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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사회는 온통 영어 열풍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은 사설학원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지도 않은 아이들에게까지 영어가 일종의 유행이 되고 있다.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그렇다 치더라도 평생 그 어려운 외국어를 한 번이라도 사용할 기회가 있을까 생각이 되는 사람들도 영어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마디로, 영어에 대한 광적인 붐은 21세기 초 한국사회의 한 단면이다. 모두들 영어를 잘 해보겠다고 열심히 노력은 하는 것 같은 데, 노력한 만큼 효과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은 영어능력 평가에 듣기시험이 도입되어 듣기연습을 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중, 고등학교의 영어 수업은 단어, 문법 외우기 그리고 영어문장 해석하기로 시간을 떼우기 마련이다. 이런 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서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구사능력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전국의 졸업생들 중 수능성적 1%안에 든다는 포항공대 신입생들도 이런 추세에서 예외가 아니다. 중, 고등학교에서 갈고 닦은 영어학습 영향에 따라 독해는 그런 대로 좀 하는 것 같은데, 말하기와 쓰기는 그야 말로 수준이하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신입생들 중 상당수의 학생들이 가

취재 | 조동완 / 인문 교수 | 2000-06-14 00:00

한국 사람 입장에서 본다면 영어는 단연코 외국어이다. 한국 사람이 한국말만 하며 살아도 안될 것은 없지만 외국어 중에서도 영어 만큼은 피해가며 살기에 불편함이 많은 시대라는 것도 인정하여야 할 것 같다. 중·고등학교에서는 국·영·수를 잘해야 성적이 상위권에들고 대학원생들의 경우에는 국제 학회나 국제 저널에 논문을 싣기 위해서는 영어로 논문을 써야 하니 영어 공부는 여러 모로 피해갈 수 없다.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서 과학과 기술의 참된 인재 양성과 세계 속의 포항공대 위상 만들기를 주창하는 우리 학교가 대학 졸업생들에게 TOEFL 성적 550점을 졸업 요건에 포함시키거나 대학원 입학 요건에도 그러한 조건을 덧붙이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필자가 이 글에서 한 번쯤 생각해보고자 하는 것은 ‘영어는 도구이다’라는 말이다.사실 필자는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하며 지내온 편은 아니다. 영어 때문에 고민하거나 자만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순간 순간의 요건을 넘기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거나 하는 것도 아니었다. 영어를 듣고, 읽는 것에 만족하고 외국인으로서 이 정도 하면 된 것이지 하

취재 | 심상규 / 전자 박사과 | 2000-06-14 00:00

영어는 세계 경쟁력의 기초로 인식되는 가운데 이제 그 중요성을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다. 지난 4월 일본에서 총리 자문기구 `’21세기 일본의 구상’ 간담회가 영어를 제2공용어로 하자는 제안으로 논란이 되었고, 우리나라 교육부에서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초.중.고교의 영어수업이 완전히 영어로만 진행한다는 영어수업활성화방안을 발표하기에까지 이르렀다.공대이기 때문에 영어의 중요성이 덜 부각되는 일이 없다는 것은 대부분이 인정하는 바다. 작년부터 우리 학교 대학원 박사 자격시험에서 제2외국어 시험을 없앤 것은 학술계에서 국제 공용어로써의 중요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가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지금까지 많은 국제 저널이 독어 등으로도 쓰여졌으나 이제는 이마저 영어로 번역되었으며 제 2외국어의 필요성이 감소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이렇게 영어가 강조되는 추세에도 불과하고 우리 학교 학생의 영어실력은 평균적으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된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입학시 치른 ITP 성적은 99학번이 대략 500점 가량 된 것을 예외로 하면 거의 470점 수준이다. 사회 전반적인 영어 열풍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우리 학교 학생의 졸업 전까지 80점을

취재 | 김혜리 기자 | 2000-06-14 00:00

번화가와 격리되어 적당히 놀만한 곳이 없다는 것. 그리고 매일 매일 부담이 되는 숙제와 퀴즈. 또한 여러 학과 행사나 동아리 일로 부족한 하루 시간. 이렇게 여러 가지 일들에 시달리다 보면 어떤 다른 곳에 자신의 열정을 쏟고 싶을 것이다. 그러다가 많은 우리 학교 학생이 열정을 쏟을 대상으로 게임을 선택하곤 한다. 우리 학교가 공과대학교이므로 컴퓨터를 통한 게임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그런데 요즘 유행하는 일련의 게임들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도, 온라인 머그게임인 리니지도, 액션 롤플레잉 게임인 디아블로도, 삼차원 액션게임 퀘이크도,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임은 없다. 대부분 시간을 꽤 투자하고 많이 연구해야 강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게임들은 옛 일인용 게임과는 달리 다른 사람과의 경쟁 속에서 승리하는 데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아까운 시간을 투자해가면서도 우리 학교의 많은 학생들은 게임에 시간을 들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게임에 빼앗기는 시간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이는 다만 개인이 알아서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그렇지만 이렇게까지 시간을 희생해가

취재 | 문이중선 / 전자 3 | 2000-05-24 00:00

젊음의 표출 내지는 발산의 방법으로 놀이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오래 전부터 문화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아왔다. 대학생활을 크게 공부와 놀이로 나눈다고 할 때 우리의 놀이 현실이 어떠한지, 어떤 형태의 문화로 거듭나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편집자 주놀이는 보통 우리들에게 진지함과는 반대의 개념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놀이가 진지한 것이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공부하는 시간 외에 이루어지는 취미생활, 여가생활을 포함한 갖가지 놀이를 대학문화의 일부분으로 뭉뚱거렸을 때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만 하는 것이 무엇일까? 진지하지 않은 놀이에 진지한 물음을 던져보자.사이버 공간에서 표류하는 대학군상컴퓨터 보유 환경이 뛰어난 우리 학교에서는 놀이도 대개 컴퓨터 앞에서 이루어진다. 채팅, 게임, 음악감상, 영화감상을 비롯해 편지 주고받기, 물품 구입까지 컴퓨터로 해결하는 요즈음 사이버 공간은 어쩌면 현실보다 더 친숙한 공간일 것이다. 기억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ID는 또다른 여러 명의 나를 컴퓨터 안에 가두고 활보하게 한다. 우리 학교 놀이문화라면 랜이 잘 깔린 기숙사 방안에서 밤새 게임을 즐기는 것을 우선 떠올리게 된다. 눈이 퀭해지

취재 | 김혜리 기자 | 2000-05-24 00:00

영국의 수학자 Thomas Hardy는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좋은 방향으로든지 나쁜 방향으로든지 나의 발견들이 세상의 편의에 아주 작은 영향도 주는 일이 없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라고 수학의 실용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제는 수학이 군사목적을 선두로 실생활에 많이 사용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어떤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가 존재하건 존재하지 않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감이란 것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수학자들은 수학이 실용적이기 때문에 수학을 한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당파싸움이란 현상을 지극히 부정적인 시각에서 보아왔다. 백성들의 편의를 생각하기보다는 부모상을 몇 년 치루어야 하는가,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으로 편을 갈라 싸우느라, 또 중국 사대사상으로 중국철학만을 높이 사고 실제 다스리는데 필요한 실용적인 부분은 등한시하여 나라정치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이유가 그 근거들이었다. 실무능력과는 상관없이 시문이나 오래된 중국의 고전들을 외워서 쓴 것으로 뽑았다는 과거제도는 또 어떤가? 도대체 시문을 쓰는 능력과 제대로 백성을 다스리는 능력은 무슨 상관이 있는

취재 | 정재숙(홍콩과기대 석사과정) | 2000-04-12 00:00

입학해서부터 지금까지 4년 넘게 우리 학교 수업을 들었지만(필자는 현재 9학기째 재학 중), 학생들이 논리적 토론을 벌이는 경우를 만난 기억은 그리 흔치 않다. 특히 지식 전달과 암기 위주의 전공 과목 수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교수는 정신 없이 칠판에 쓰거나 OHP 자료를 보며 끊임 없이 설명하고, 학생들은 의문을 느낄 새도 없이 노트에 받아적기에 바쁘다. 간혹 용감한(?) 학생 한명이 손을 들어 교수와 설전을 주고 받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무관심하다. 어려서부터 부모님,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모나지 않게 행동하길 요구받은 우리들은, 대학에서도 예전과 변함 없이 암기, 주입식 수업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필연적으로 사고 방식이 획일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학점 잘 받으려면 교과서 연습문제나 열심히 풀고 교수와 조교의 구미에 맞게 숙제 내고 시험 임박해서 가열차게 공부 좀 해주면 그만인데, 굳이 피곤하게 이러쿵 저러쿵 토론할 필요 있겠나. 그게 우리의 현주소다. 다소 극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남들과 의견을 주고 받는 데에 익숙하지 못한 우리 공대생의 현실을 반영하기에 충분할 거라고 생각한다. 참다운 토론 문화를 몸소 체험할 기회를 갖지 못한 우리들은

취재 | 박동수 / 컴공 4 | 2000-04-12 00:00

프랑스에는 ‘카페-필로’라는 장소가 있다. 일반사람들이 와서 철학 이외의 여러 주제로 토론을 갖는 곳으로 현재 200여 군데나 된다고 한다. 카페-필로는 현실문제와 철학문제가 만나는 주제를 가지고서 스스로 생각하고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공간으로, 이곳은 프랑스인 스스로가 세계에서 가장 지적인 국민이라 믿게 하는 증거의 하나로 존재한다. 토론이란 무엇인가? 어떤 논제를 둘러싸고 여러 사람이 각각의 의견을 말하고 나누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독단에 빠질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신의 의견까지 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되며, 그리하여 사회 생활을 하면서 부딪히는 갖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선택되고 있다. 누구나가 동등한 입장에서 의견을 발할 수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언제든 자연스럽게 토론에 어울릴 수 있지만, 실제 제대로 된 토론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은 대학이 첫 번째일 것이다.‘지성의 산실’로 불리는 대학. ‘인간’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다양한 삶의 주제가 늘 존재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과정에서 ‘지성’으로 커갈 수 있는 곳, 어떤 문제에 대해 당당히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곳이

취재 | 김혜리 기자 | 2000-04-12 00:00

내가 ‘포항공대인’이 되기로 마음먹은 것은 고등학교 일 학년 때였다. 모 신문광고에서 포항공대 소식지에 대한 광고를 읽고 바로 신청했었다. 그때부터 그러니까 더 정확히 말하면 소식지를 받고 나서부터 나는 포항공대에 오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가고 싶어하던 대학과 학과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내가 포항공대를 좋아했던 것은 작은 학교였기 때문이었다.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조용한 곳이 포항공대라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 제일 좋다는 시설도 내 마음을 끌었다. 사실 누군가가 나에게 포항공대에 온 정확한 이유를 묻는다면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떤 논리적인 이유보다도 그냥 좋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제 포항공대에 온지 이 주일 정도 되었다. 막연히 포항공대에 대해서 상상하던 것과 직접 포항공대생이 되어 느끼는 것은 서로 다를 것임에 틀림이 없다. 첫째로 기숙사 생활을 들 수 있다. 나는 지금까지 집을 떠나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처음 하는 기숙사 생활이 많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것을 내 스스로 혼자 해야한다는 생각이 항상 따라 다닌다. 그리고 가끔 느껴지는 외로움은 가장 큰 적이다.

취재 | 한미애 / 무학과 1 | 2000-03-24 00:00

시간은 흘러갑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평범한 진리이지만 제가 대학생이라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중학생 시절 연합고사를 보고 고등학교를 들어 간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대학생이라니... 벌써 2주일이 흘렀습니다. 제가 포항공대에 있은 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고, 또 잊고 있었던 많은 소중한 것들도 기억해 내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새로운 것들을 경험한 만큼 정신 없었던 2주일이었지만 즐거웠습니다. 그것은 제가 신입생이기 때문이지요. 포항에 내려와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막연한 두려움에 걱정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한 번도 와 본 적 없는 미지의 포항에서의 삶. 대학에 합격했기 때문에 생긴 새로운 고민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그 곳에서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제가 가겠다고 결정한 일이기에 후회는 없지만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생활한다는 것 그 자체가 새로운 걱정거리였습니다. 제가 포항공대에 들어오는 것을 고민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예상보다 잘 나온 수능 점수 때문에 다른 대학을 권하시는 선생님과 부모님. 물론 어디까지나 권유지만 저에겐 엄청난 부담이었습니다. 어른들 말씀을 고

취재 | 노예철 / 무학과 1 | 2000-03-24 00:00

어렸을 때는 내가 받는 중고등학교 교육이 무척 못마땅했다. 한 교실에 60∼70명이나 되는 애들을 몰아넣고, 뭔가 다른 답을 하면, ‘왜 그건 안 되는가’ 보다는 ‘틀린’ 답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기에 급급한 여러 상황들이 더욱 그랬다. 그리고는 언제부터인가 ‘창의력’이라는 단어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나는 언제부턴가 아인슈타인을 동경했었다. 남들이 보지 못한 사물간의 관계, 연결고리를 그는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어떻게 사물간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었을까? 벌판에서 우물을 만들 때 별 생각없이 주변을 열심히 파다보니 운이 좋아서 수원이 발견된 것처럼 그도 상대성 이론에 관한 생각을 우연히 하게 된걸까? 아니면 순전히 그의 천재성 때문일까? 나는‘한 우물만 파라’라는 속담을 계속 들으면서, 사람이 한가지만 잘해야지 이것저것 다 잘 할 수 없다는 세뇌를 당하면서 자랐다. 한번 ‘과’가 정해지면 나중에 과를 바꾸는 것이나 휴학하는 것조차 많은 압력을 주는 사회에서 자란 탓인지, 바이얼린도 꽤 잘 켰다는 아인슈타인, 사회운동에 관심이 커서 글도 썼다는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 철학적 글들을 많이 쓴 수학자 버트란드 러셀, 취미로 과학을 했다는 흔적

취재 | | 2000-03-24 00:00

대학에 처음 들어오면 맨 먼저 배우는 것은 학문이 아니라 술이라는 소리가 있다. 사실 요즘같이 꽃피는 춘삼월이 되면 대학가는 신입생 환영회다 선후배 상견례다 해서 처음 대학생활은 술자리의 연속이다. 알게 모르게 작용하는 선배의 강압과 갑자기 주어진 자유라는 이름 아래 으레 술자리는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도 술을 입에 대게 하는 분위기로 흘러간다. 특히 고등학교 때까지 술을 모르고 자란 새내기들에게 선배들의‘원샷’이란 외침과 함께 아무렇지도 않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소주잔을 보면 자존심에서라도 꾹 참고 넘겨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여기서 용기(?)있는 새내기가 술 마시기를 피하기도 한다면 분위기 깨는 녀석으로 찍혀서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술자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더라도 조금만 참자는 심정으로 참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그 사정이 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올해 서울 소재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있었던 일이다. “선배님, 저희들은 억지로 술을 먹기 싫어요”라는 내용의 대자보가 00학번 명의로 붙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자기주장 강한 새내기의 목소리 정도로 넘길 수 있는

취재 | 신성식 / 성균관대신문사 편집장 | 2000-03-24 00:00

- 한 포공이의 학기초 일기 “요즘 학기초라 바쁘다. 여기저기 술자리가 많다. 어제는 발대식이라 새로 들어온 신입생들과 술을 마셨다. 술을 너무 마셔서 신입생들이 귀여웠다는 것밖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늘은 동문회라고 연락이 왔다. 방학이라서 보지 못했던 반가운 선후배들과 새로 들어온 동문 후배들을 만나러 나가야 한다. 아마 또 통집에서 모였다가 시장으로 2차를 나가겠지. 주말에는 군바리 친구 녀석이 휴가를 나온다고 한다. 동기들이 모이기로 했다. 다음 주에는 과 엠티를 간다. 학기 초라서 이것저것 할 것이 많지만 반가운 얼굴들과 술을 마시면서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 “ 이것은 우리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대다수의 우리 학교 학생들이 일주일에 적어도 1~2회의 술자리에 나간다. 특히 요즘 같은 학기 초에는 신입생 환영회, 동아리 모임, 동문회, 향우회 등 이런저런 술 모임들이 많고, 인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야 하는 자리는 다 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 우리는 왜 모임에서 술을 먹는가? 김경태(생명) 교수에 따르면, 술이 몸에 들어가면 알콜이 뇌의 세포막을 통과하여 신경 활성을 억제하게 되며, 불안을 느끼

취재 | 장희은 기자 | 2000-03-24 00:00

“정직과 타인에 대한 존중이 함께하는 포스테키안의 미래는 명예롭다.” 포스테키안이라면 누구나 한 번 이상 들어보았을 명예코드. 학교에서는 신입생들에게 명예코드가 새겨진 핸드폰 고리를 배부하기도 하고, 모든 시험 답안지 첫 장에 명예코드를 출력해 학생들이 읽고 서명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명예를 지켜나가기 위해 만든 자율적인 규약을 의미하는 ‘명예 제도’ 또한 모든 학생들이 알고 있는 말일 것이다. 우리 포스테키안들은 스스로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누구나 한 번쯤은 ‘소스’를 이용해 보고서를 제출한 적이 있을 것이고, ‘솔루션’을 베껴 숙제를 한 적도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대학에서 일어나고 있는 양심에 어긋나는 행위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학생들은 명예 제도를 어떻게 추진해 나가고 있는지 명예 제도의 현 모습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연구윤리’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도 함께 들어보자. 명예 제도의 발자취명예 제도의 오늘과 내일명예 제도란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명예를 지켜나가기 위해 만든 자율적인 규약이다. 스스로 숙제를 풀고 정직하게 시험을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넓게는

취재 | . | 1970-01-01 09:00

UI는 대학의 이미지를 통합하고 이를 통해 대학의 목표와 철학을 대내외에 표출하는 사업이다. 이는 기업이 내세우는 CI(Corporate Identity)와 같은 의미로, CI의 개념을 대학에 적용한 것이다.UI사업은 크게 대외적인 필요성과 대내적인 필요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교육시장 개방과 국제 경쟁 대비, 대학 간 경쟁력 확보 및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Tool의 정립 등에 도움이 되고, 대내적으로는 학내 구성원의 결속, 대학 장기 발전계획과의 연계, 의식개혁 및 디자인 시스템 표준화에 영향을 미친다.또한 수험생들이 정보의 개방시대를 살아가는 정보화 세대라는 것과 느낌을 중시하는 감성세대라는 것, 그리고 개성을 중시하는 개성세대라는 것을 고려할 때 UI사업은 중요하다. 이제는 이미지 통합과 대학 고유의 브랜드 형성을 통한 새로운 대학 이미지를 정립해야만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기에 각 대학들이 앞 다투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UI를 도입함으로써 대학의 대외 이미지 제고와 홍보,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고, 우수인재와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 계기가 된다. 또 내부 구성원 간 대화의 활성화 및

취재 | 노지훈 기자 | 1970-01-01 09:00

각 대학을 상징하는 UI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대학가에 UI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민대, 중앙대, 숙명여대 등이 UI를 새롭게 단장한 데 이어 올해에도 건국대, 성균관대, 고려대 등이 새 UI를 선포했다. 성균관대는 2010년 세계 100대 명문대 진입을 목표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기존의 UI를 전면 개편하고 지난 5월 새로운 UI를 선포했다. 새 로고는 은행잎 모양에 성균관대의 영문 이니셜인 ‘S’자가 결합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은행잎 안의 4개의 빛은 이 대학 교시인 ‘인의예지’의 현대적 계승을 의미하고, ‘S’는 우주 자연의 궁극적인 생성 원리인 태극을 상징한다. UI선포식에서 서종돈 성균관대 총장은 “새 UI는 역사와 미래를 연결하는 성균관대의 정신을 담고 있다”며 “세계 100대 명문대 진입을 목표로 한 ‘vision 2010+’의 달성과 21세기 지식 정보화 사회를 리드하고자 하는 의욕으로 우리의 새로운 얼굴을 정하게 되었다”고 말혔다. 또한 홍보팀 강권판 팀장은 “선포식 이후, 대학 구성원의 만족도 조사에서 새로운 대학심볼과 로고에 대해 80%이상이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며 “계속적인 여론 수렴과 내부수렴을 통해

취재 | 안준형 기자 | 1970-01-01 09:00

- 대학에서 현재 추진 중인 UI 사업에 대한 입장은현 대학 심볼마크에 적힌 ‘포항공대’를 지우고 ‘POSTECH’을 넣으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국내에서는 ‘포항공대’, ‘포항공과대학교’가 가장 잘 통용되고 있는데 이것을 굳이 바꾸려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해외의 많은 대학들은 전통을 존중하여 설립 당시의 명칭을 변경하지 않고 있다. 200년의 전통이 있는 프랑스 Ecole des Mines(광산 대학)는 설립 당시 광산 관련 공부를 가르쳤으나, 현재에는 광산학을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예전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의 북경대학교도 Beising University라고 명칭을 바꾸어야 하나 예전의 Pecking University란 명칭을 계속 사용하고 있으며, 칭화대학교(Tsinghua University)도 마찬가지이다. 개교한 지 20년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 명칭을 특별한 이유도 없이 변경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UI는 지금으로도 충분하며 내실에 더욱 힘을 쏟을 때라고 생각한다. - 우리대학이 ‘포대’, ‘포공’, ‘포항공대’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것이 불만이라는 의견이 있다. 약칭을 ‘POSTECH’으로 통일하면

취재 | 김주영 기자 | 1970-01-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