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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만평 | times | 2020-11-27 16:43

‘헌터 킬러’는 공격 잠수함을 일컫는 말로, 다른 잠수함을 탐지하고 격침하는 잠수함을 의미한다. 영화에서는 실제 활동 중인 미국의 LA급과 버지니아급, 러시아의 아쿨라급 공격 원자력 잠수함이 등장한다. LA급 잠수함이 러시아 영해에서 아쿨라급 잠수함을 추적하던 도중, 아쿨라급 잠수함에서 의문의 폭발이 발생하게 되고 곧이어 LA급 잠수함도 어뢰에 격침당하고 만다. 미 해군사령부에서는 러시아의 이 난데없는 도발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주인공 조 글래스를 함장으로 임명하고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파견한다.러시아 해군기지에 잠입하기 위해 기뢰 밭을 뚫고, 최종 보스인 우달로이급 구축함을 맞닥뜨리는 장면은 그 어떤 액션 영화보다도 박진감이 넘친다. 잠수함에서 소나 음이 들려오면 그 긴장감은 배가 된다. 최근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가짜 사나이’ UDT의 미국 버전인 네이비 실 부대원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사실 일반인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잠수함의 운명을 적국 함장에게 맡기는 등 주인공의 행보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런 그의 행동은 때로는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두가 이성적인 판단을

포스테키안의픽 | 유민재 기자 | 2020-09-03 15:58

요즘 새로 조성되는 도심 공원, 아파트 단지에 꼭 한자리 꿰차는 조경수(樹)가 있다. 배롱나무다. 백일홍(百日紅) 나무, 목(木) 백일홍이라고도 부른다. 오랫동안 ‘배기롱나무’로 불리다 배롱나무가 됐다고 전해진다. 긴 더위와 장맛비로 지친 사람들에게 배롱나무의 붉은색 꽃은 환희와 휴식을 준다. 20년 전 찜통더위 속 전북 고창 선운사 올라가는 길에 마주친 배롱나무는 나를 그 자리, 그 순간에 멈춰 세웠다. 그 순간 나는 붉은 배롱나무꽃에서 굉음을 내며 수직 낙하하는 폭포를 봤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몸에서 틔운 붉은색 꽃은 더위에 지친 심신을 치유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꽃들은 대개 10일 이상 피지 않는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꽃은 열흘 이상 붉게 피지 않는다)이요, 권불십년(權不十年, 권력은 10년 이상 존속하지 않는다)이다. 배롱나무는 붉은 꽃을 석 달 반 이상 계속 피운다. 한 송이가 오래 피는 게 아니라 여러 꽃망울이 이어달리기하듯 꽃망울을 터트린다. 가을에 씨앗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개화 기간이 길어졌다고 한다. 서애 류성룡이 세운 경북 안동의 병산서원과 전남 담양의 명옥헌, 강진의 백련사, 전북 고창의 선운사가 배롱나무 명소다. 껍질은 옅은 갈색으

노벨동산 | 남궁 덕 / 교육혁신센터 대우교수 | 2020-09-03 15:56

이번 여름, 반도체 회사 ‘SK하이닉스’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1학기 개강이 2주 정도 연기돼서 예년보다 조금 늦은 시작이었다. 지난 4주 동안 나는 주로 내 자리에서 하루를 보냈다. 보통 아침 8시 반까지 회사로 출근한다. 주어진 개별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내용을 공부해야 하는데, 하이닉스 내부 사이트에 들어가면 동영상 자료들이 많아 그것을 보고 스스로 공부한다. 많은 사람이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기 어려워 대기업에 가면 배우는 게 없다고 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동영상 자료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강의가 있어 반도체의 세부적인 기술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인 내용, 마케팅, 일어, 독어 강의 등 다양한 교양 영상도 찾아볼 수 있다.오전 시간을 보내고 11시 반이 되면 팀원들과 점심을 먹으러 간다. 점심은 지하에 있는 식당에서 먹는데 메뉴가 다양하고 맛도 좋다. 또한,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야식까지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매 끼니는 식당에서 식사를 챙겨 먹을 수도 있고, 바쁜 사람들을 위한 간편식 등을 골라서 갈 수도 있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다들 자리에

지곡골목소리 | 이유진 / 화공 18 | 2020-09-03 15:56

올해 강력한 전파력을 지닌 코로나19의 여파로 전국의 대학이 대부분 비대면 수업을 실행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많은 학생이 비대면 수업에 불만을 호소했고 이는 대학 등록금 반환 요구라는 새로운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등록금 반환 운동은 초기에는 영향력을 다소 행사하지 못했으나 비대면 수업에 대한 불만이 계속 쌓여 결국 거대한 여론을 형성했고, 이런 움직임에 많은 대학이 반환 요구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 건국대를 비롯해 몇몇 대학은 학생에게 등록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했고, 일부 대학에서는 특별장학금을 개설해 일정 금액을 학생들에게 지급했다. 이런 경향 속에서 우리대학은 어떤 태도를 보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기사에서 기획예산팀은 우리대학이 코로나19와 비대면 수업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음에도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우리대학 강의의 특수성으로 인해 코로나19 발생 전후의 교육비용의 차이가 크지 않았고 비대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 등록금 반환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이런 학교의 주장을 뒷받침하듯, 다른 대학과 비교하면 우리대학 내 등록금 반환에 대한 여론이 크게 형성되지 않았다

독자리뷰 | 조용빈 / 무은재 19 | 2020-09-03 15:55

학창 시절 조회 시간이 되면 선생님께서 한 학생을 기준으로 세우고 우리는 그에 맞춰 좌우 정렬을 했다. 학교에서는 우리의 이름보다는 학급 번호로 자주 나열됐다. 학창 시절부터 우리는 기준이란 말에 익숙한 삶을 살아왔다.나는 상식을 일반적인 학문적 상식과 가치 판단이 작용하는 상식의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명확히 구분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광복절이 언제인지나 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알아야 한다는 상식은 학문적 상식에 해당하고 웃어른을 공경해야 한다는 상식은 가치 판단의 상식에 속한다고 본다. 상식이란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을 뜻한다. 여기에는 일반적인 견문, 이해력, 판단력, 사리 분별 등이 포함된다. 결국은 상식도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한다’라는 대중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판단이 된다.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독특한 시위가 진행됐다. 바로, 마스크 착용을 반대하는 ‘안티(Anti) 마스크’ 시위다. 하지만, 아직 이런 시위는 우리나라에서 열리지 않았다. 대다수의 국민은 마스크 착용에 대한 당위성과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는

78오름돌 | times | 2020-09-03 15:54

제414호 78내림돌 기사인 ‘창조적인 삶’을 읽고, 기사를 쓴 전 기자였던 이민우 학우와 대화하며 느낀 내용을 써보려 한다. 이민우 학우는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특히, 우리대학 학생들이 성적을 위해 기출문제를 보고 유형을 암기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공부인지, 더 나아가 사회의 부품이 돼가는 과정이 아닌지에 대해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했다. 이렇게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그대로 인생을 살아가려는 이 학우의 모습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반면 나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가치관이 없다. 주로 “가치관이 없다”, “줏대가 없다”와 같은 말은 부정적으로 들리곤 한다. 하지만 가치관이 없는 것이 나의 가치관이다. 수학에서는 답이 자명하지만, 세상에는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너무나 다양한 관점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지”라는 말로 타협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가치관이 뚜렷하면 ‘반대되는 가치관’이라는 장애물이 생긴다. 그리고 장애물에 걸려 넘어질 위험과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런 장애물들을 피하려고 “그럴 수 있지”, “어쩔 수 없지”라는 말을 한다. 나는 이상과 현실

78내림돌 | 문병필 기자 | 2020-09-03 15:53

전파력이 강한 감염병의 확산으로 지난 학기 우리대학은 교육과 연구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새 학기가 돼도 코로나19의 확산은 그칠 줄 모르고 오히려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재유행할 조짐을 보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감염병에 대해 방역을 하며 대학의 연구 및 교육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개학일시가 수시로 조정되는가 하면 설사 어렵게 대면 교육을 한다 해도 강의실의 밀집도를 크게 줄여야만 그나마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우리대학에서도 2학기에 대면 수업이 필요한 실험실습 과목에 대한 특별 운영 계획을 세웠다가 이를 다시 취소하고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인류의 역사를 통해 살펴봐도 과학기술 문명권은 항상 질병 문화권과 서로 중첩되며 성장했다. 인류는 산업혁명을 통해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을 경험하며 사회를 혁신적으로 변화시켰지만, 질병의 확산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물론 과학기술은 이런 질병에 대응하는 가능한 방법을 찾아냈고 근대적인 질병 관리 체계도 정착됐다. 지난 200년 동안 과학기술과

사설 | times | 2020-09-03 15:52

만화/만평 | times | 2020-09-03 15:48

공학 분야에서 현대 사회의 부를 거머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의 개인화에 대한 확신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전기 자동차가 미래 사회에 널리 퍼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성공을 거머쥐었다. 이처럼 미래의 사회현상과 공학적 발전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책 ‘에이트’는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에 대한 이지성 작가의 고찰이 담겨있다.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의 도래에 따라 대부분의 직업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기에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기 위해선 오직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이타심과 창의력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이지성 작가가 강조하는 ‘생각하는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을 읽은 후, 강한 경각심에 한동안 책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로는 책에 나온 대로, SNS와 디지털 미디어를 줄이고, 인문학 책을 빌려 읽어보는 등 내 삶과 미래에 더 관심을 두게 됐다.한편, 작가가 제시하는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는 방법이 너무 인문학에 치중했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어디에도 미래

포스테키안의픽 | 문병필 기자 | 2020-07-14 19:14

노벨동산에 실을 글을 부탁받았다. 평범한 교수도 다양한 일을 겪게 된다는 것을 알릴 기회라고 생각해서 수락했다. 난중일기를 본떠서 간결체로 작성했기에, 독자들이 글을 읽고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떠오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초등학교 입학 즈음 군인인 부친을 따라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했다. 서울에서 ‘날씨가 허리다’라는 사투리를 극복하는 데 2년이 걸렸다. ‘짧은 글짓기’는 최대 난관이었고 결국 이공계를 전공하게 됐다. 6학년 때 중학교 입시가 없어졌고, 급조된 신설 중학교에 입학했다.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에 부친이 쓰러졌고, 모친이 간병하느라 동생과 1년을 살았다. 2학년 때는 이사장과 교장 선생님이 구속됐고, 3학년부터는 학교 이름이 바뀌었다. 인근의 신설 중학교는 폐교됐으니,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사관학교 진학을 바랐던 부친의 뜻과는 달리, 일반 대학에 진학했다.대학 시절 목표는 사장이 되는 것이었다. 공부는 대충, 연애는 열심히 했는데 학사 졸업 후, ROTC 대신 군 면제인 한국과학원(현 KAIST)에 진학해 부친을 두 번째로 실망하게 했다. 석사 후 회사에 들어갔지만, 이란혁명으로 공사 수주를 못 하는 바람에 몇 달째 월급

노벨동산 | 이건홍 / 화공 교수 | 2020-07-14 19:12

겨울학기 이후, 개강을 앞두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생활관에서 지내던 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강이 한 달 연기돼 결국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렇게 상황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면서 방학이 한 달 늘어나 기쁜 마음으로 게으르고 여유로운 날을 보냈다. 결국 시간이 지나 3월 중순, 대면 개강이 아닌 1학기 비대면 개강이 결정됐고 나의 집콕 생활이 시작됐다. 이후 많은 시간이 흘러 어느덧 학기가 끝나가는 6월 말, 이번 학기를 다시 돌이켜보니 3학년 1학기는 내게는 선물과도 같은 한 학기였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이번 학기에 내 미래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3학년에 진학하면서 대학 생활도 절반 이상 지나갔고, 유학을 가거나 대학원을 가는 친구, 군대에 가는 친구, 취업하는 친구들처럼 점점 자신만의 길을 찾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던 나는 조급해지기도 하고 걱정이 많아졌다. 그 해결책을 찾고자 내가 생각한 방법은 독서였다. 나는 이번 학기가 돼서 지난 2년간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평소에 읽지 못했던 책들을 진로 설계를 위해 많이 찾아보고 읽었다. 특히, 대학원을 고민하던 중에 읽었던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지곡골목소리 | 박종호 / 수학 18 | 2020-07-14 19:11

코로나19는 사회를 뒤바꿔놓았고, 우리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새내기새로배움터와 입학식은 물론, 이달로 연기된 학위수여식까지 취소됐다. 2020학년도 1학기 전면 비대면 강의가 결정됨에 따라, 학생들은 봄날의 캠퍼스를 마음속에 묻어둔 채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됐다.이렇게 활력을 잃었던 캠퍼스에 다시금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집중보강기간이 시작된 것이다. 캠퍼스에서의 삶을 기대했던 학우들은 마냥 즐겁지만, 우리대학은 초긴장 상태에 놓여있다. 구성원들의 출입이 잦은 건물에 소독과 방역을 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학우들에게 보이는 것은 건물마다 비치된 손 소독제와 셀프체크로 운영하고 있는 열화상 카메라뿐이다. 또한, 우리대학의 많은 대책이 개인의 자율적인 실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 구성원들이 과연 가이드라인을 실천하고 있는지도 미지수다. 이는 마치 코로나19를 놓고 우리대학과 구성원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도 우리대학과 구성원들은 서로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대학은 학우들의 살갗으로 느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독자리뷰 | 권민재 / 무은재 19 | 2020-07-14 19:10

고소득층 자녀가 서울권 대학에 쏠리는 현상이 심각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봤다. 국가장학금의 지급 비율이 낮은 상위 7개 대학의 목록은 소위 알려진 최상위권 대학의 그것과 같았다. 즉,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일수록 가정의 소득수준이 높다는 말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기득권이라는 단어와 자신 사이에 선을 긋는 것 같다. 비유하자면 너는 금수저고, 나는 흙수저는 아니어도 기껏해야 동수저 수준이니 기득권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득권이란 단순히 사회의 상위층에 위치한 사람들을 가리키지 않는다. 밥 한 끼에 십만 원이 넘는 가격을 지불하고 자가용에 전용 기사를 둔 사람들만이 기득권이 아니다. 권력은 관계 속에 존재한다. 즉, 내가 특정 대상보다 사회적으로 우위에 차지하고 있다고 여긴다면 나는 그 대상에게 이미 기득권이다.우리는 학력을 통한 줄 세우기에 익숙해져 있다. 12년의 기본 교육과정을 거치며 셀 수 없이 많은 띠지를 받고, 그 위에 적힌 일련의 숫자들로 평가받아왔으니 당연한 일이다. 대학교는 다르다. 우리는 12년간의 성적표로 학업 능력을 인정받아 고등 교육 기관인 대학에서 특정 수준의 강의와 시설을 제공받고 누리는 만큼 보다 나은 능력을 갖출 것을 자신

78오름돌 | 김종은 기자 | 2020-07-14 19:09

내 방 책상 앞에는 창문이 있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그냥 어느 집에나 있는 창문이다. 나는 이 창문 너머의 하늘을 본다. 공부에 지치면 한 번, 멍하니 한 번, 배고파서 한 번. 유독 날씨가 좋았던 올 한해는 하루의 하늘을 눈에 담았다. 외출이 손에 꼽을 만큼 적었기에 바깥의 변화는 알 수 없었다. 그저 하늘만 보면서 창 너머의 햇살이 얼마나 좋은지, 어떤 바람이 부는지, 어떤 계절의 냄새가 나는지 상상할 뿐이었다. 정말 답답하고 우울해서 밖에 나가고 싶어도 오늘의 여유가 내일의 결점이 될까 두려워 참고 버텼다. 세상과 단절된 집, 작은 방에서의 삶은 내 마음을 구겨 작게 만들었다. 열심히 살자는 다짐은 열심히 살아야만 한다는 집착으로 바뀌었고, 혼자 건네는 칭찬은 익숙해져 격려의 방법을 잃었으며 나를 보는 눈빛은 내가 짊어질 책임과 부담이 됐다. 좁아진 마음과 함께 기계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수업을 듣고 숙제하고 공부하는 하루를 반복했다.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은 모른 채 해야 하는 것만 알았다. ‘나’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내 삶은 완벽하게 살아져야 했다. 작은 마음과 나에 대한 질책은 세상을 그저 내 방 앞 작은 창문을 통해서만 볼

78내림돌 | 백다현 기자 | 2020-07-14 19:09

싱가포르의 국부인 리콴유 총리는 ‘참새도 오장육부가 있다’라는 비유를 써서 아무리 작은 나라도 기본적인 국가 기관과 일정 인원의 공무원이 필요하기에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교원 수가 적은 우리대학도 각 학과가 기본적으로 개설해야 할 필수 과목 수는 교원 수가 많은 타 대학 해당 학과와 별다르지 않기에 많은 학과가 필수 과목 외의 다양한 전공 과목 개설에 어려움을 겪어 올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의무 강의 시수보다 과목을 더 개설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적은 강의 시수는 우리대학 교원이 연구에 더욱 더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장치이기에 연구 경쟁력을 갉아먹으면서 다양한 강의를 개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과목을 개설하려 해도 제도적 어려움이 있다. 수강 신청 인원이 5명이 되지 않는 경우, 학교 규정상 폐강이 기본이다. 물론 교무처에 요청하면 폐강은 면할 수 있지만, 의무 강의 시수에서 제외된다. 교수는 의무 시수를 채운 후 연구 시간과 강의 시간을 맞바꾸며 신규 과목을 개설해야 하므로 의욕이 꺾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개교 이래 지속해 왔다. 역사적으로 환경의 대격변은 지구상의 많

사설 | times | 2020-07-14 19:08

만화/만평 | times | 2020-07-14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