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을 찾아온 해외자매대학 학생들
우리대학을 찾아온 해외자매대학 학생들
  • 김희진 기자, 정유진 기자
  • 승인 2017.11.0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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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모교 이야기

▲최근 3년간 우리대학을 찾아온 해외자매대학 교환학생 수
가을 학기가 시작되자 봄 학기에 동고동락했던 동기, 선배, 후배가 단기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졌다. 그 주인공은 바로 우리대학으로 단기 유학을 온 해외자매대학(이하 자매대학) 출신 학생들이다. 우리대학은 현재 29개국 109개의 해외 대학과 학술교류 협정을 맺고 활발하게 교류 중이다. 이번 연도 가을 학기에는 64명의 자매대학 학생들이 우리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정규 학기 자매대학 교환학생의 수는 2015년의 48명, 2016년의 50명에서 2017년에는 88명까지 증가했다. 우리대학의 국제적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교환 학생 수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번 학기에는 교류협정을 체결하고 있었으나 오랜 기간 우리대학으로 유학을 오지 않았던 러시아와 캐나다 대학들에서도 교환 학생이 오면서, 우리대학 학우들이 유학할 수 있는 학교들이 더 많아졌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우리대학 학생들이 유학할 수 있는 자매대학들을 소개하고자 자매대학 출신 학생들을 인터뷰했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Samira Kotte(사미라): 독일 출신으로, 현재 베를린공과대학교(Technical University of Berlin. 이하 TU Berlin)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있다.
Aleksei Bochkov(알렉세이): 러시아 출신으로,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주립대학교(Saint-Petersburg State University. 이하 SPbSU)에서 기계 공학을 전공하고 있다.
Stephanie Broden(스테파니): 미국 출신으로, 현재 일리노이 대학(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이하 UIUC) 3학년으로 기계 공학을 전공하고 있다.

우리대학과 모교의 생활과 문화의 차이점에는 무엇이 있나
사미라: 포스텍과 TU Berlin은 완전히 다르다. TU Berlin에는 캠퍼스가 없다. 기숙사도 없고 몇 개의 건물이 도시 내에 띄엄띄엄 있다. 포스텍은 TU Berlin보다 동아리가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것 같다. 또, 최근 있었던 포스텍-카이스트 학생대제전을 다녀왔는데, 대학끼리 E-Sports, 해킹 실력 등으로 경쟁하고 즐기는 것이 신기했다. 독일 대학 내에서는 순위를 매기지 않아서 경쟁을 통해 교류하진 않지만, 정원 가꾸기와 같은 활동을 하며 다른 대학과 소통한다.
알렉세이: SPbSU는 포스텍과 마찬가지로 캠퍼스가 있다. 포스텍처럼 학생들끼리 도우며 같이 생활하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SPbSU에 비해 포스텍은 동아리와 스포츠에 대한 지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테니스 코트, 축구장을 비롯해 다양한 운동을 위한 강당이 있는 데 만족한다. SPbSU에는 이런 시설이 있긴 하지만 별로 좋지 않고 다양성도 부족하다. SPbSU에서는 수업을 강의와 세미나로 나눈다. 강의는 교수님께 지식을 얻는 것이고, 세미나는 교수님과 토론하며 문제를 푸는 것이다. 포스텍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행사를 자주 하는데, SPbSU도 주말, 휴일마다 행사를 진행한다. 예를 들면 신입생들이 들어왔을 때, 그들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행사를 한다.
스테파니: 포스텍과 UIIC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규모다. UIUC에는 약 45,000명의 학생이 있고 공학 분야 외에도 다양한 전공이 있다. 학교에는 1,500개가 넘는 단체가 있을 정도로 많은 동아리와 활동들이 있고, 포스텍보다 훨씬 크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에는 국경 없는 엔지니어(Engineers without Borders: EWB), 여성 공학기술인협회(Society of Women Engineers: SWE), 알파 오메가 엡실론 클럽(Alpha Omega Epsilon Sorority)이 있다. EWB에서는 외국에서 진행하는 공학 프로젝트 완수에 중점을 두고 있고, SWE에서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분야에서의 여성 지원 및 모집에 관한 일을 한다. Sorority에서는 여학생들끼리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고 재미있는 일들을 함께한다는 점에서 앞의 두 활동과는 조금 다르다. Sorority에 대응되는 남학생 단체로는 Fraternity가 있다.

우리대학과 모교 전공 수업의 차이점에는 무엇이 있나
사미라: TU Berlin에서는 포스텍보다 컴퓨터의 이론적인 부분을 더 자세히 배운다. 논리와 생각하는 방식을 주로 배우며, 실습에 시간을 덜 들인다. 교과목은 꽤 비슷하지만 언어 처리 프로그램 수업은 독일에서 본 적 없는 것이다. 포스텍은 과제 수가 많고 조별과제도 많지만, TU Berlin은 자주 제출을 하진 않지만 어려운 과제들을 준다.
알렉세이: 전반적으로 SPbSU에서 배우는 전공 수업은 포스텍에서 배울 수 있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현재 수강 중인 과목 중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다른 점을 꼽자면, 포스텍은 실용적인 공학에 초점을 맞춘다면 SPbSU에서는 이론적인 것과 과학을 중점으로 배운다.
스테파니: 전반적으로 UIUC에서 가르치는 전공 관련 내용은 포스텍에서 가르치는 내용과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UIUC에서는 거의 모든 공학 수업에서 랩 실험을 강조해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다. 이 점은 수업 강의가 매우 크고, 수업 외에 교수와 이야기할 기회가 적은 점을 보완해준다. 또 다른 점은, 미국 대학은 전공과 관련이 있거나 없어도 되는 부전공을 선택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내 전공은 기계 공학이지만 부전공은 연극과 공연 예술이다. 부전공은 추가 수업을 더 이수해야 하지만, 이력서에는 의미 있는 내용이 추가된다.

모교로 단기유학을 가고 싶은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나
사미라: 독일에 있는 학교들은 각자의 특성이 매우 강하긴 하지만 TU Berlin에 한해서 말하자면, 독일인들은 18살이 되면 독립하는 경우가 흔해 독일 내에 거주지가 많이 부족하다. 그 때문에 유학을 오게 된다면 살 곳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TU Berlin는 수도에 있고 기숙사가 없으므로 더욱 힘들다. 학교에서 교환 학생을 위해 숙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므로 그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좋을 것이다. 독일 유학에 독일어는 필수적이지 않다. 젊은 사람들은 영어를 많이 사용한다. TU Berlin에서 진행하는 교환 학생 프로그램은 정기적이고 잘돼있다. 보통 한 학기를 교환 학생으로 다니지만, 두 학기도 가능하다. 먼저 유학했던 이들의 조언을 듣는 프로그램도 있고, 여름방학에 짧게 다녀오는 경우도 있으니 확인 후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고르면 좋을 것이다.
알렉세이: TV에 나오는 정치적 이슈들 때문에 러시아로 유학 가는 것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의 마음은 열려있다. 러시아가 매우 넓기 때문에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유학 생활이 많이 다를 것이다. SPbSU가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에서 가장 유럽 같고 아름다운 도시로 사람들이 영어를 많이 할 줄 아는 반면, 다른 도시에는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없다. 러시아어를 할 줄 안다면 어디를 가든 상관없지만, 아니라면 영어를 많이 사용하는 도시로 가야 할 것이다. 러시아 치안에 대해 걱정할 수 있는데, 한국보다 치안이 좋지는 않지만, 범죄자들의 도시는 아니다. 오히려 여러 문화가 모이는 곳으로,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스테파니: 내가 하고 싶은 조언은 여러 단체에 많이 참가하라는 것이다. Sorority와 Fraternity를 포함해 다양한 단체에 가입할 기회가 많다, 일부 단체들은 유학생, 특히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도 한다. 과외 단체 활동은 많은 미국 학생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좋은 기회다. 또한, 적어도 한 번은 미식축구 경기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대학 미식축구 경기는 미국 대학 문화의 큰 부분이며 정말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다. 미국은 매우 넓은데, 미국 대중교통은 한국처럼 좋지 않고 비행기로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도 아주 비싸다. 따라서 미국의 특정 부분을 보고 싶다면 그 지역에 가까운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플로리다의 해변을 방문하고 싶다면 미시간 대학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미국 문화에 적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에는 팁과 판매세 같은, 한국과는 다른 점들이 있다. 이런 것들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