책임지는 사람들로서 앞으로 연구할 기술은 진정 사람을 위한 것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우리는 현재 과학기술의 바닷속에서 살고 있다. 매일 새로운 기술들이 만들어지고, 기존의 기술들은 더욱 발전된다. 기술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기술을 만들 수 있는 순수과학 연구자들이나 공학자들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 됐다. 그렇다면 이들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는 끝없이 더 빠르고, 더 작고, 더 가벼운 것을 추구한다. 1990년대까지 쓰이던 1.44MB의 플로피디스크는, 약 20년이 지난 지금 손가락보다 작은 512GB의 USB 뒤로 사라졌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이대로 빠르게만 진행되어도 괜찮은 것일까? 무조건 빠르고, 작고, 가벼운 기술만이 ‘더 좋은 기술’이 될 수

독자리뷰 | 이동건 / 전자 16 | 2017-11-01 14:36

만화/만평 | . | 2017-10-11 0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