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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이르러 환경 문제는 우리에게 떼놓을 수 없는 문제가 됐다. 국가 간 협약을 넘어 개인에 이르기까지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서 국내 소비재 수출기업 40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친환경 트렌드가 기업의 수출과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라는 답변이 50%를 웃돌았다. 이렇듯 소비자가 기업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게 되면서, 기업은 소비자의 요구에 발맞춰 경영 전략을 세우고 있다. △친환경 △사회적 책무 △지배구조 개선의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을 선보인 ‘ESG 경영’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그린 마케팅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그린 마케팅은 기업이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소비자는 이를 통해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기업은 수익 창출을 넘어 브랜드 이미지를 점진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더불어 친환경적(Green) 소비자(Consumer)인 ‘그린슈머’의 등장은 기업 경영 전략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미국의 여론 조사 기관 시빅사이언스(CivicScience)의 조사 결과, 미국 청

문화 | 손유민, 이재현 기자 | 2023-03-01 21:26

한 방송인의 발언이 문제가 돼 대중의 질타를 받고, 결국 해당 연예인이 방송계에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최근에는 문제 발언에 대한 비판을 넘어 해당 인물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까지 쇄도하고, 그를 사회적으로 매장하고자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캔슬 컬처(Cancel Culture)’로 불리는 이런 현상은 점차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캔슬 컬처는 어떤 사람의 말과 행동이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특정 이념이나 정치적 관점과 일치하지 않을 때 이를 보이콧하고 사회적으로 처벌하려는 관행을 말한다. 특정인의 발언이 조금이라도 논란으로 불거질 조짐이 보이면 이를 논리적으로 반박하기보다 해당 인물과의 관계를 빠르게 끊는 것이다. SNS 팔로우를 취소하거나, 그 사람과 관련된 것에 보이콧을 하며 관계를 끊으려는 행위를 ‘캔슬’이라고 한다. 동시에 문제가 있는 언행을 한 인물을 향해 공개적인 공격을 가한다는 점에서 캔슬 컬처는 ‘콜아웃 컬처(Callout Culture, 호출 문화)’라고도 불린다. SNS의 특성상 관계를 쉽게 맺고 끊을 수 있어 지지자들도 한순간에 돌아서 비난하는 경우가 잦다. 예를 들어, 어떤 방송인의 발언

문화 | 이재현 기자 | 2023-03-01 21:25

대학이 경쟁력을 잃어 없어지거나 축소되는 대학 소멸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가장 큰 원인은 학령인구의 감소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인해 지난 20년간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학생 수는 840만 명에서 588만 명으로 250만 명 이상 감소했고,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대학까지 전달되고 있다. 실제로 의과대학을 운영하던 전북 남원의 서남대학교가 2018년 폐교하는 등 2000년대 들어 총 19곳의 대학교가 폐교 수순을 밟았다. 대학의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일부 캠퍼스를 철수하는 등의 사례를 포함하면 더 많다. 국내 유수의 인재들이 유출되고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공한 ‘연도별 이공계 학생 유출입 현황’에 의하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해외로 떠난 이공계 유학생이 34만 명이며, 이 중 학부생은 24만 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해외에서 전입한 유학생들은 학부생 9만 6천여 명을 포함해 총 17만 명으로, 대학의 소멸 현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42~2046년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국내 대학 수는 190곳으로, 현재 국내 대학 385

사회 | 최대현 기자 | 2023-03-01 21:25

일본 사회만의 문제라고 여겨져 왔던 은둔형 외톨이가 최근 국내에서도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는 장기간 자신의 집이나 방에 틀어박혀 사회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 지난 1월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취업난과 심리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서울 청년 100명 중 4.5명이 자신의 집이나 방에서 나오지 않고 사회와 단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실직 △취업의 어려움 △인간관계 등 심리적·정서적 원인에 의해 많은 청년이 은둔형 외톨이가 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의 특성상,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은둔형 외톨이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은둔형 외톨이는 일본에서 유래한 용어로, 1990년대 일본 버블경제 붕괴를 기점으로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며 그 수가 급증했다. 현재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는 중장년층까지 이어지며 80세 부모가 50세 자녀를 먹여 살린다는 ‘8050문제’로 확대됐다. 이처럼 한 번 은둔하게 되면 다시 사회로 진출하기 어려워, 청년 은둔형 외톨이는 사회 활동이 활발한 시기를 통째로 은둔하며 보내버리기 쉽다.지난해 서울시에서 진행한 ‘고립, 은둔 청년 실태 조사’ 결과, 서울에 거주 중

사회 | 소예린 기자 | 2023-03-01 21:25

“저 친구는 제어가 안 되는군”이라는 말과 같이 제어라는 용어는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단어이다. 또한, 고대 그리스(약 BC 270년경)의 한 문헌에 물시계의 유량 제어기법을 도입한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제어의 역사는 오래됐다. 이후 19세기에 이르러 제어장치 설계를 위해 수학적 기법이 도입되면서 제어공학의 학문적 체계화가 이뤄졌으며, 근대 산업화와 자동화에 크게 공헌했다. 또한, 제어공학은 현대 산업에서도 여러 분야의 기반 기술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제어공학은 종합 학문적인 성격이 아주 강하다. 특히 최근에는 학문이 융복합하는 추세로, 제어공학은 여러 분야가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서로 이질적인 복잡계를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제어공학은 오래전부터 많은 방법론을 제시해왔다. △회로 이론 △동역학 △전자회로 △전자기학 등에 등장하는 다양한 시스템에 피드백을 사용해 그 성능을 높이는 것이 제어공학의 가장 큰 목표다. 막연하게 일컬어지던 시스템과 성능이라는 것이 제어공학에서는 수학적으로 표현되며, 시스템의 설계 과정도 어떤 과목보다 수학에 많이 의존한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이 어려워

학술 | 한수희 / 융공 교수 | 2023-03-01 21:24

빈유니는 올해로 개교 3년 차가 됐습니다. 신생 대학인만큼, 대학이 자리 잡는 데 신경을 쓴 것이 있나요?설립 초기에는 전 세계 유명 대학의 역사를 참고하고자 했다. 빈 대학이 국제적으로 우수한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전략을 차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모방에 그칠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지금은 빈유니만의 방식을 개척하고자 힘쓰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에 이미 수십 년간 발전해온 미국 연구대학의 시스템을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신 이제는 아시아권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온라인, 증강 현실을 비롯해 아주 고도화된 미래에는 교육계에서 수많은 학습법이 생겨날 것이다. 대학도 세계의 변화에 발맞춰 학생과의 상호작용과 다양한 학습법을 고려한 혁신적인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의 세계는 우리가 만들어갈 변화 속에 있고, 많은 도전과 기회를 경험하며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변화할 미래 속에서 빈유니는 그 자체로 독보적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화할 예정이다. 빈유니는 학생들의 융합적인 성장을 위해 어떤 활동을 지원하고 있나요?빈유니는 학생들이 각자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좋

르포 | 최대현, 강민영 기자 | 2023-03-01 21:23

빈유니가 신생 대학으로서 운용하는 특별한 활동이나 제도는 무엇이 있나요?빈유니 교수진의 신조는 다른 선진국과 같이 질적으로 높은 국제적 수준을 만족하는 대학을 만드는 것으로, 이는 다른 베트남 대학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목표다.목표를 이루기 위해 빈유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하는데, 그중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서 각각 한 가지씩을 소개하고 싶다. 첫째는 컴퓨터 과학 박사 과정이다. 빈유니는 3가지 분야에 집중해 박사 과정을 구성했다.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주목받은 스마트 건강 관리 기술 △신물질 개발 △사물인터넷(이하 IoT) 기술 등을 이용한 환경 지능 기술이 컴퓨터 과학 박사 과정의 주 분야다. 또 다른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학부생 연구 참여다. 빈유니 학부생들은 신입생 시절부터 컴퓨터 과학, 기계 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연구 경험을 쌓거나 실험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연구실에서 설문, 자료 조사 등의 업무를 맡아 연구팀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연구자에게 필요한 사고력 등 여러 역량을 기르게 된다. 교수의 길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원래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지도하는 일을 즐기는 편이었다. 게다가 가르치는 과정에서 나도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음을

르포 | 고평강, 손유민 기자 | 2023-03-01 21:22

빈유니와 뜻을 함께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빈유니는 포스텍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포스텍은 포스코가 사회 발전과 인재 양성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설립했고, 실제로도 그 목표를 이루고자 많은 재정을 투자해 끊임없이 달려나가고 있다. 빈유니도 민간 기업에서 비슷한 목표로 만든 대학이다. 빈유니는 계속해서 포스텍을 따라가고 있고, 20~30년 안에 포스텍을 따라잡기를 희망하고 있다. 내가 빈유니를 선택한 이유는 그렇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빈유니가 포스텍만큼 큰 야망을 품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베트남인으로서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베트남 사람들은 대부분 삶의 질을 높이고 자신도 더욱 성장하고자 하는 야망이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같은 이상을 가진 빈유니라면 큰 재정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해 선택하게 됐다. 다양한 국가의 여러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무엇인가요?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한국은 베트남과 달리 좋은 인프라와 체계적인 업무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특히 대학의 좋은 연구실과 실험 장비,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기숙사가 기억에 남는다. 양질의 결과를 위해 사람들이 밤낮없이

르포 | 조원준 기자 | 2023-03-01 21:21

기존의 체계를 새로이 전복적으로 재편성하는 이른바 ‘와해적 기술’로서 블록체인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탈근대시대의 철학 및 정신을 함축하고 있다. 신뢰 가능한 매개자 없이 P2P 네트워크 방식에 기초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핵심적인 속성은 바로 탈중앙화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신뢰의 새로운 아키텍처’로 기능함으로써 기존의 중앙화된 체계에 대한 혁신적 균열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능정보사회에서 더 심화하는 데이터의 중앙화에 대한 시민사회에서의 우려는 탈중심적이고 분배적인 네트워크로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볼 수 있다. 의사결정의 권한과 책임, 통제권을 분산시키는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청이 강화돼 온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볼 수 있다.이는 기술적 자유주의에서 가장 핵심적인 프라이버시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강력한 권리 주장과도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의 대중화와 자유주의적 권리 주장은 인터넷 기술을 배경으로 하는 사이버펑크 운동으로 전개 및 발전되기도 했다. 사이버펑크는 개인의 사적 자유를 확보하고 정부 권력을 약화시키며 그 운영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데 있어, P2P 기술과 암호화를 유용

노벨동산 | 정채연 / 인문 대우부교수 | 2023-03-01 21:21

프랑스 작가인 아니 에르노(Annie Thérèse Blanche Ernaux)의 소설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는 한 사람의 인생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누구나 굴곡진 인생을 살아가기에, 각자의 방식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과정은 한편의 긴 서사 영화 같다. 나는 가끔 누군가의 인생을 담백하게 담아낸 책이 있다면 꼭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런 측면에서 누군가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책을 접하는 것만큼 숭고한 경험은 없을 것이다.이 책은 자전적 성격을 띤다. 누구나 겪을 법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는 과정을 일기의 형식으로 써 내려간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어머니의 언행은 달라져 가고, 작가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느끼는 죄의식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마치 우리가 똑같은 일을 겪은 것처럼, 작가의 인생에 초대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흔히 아름답고 환상적인 것을 볼 때 우리는 이를 ‘낭만적’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낭만은 도달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치매와 죽음으로부터 지켜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작가의 낭만

포스테키안의픽 | 이재현 기자 | 2023-03-01 21:20

우리는 참 많은 목표를 세우며 살아간다. 과학도로서의 목표나 자녀로서의 목표 같은 장기적이고 거창한 목표부터 이번 시험의 목표, 오늘 저녁 식사의 목표 같은 소소한 목표들까지. 살다 보면 서로 다른 목표가 충돌해 새로운 목표를 세우기도, 이유 없이 목표가 바뀌기도 한다. 목표를 이뤄내지 못해 자책하기도 하며, 또 새로운 목표를 세워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한때 이 ‘목표’ 때문에 고민이 많던 시기가 있었다. 눈앞의 소소한 목표들을 이루기 급급한 채 그래서 무엇이 되고 싶냐,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그냥 되는대로 살아가야지”라고 얼버무리던 내 모습이 초라해 보였달까. 그러던 중 친구의 소개로 여러 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임에 들어가게 됐다. 두 달 동안 매주 주어지는 질문들에 답하며 각자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이뤄나갈 방법을 설계해 공유하는 자리였다. 참여한 학생들은 저마다 정말 멋있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인류를 구원할 기술을 개발하겠다거나 자신이 다루는 악기의 연주자로서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처럼 확고하고 원대한 꿈을 가진 학생들을 보니 내가 더 우습게 느껴졌다. 열심히 고민해 적어간 내

지곡골목소리 | 이태훈 / 신소재 19 | 2023-03-01 21:19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들이 부쩍 건강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며 자신의 몸 상태를 살피게 되고, 여유가 있을 때 건강을 미리 챙겨야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의 삶은 매우 달라졌고 이는 우리들의 식생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코로나19 사태 전,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것을 좋아했다. 이에 무한 리필 고깃집 등의 가게가 급증했고 이를 찾는 손님도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음식을 많이 먹기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적당량을 먹어 과하지 않게 식사하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식당도 이런 수요에 맞춰 음식을 적당량 제공하고, 필요에 따라 음식을 추가할 수 있도록 변하고 있다.코로나19 사태뿐만 아니라 하루하루가 바쁜 현대인의 삶도 식습관 변화에 영향을 줬다. 사람들이 식사 시간보다 여가 활동이나 업무를 위한 시간을 더 가지려다 보니 소식을 하는 경향이 생겼다. 학교 동기들을 봐도 바쁘게 과제를 하거나 수업을 다니다 보면 어쩔 수 없다는 듯 간단하게 끼니를 챙기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젊은 현대인들은 밥을 푸짐하게 한 상 차

독자리뷰 | 안요섭 / 무은재 22 | 2023-03-01 21:19

지난달 6일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서북부 부근에서 2차례의 강진 이후 6,000회가 넘는 여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피해 지역에서는 4만 6천여 명이 사망하고 120만여 명이 대피했으며, 10만 5천여 개의 건물이 손상될 정도로 막심한 피해가 발생했다. 계속되는 구조대의 수색 작업과 건물 복구 작업으로 피해 현장을 수습하고 있지만,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위험에 노출된 피해·피난민들이 많아 타국의 도움과 일손이 필요한 실정이다.그동안 ‘형제의 나라’라고 불리며 튀르키예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우리나라도 많은 구호 물품을 전달했으며, 직접 도움을 주려는 국내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튀르키예는 1950년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상당한 병력을 파병했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온 국가다. 우리가 지난날 튀르키예로부터 받은 많은 도움과 응원을 이제는 그들에게 주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난 것이다.참사가 일어난 직후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이하 KRDT)는 튀르키예로 파견돼 수색·구조 활동을 벌였으며, 각종 △지자체 △기업체 △공공기관 △은행 등에서 자체적으로 구호 물품과 성금을 전달하는 기부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진

78오름돌 | 강민영 기자 | 2023-03-01 21:18

새 학년이 시작될 때면 또 한 뼘 자라있을 내 사촌 동생이 생각난다. 매년 초 할머니 댁을 찾는 사촌 동생은 수줍어하면서도 자꾸만 제 사촌 누나와 친척들 안부를 묻는 정 많은 아이다. 식사 준비로 분주해질 때마다 제가 하겠다며 조금은 산만하게 부엌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꽤나 갸륵해 어른들의 예쁨을 사곤 한다.하지만 그 착한 아이는 학교에서 ‘문제아’다. 처음 문제아가 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제 엄마가 돌아가신 지 2년째 되던 해였다. 그날 삼촌은 아이가 친구를 때렸다는 담임 선생님의 연락을 받았다. 학급 친구 하나가 돌아가신 엄마를 들먹여 동생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 모양이었다. 그 후로도 아이의 싸움이 반복됐고, 잦아지는 사고에 동생은 선생님의 미움을 받기 시작했다.이제 중학생이 된 동생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하루는 내가 공부를 돕겠다고 수학 문제를 풀게 했더니 “다들 안 될 거라는데, 지금 내가 공부해도 어차피 못 하겠지”라며 힘 빠지는 소리를 해댔다. 그러면서도 칭찬 한 번에 목소리가 들뜨고, 괜히 시키지도 않은 문제를 하나 더 풀어보는 모습에 나는 속이 아려 한층 더 밝게 질문을 던졌다. “어느 과목이 가장 좋아?” 그러자 동생은 “

78내림돌 | 안윤겸 기자 | 2023-03-01 21:18

파리 6구에 위치한 생제르맹데프레 교회에는 프랑스의 철학자, 수학자이자 과학자였던 르네 데카르트가 잠들어있다. 파리에 머물다 그 주변을 지날 때면, 나는 빠짐없이 생제르맹데프레에 들러 부속 예배실 한편에 놓인 그 무덤 앞에 서곤 한다. 근대학문 전반에 그가 끼친 영향은 가늠할 길 없이 크지만, 그의 고전적인 합리주의는 어떤 면에서 지금 21세기 현실과 더 치열하게 맞닿아 있는 것만 같다. 데카르트는 그의 책 방법서설에서 정신과 물질을 구분하는 실체이원론을 논하는 가운데, ‘인간’과 ‘기계’를 가르는 구분법을 제시했다. 그중 첫번째가 바로 ‘언어를 주어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는 능력’이다. 데카르트가 스웨덴에서 폐렴으로 생을 마감하고 삼백 년 뒤, 영국의 수학자이자 컴퓨터공학의 개척자였던 앨런 튜링이 인공지능의 충분조건으로 언어 모방게임을 제안했을 때, 그는 분명 데카르트의 글을 참고했을 것이다. 이제 놀랍도록 그럴듯한 글을 써내는 인공지능 챗봇이 연일 화제가 되는 이 시점에, 여러분은 이 데카르트의 주장이 마침내 기각됐고 따라서 인간과 기계 사이의 존재론적인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아무것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그럴듯한 글을

사설 | times | 2023-03-01 21:17

만화/만평 | times | 2023-03-01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