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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쓸쓸한 바람이 부는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를 걸었다. 조용히 색이 바랜 나무들 사이로 활개를 치며 뛰어다니는 강아지들, 놀이터에서 모여 노는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이르게 된다. 그저 발 도장에 그치지 않고 마음에 아로새기는 의미를 붙잡기 위해 나는 방문 전 이 책을 읽었다.저자는 세상을 버틸 힘을 잃었을 때 그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이곳의 경비원이 돼 미술관을 지켜왔다. 그는 10년간 많은 미술품을 바라봐 온 방식과 그로부터 힘을 얻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15세기 작품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에 대해 그는 오랜 시간을 견뎌온 그 단단하고도 거친 나무판 위로 템페라가 입혀진 모습, 그리고 시간에 잘게 갈라진 금박 아래로 엿보이는 붉은 진흙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한 작품을 정말 오래 봐야만 알 수 있는 사소한 모습과 선명히 느낀 슬픔까지, 그의 진실한 감상이 부러웠다. 나는 반나절 동안 도장 깨기를 하듯 둘러봐야 하는 여행객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긴 시간과 관찰로부터의 감상을 공유받을 수 있음에 안도를 느끼기도 했다.나는 짧은 시간 동안 영유하듯 빠르게 그림들을 훑다가도, 인상적인 그림 앞에서는 의자에 몸을 기대고서

포스테키안의픽 | 강민영 기자 | 2024-03-22 18:42

이 글에는 영화 ‘아바타2’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벌써 일 년도 넘게 지난 일인데, 첫째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난 다음에 아내와 같이 극장에서 아바타2를 관람했다. 팬데믹 그리고 육아 때문에 아내와 단둘이 극장에 간 것도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영화는 내가 예상한 만큼 우리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영화였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갈 무렵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주인공의 아들이 죽은 것이다. 이때부터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됐다. 그 와중에도 영화표 가격이 생각나서 ‘엔딩은 보고 나가야지’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주인공 아들의 장례식 장면에서, 주인공은 판도라 행성의 초지성체 ‘에이와’에 자신을 연결한다. 그리고 이제는 죽어버린 자신의 어린 아들이 즐겁게 물고기를 잡으며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순간 그 아들이 다 큰 모습으로 주인공 앞에 나타나서 “아빠는 왜 울고 있어요?”라고 질문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너를 다시 볼 수 있어서 기뻐서”라고 대답한다. 이 장면 이후로는 더 이상 영화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극장에서 정신없이 울었다. 오전 시간이라 극장에 사람이 많지 않아 다

노벨동산 | 이재필 / 수학 대우조교수 | 2024-03-22 18:40

난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자라왔기에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세상 뉴스에도 별로 관심이 없어 시사상식도 풍부하지 못하고, 부끄럽지만 대학에서도 높은 성적이 아니며 잘하는 운동이 있지도 않다. 성실하고 멋있는 우리대학 학우들과 내 모습은 비교할 점들이 많았고, 신입생 시절 내 자존감은 매우 낮았다.분야를 막론하고, 능수능란한 사람들은 내게 정말 멋있게 비춰진다. 특정 부분에 강점을 보이는 사람들이 그렇게 멋있을 수 없다. 그래서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는 욕구가 강했다.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하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집단 내에서 1등이 되고 싶어진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친한 형이 속해 있어서 별생각 없이 연극부 활동을 시작했다. 첫 무대로 중학교 2학년 시절 지나가는 경비 역할로 무대에 섰을 때 내 주변 친구들로부터 그런 발연기는 처음 본다고 혹평을 들었다. 하지만 무대에 섰을 때의 그 짜릿함과 커튼콜에서의 감동을 잊지 못해 계속해서 연극 생활을 이어갔다. 거듭된 연습과 쌓여가는 경험들로 점차 발성과 액팅이 자연스러워지며 연극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는 주연까지 맡으며 연극에 대한 자부심이

지곡골목소리 | 문준혁 / 전자 21 | 2024-03-22 18:39

위키피디아와 MIT sloan에 따르면 ‘딥페이크’라는 용어는 2017년 말경 ‘deepfakes’라는 레딧 유저로부터 유래됐다고 한다. 필자가 기억하기로도 그쯤부터 해당 용어가 수면 위로 떠올랐던 것 같다. 당시에도 딥페이크를 통해 불법적으로 유명인이나 타인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거나, 정치적 목적을 가진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행위가 문제됐다. 이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을 이용한 가짜 영상이 제작되기도 했다.2024년 현재, 다른 사람들을 속일 목적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딥페이크 영상은 전문가도 쉽게 구분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상용화됨에 따라 X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얼굴을 악의적으로 합성한 음란물이 확산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미 해당 기술로 인한 피해 사례는 전 세계에서 속출하고 있고, 앞으로 그 피해 건수 및 정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그러나 세계의 국제기관이나 정부 기관들은 이제야 허겁지겁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듯한 대처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작년에 들어서야 딥페이크를 포함한 AI 활용 방안 규제 행정명령을 처음 발표했고, 아직 연방정부 차원의 규제 법률은 마련되지

독자리뷰 | 백운성 / 기계 21 | 2024-03-22 18:38

‘정’이란 ‘느껴 일어나는 마음’ 또는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으로 정의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사전적 정의를 넘어 개인 간 관계뿐만이 아닌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개념이다. 과거 한반도의 풍습인 품앗이도 ‘정’의 일종이다. 가족노동이 모든 노동방식의 기초인 소농 경영의 현실에서 부족한 노동력을 타인과의 노동력 차용 및 교환으로 해결하고자 한 데서 비롯됐다. 필요한 노동력을 타인에게 빌려 쓰고 이에 대한 답례로서 합당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품앗이는 강한 공동체성에서 출발했는데, 단순히 노동력의 교환이 아닌 상호부조에 의한 규율이다.현대 사회에서 ‘정’은 어떨까. 요즘 대두되고 있는 사회 문제는 넓게 보면 대부분 ‘정’과 관련된다고 본다. △젠더 분쟁 △정치극단주의 △세대 갈등 △지역 갈등과 같이 자신이 속한 집단 내에 국한되는 ‘정’의 발현으로, 소득 양극화와 같은 사회적 불평등은 점진적인 계층 사이의 공감과 소통을 방해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이익 추구가 우선인 자본주의 사회의 특성상 사회적 연대가 약화되고 이기주의가 발현돼, 자신 혹은 집단의 이익만 우선시하는 것이 현실이다.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에 영향을 미친

78오름돌 | 이이수 기자 | 2024-03-22 18:25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방문하고자 길을 걷고 있던 나는 한 글귀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이 문장을 마주치자 고등학교 시절 스스로 던졌던 질문 하나가 생각났다.우리는 부모님과 전문가들로부터 책의 장점에 대해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자동차가 기능을 하기 위해선 연료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책을 읽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비로소 책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 의지는 어디에서 비롯하는가? 나아가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그리고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이것이 바로 내가 스스로 던졌던, 독서를 대하는 태도에 큰 변화를 줬던 질문이었다.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읽기 시작했던 책은 시간이 흐르며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해 갔다. 중고등학교 쉬는 시간이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자습 시간마다 책을 읽곤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고전 문학을 읽어도 책의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과학 서적을 봐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나 자신을 보며 내가 정말 책을 통해 얻는 것이 있는가라는 불안감에 빠져들게 됐다. 사실 고전 문학을 분석하며, 책의 많은 내용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당시 나는 책을 많이 읽으면서 아는 것

78내림돌 | 이주형 기자 | 2024-03-22 18:24

한 사회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고도의 과학화기술화전문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과학기술적 전문지식은 공적 의사결정에서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회의 중요한 공적 의사결정을 오로지 과학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하는가? 과학기술적 전문지식을 탐구하는 행위 그 자체는 가치중립적인 행위이지만, 사회의 공적 의사결정은 정치적 행위이다.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의 공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순간 전문가들의 의사결정은 과학적 논리만이 아니라 정치적 논리의 지배를 받는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정치적 논리의 핵심은 민주주의이다. 전문가주의는 본질적으로 민주주의와 대립과 긴장의 관계에 놓여있다. 전문가들에 의한 공적 의사결정을 주장하는 전문가주의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공적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동등한 참여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로 인해 비과학적인 ‘잘못된’ 결정이 내려져 공동체에 해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중우정치’라는 이름으로 고대 아테네에서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제기되어온 민주주의의 약점이다. 자기 스승이

사설 | times | 2024-03-22 18:22

만화/만평 | times | 2024-03-22 18:16

만화/만평 | times | 2024-02-29 20:13

이 영화는 크리스 워싱턴이라는 한 흑인 남성이 여자친구의 가족인 아미티지 집안에 초대받아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영화는 극의 초중반 내내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초대된 후에도 계속해서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며, 주인공과 관객들의 긴장 수위를 높인다. 이는 극의 말미에 가서야 해결된다. 다시 말하자면 극의 초중반은 서스펜스로 관객들의 긴장 수위를 조절하고, 극의 후반은 클리셰로 느껴질 수 있는 스릴러의 문법을 따르고 있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소재는 참신하다. 기존의 사회 문제와 관습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점은 다른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점이다. 감독은 새로운 소재를 영화에 사용하기 위해 극이 진행되는 동안 영화의 설정을 정당화한다. 이는 점차 쌓이다가 숨겨진 전말이 드러날 때 그 효과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이 영화는 미국 작가 조합이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각본’에서 이터널 선샤인을 제치고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화를 다시 볼수록 숨겨진 부분이 눈에 보이며 완성도가 매우 높은 영화임을 느낄 수 있다. 여러 번 반복 관람을 하면 보이지 않던 미장센이 보이며 감독이 전하는 숨겨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인이라서

포스테키안의픽 | 이재현 기자 | 2024-02-29 20:06

어느 날 학과의 선배 교수님께서 내게 책 한 권을 선물하셨다. 한국계 미국인 과학자이자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인 캐럴 계숙 윤이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을 주제로 쓴 ‘자연에 이름 붙이기’라는 책이었다. 책 표지가 아름다웠고, 제목 또한 흥미로웠기에 나는 금세 호기심을 가지게 됐다. 이 책은 생명의 분류에 기본이 되는 수많은 규칙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자연의 체계’라는 생명의 세계 전체를 체계화한 칼 린나이우스(칼 린네)로부터 △수리분류학 △분자분류학 △진화분류학으로 이어지는 분류학의 발전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동시에 사람들이 자연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 분류학이 과학기술의 진보를 통해 점차 분류학자들의 주관적인 분류로부터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현대분류학으로 발전했고, 이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이 객관적이지만 불행히도 우리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생명의 세계와 단절시키는 비극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단적인 예는 바로 ‘물고기의 죽음’이다. 진화분류학적으로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해서 정확한 분류군이 아니다. 진화분류학은 생명 진화 계통수 하나의 완전한 나뭇가지, 즉 한 조상의 모든 후손을 포함하고 다른 것은

노벨동산 | 김종흠 / 생명 조교수 | 2024-02-29 20:04

삶을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무언가를 시작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렇게 주어진 기회를 누군가는 용기 있게 자신의 프로세스에 스케줄링 해놓는 반면, 누군가는 실패의 가능성을 두려워하며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 부정적인 끝에 대한 각인된 공포가 시작 자체를 반사적으로 막는 것이다.요즘 사회는 끝의 형태가 실패인 것에 상당히 박해진 것 같다. 사람들은 시작하면 그것이 반드시 성공적인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 있으며, 실패할 바에는 시작도 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나도 이러한 유형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관심 분야가 비슷한 친구들과 함께 원래 하던 R&E 외에도 1개를 추가로 진행했다. 하지만 학업적인 부분과 연구 활동의 무리한 병행으로 인해 정신적인 피로가 곧 육체적인 적신호로 나타나게 됐다. 결국 새로 시작한 R&E를 완전히 마무리하지 못하고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같이 R&E 활동을 시작한 친구들과 선생님을 향한 미안한 감정과 함께 나 스스로에게 크게 실망했던 경험이었고, 이에 따라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게 됐다.“게임을 즐긴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게임 내의 어떤 목표에 대해서 플레이

지곡골목소리 | 김준서 / 컴공 21 | 2024-02-29 20:02

누군가 우리대학만의 가장 특별한 차별점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필자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향한 아낌없는 지원’이라고 답할 것이다. 학생들이 국내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해외에서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학교에서 매년 마련해 주는 Nobel Week, CES와 같은 프로그램에 더불어 많은 학생에게 주어지는 충분한 금전적·물질적 지원은 우리대학에서가 아니면 좀처럼 누릴 수 없는 혜택임이 틀림없다.필자는 작년 새내기새로배움터 때 웰컴 패키지 상자와 VR 기기를 받고 기뻐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열심히 자랑하고, 분반 친구들과 VR 게임을 함께 즐겼던 경험이 생각난다. 갓 입학한 24학번 새내기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 역시 웰컴 패키지일 것이다. 훨씬 종류가 다양해진 우리대학 굿즈부터 △아이패드 △애플 펜슬 △에어팟까지 기사에 실린 신입생 웰컴 패키지 목록을 보고 정말 부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올해 웰컴 패키지는 획기적으로 발전한 점이 눈에 띄었다. 그중 다른 무엇보다도 아이패드 지원이 필자에게 놀라움을 안겼다.지난 1년간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상당수의 학생이 수업 내용을 필기할 때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을 이용한다고 느꼈다. 필자 역시 교수님의 PPT 자료를

독자리뷰 | 문준성 / 무은재 23 | 2024-02-29 20:01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한다. 우리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결정을 내리지만, 때로는 합리적이라고 여겼던 결정이 사실은 편협한 시각과 제한된 정보로부터 비롯된 것일 수 있다. 특히 현대 세대에서 개인주의적 가치관의 팽배로 자신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졌다. 하지만 이런 가치관은 우리가 인생에서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살아갈 필요가 있음을 간과하게 만든다.현대인에게 △공동체주의 △종교 △도덕과 같은 것은 살아가는 데 걸림돌이 될 뿐이다. 많은 사람은 이를 비합리적이라 규정하며 공동체보다 개인을, 종교보다 세속적 삶을, 시답잖은 도덕보단 개인의 안위를 중시하곤 한다. 실제로도 주변을 보면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은 단기적인 성공과 이익을 위해 노력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 이와 같은 태도는 공동체의 유지에 해악을 끼치며 결과적으로 자신도 그 영향을 받게 된다. 하지만 비합리적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우리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윤리적 토대로 기능해 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우리 인류는 지금껏 사회 공동체를 유지하고 개인은 공동체에 속해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발전해 왔다.

78오름돌 | 이재현 기자 | 2024-02-29 20:00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릴 때면 내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나의 지난 1년 또한 그랬다. 수시 원서 접수 직전이 돼서야 눈에 들어온 우리대학에 다니게 됐다. 수능을 치르고 대학 입시를 1년 더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합격’은 일종의 안심이자 구속이었다. 어릴 때부터 언제나 막연하게 공학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과거의 내가 정한 길에 현재의 내가 갇혀 새로운 꿈을 펼치지 못하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대생’이 되자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을 느꼈다. 그래서 일단은 가능한 선에서 원하는 것을 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지난 1년간 포항공대신문사와 연극동아리에서 활동했고, 겨울방학에는 2024 새내기새로배움터준비위원회에서 신입생들이 우리대학에서 경험하게 될 첫 행사를 준비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솔직히 말해 나의 자아정체성이 형성될 무렵부터 지난해 여름까지 나는 ‘인간은 언제나 혼자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어떤 사람에게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는 고등학교 때보다 더 깊은 인간

78내림돌 | 오유진 기자 | 2024-02-29 19:59

2024년 1학기가 시작됐다. 겨울을 묵묵히 잘 견뎌온 나무의 잎에서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봄은 오고 있지만 최근의 여러 상황은 봄이 아닌 깊은 겨울 속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 현상과 이에 따른 학교들의 폐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라는 말처럼 수도권에서 먼 남쪽 지역의 대학들부터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경고의 말들이 횡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수도권에서 매우 먼 거리에 있는 우리대학에도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도 고려의 대상이다. 우리대학에는 여전히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지만, 우수한 인재들이 의료계에 쏠려 우리나라 과학의 미래를 선도할 대학의 지원자들은 줄어들 것이요, 기존 학생들마저 이공계로부터 눈을 돌리게 될까 염려스럽다.이러한 위기의 상황에서 ‘포스텍 2.0’으로 불리는 제2 건학 추진 계획이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2033년까지 총 10년간 1조 2천억 원이라는 사업예산이 혁신적인 방안으로 우리대학의 여러 분야에 투입돼 새로운 도약을 위해 쓰일 예정이라 하니 큰 기대를 하게 만든다.그렇다

사설 | times | 2024-02-29 19:58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이란 무엇보다 건강에서 찾을 수 있다’, ‘재산을 모으기 위해 건강을 해치지 마라, 건강이 곧 재산이다’ 등의 명언들을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보아 건강은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하다. 그렇다면 건강이 중요한 까닭은 무엇일까? 나는 그 이유로 본인이 아프면 일상이 어그러지고 돈이 많이 들며, 주변 사람들에게 염려를 끼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아픈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것이다. 안정적인 삶을 중요시하는 나는 일상에 악영향을 미치는 아픔이 더욱 싫다.며칠 전, 나는 몸이 몹시 좋지 않았다. 기침이 끊이지 않았으며 콧물도 계속 훌쩍거리고, 열은 38.9도까지 올라갔다. 병원에 가서 검사해 보니 B형 독감이었고, 수액과 주사를 맞았다. 독감에 효과가 좋은 약을 써 다음 날 바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었지만, 아플 때 새내기새로배움터준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으며 계절학기 강의 또한 듣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주사를 맞은 약의 효과는 좋았지만 무척 비쌌으며, 근처에 병원이 없기에 택시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당연하게도 아프다는 것은 좋지 않다. 우리대학에서는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지곡골목소리 | 김근형 / 반도체 23 | 2024-02-03 15:39

대학생이 된 후 체감한 큰 변화 중 하나는 이메일을 확인해야 할 때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고등학생이었을 적에는 학업에만 몰두하면 됐지만, 대학생이 된 지금은 에브리타임, Povis 교내회보 및 Student Notice Board를 비롯한 여러 플랫폼을 통해 중요한 정보를 얻을 필요를 느낀다. 그중에서 학교 이메일은 내가 애용하는, 정확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수단이다.기사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반수의 학생은 교내 소식을 확인하기 위해 학교 이메일을 이용한다고 한다. 이메일을 통해 △시설 사용 제한 안내 △행사 일정 △특강 △공모전 △타대학 계절학기 모집과 같이 생활과 자기 개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PLMS와 연결돼 △과제 제출 △수업 공지 △채점 공지 소식들도 받을 수 있다. 받은 편지함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위 정보를 모두 얻을 수 있다는 간편함이 많은 학생이 학교 이메일을 활용하게 만드는 이유인 것 같다. 하지만 편리함이 장점인 이메일도 필요성에 따라 분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당장 수신함을 확인해 보면 교내회보 수신 서비스를 해지하지 않은 이상 각종 세미나, 워크숍과 같이 학생 개개인에게 필요 없거나 관심이 없을지

독자리뷰 | 이정민 / 무은재 23 | 2024-02-03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