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들이' 중앙집행위원회 사업의 현주소
'너나들이' 중앙집행위원회 사업의 현주소
  • 박준현 기자, 박지후 기자
  • 승인 2017.10.11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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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일간의 사업들을 되돌아보다

▲'너나들이' 중앙집행위원회의 사업 일부
지난 1월 1일 제31대 학부총학생회 ‘너나들이’가 출범한 이후로, 너나들이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위)는 우리대학 학우들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탄탄대로를 걸은 것은 아니다. 지난달까지 중집위에서 추진한 수많은 사업 중 △버스 대절 △간담회 △교류 캠프 △토론회 사업의 경과에 대해 알아보고,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버스 대절 사업의 시작은 지난 1월 16일 설 연휴 버스 대절 수요조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집위는 설 연휴 동안 귀성하는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편의를 위해 포항과 서울·대전·광주를 왕복하는 버스를 대절하고자 했다. 따라서 버스 대절 사업에 대한 수요조사를 진행했지만, 신청 인원이 최소 인원에 미달해 사흘 후 대절 취소가 공지됐다. 같은 취지로 지난달 18일 추석 연휴 버스 대절 신청이 이뤄졌지만, 역시나 신청 인원이 부족해 아흐레 만에 대절 취소가 공지됐다.
중집위에서 추진한 간담회로는 △근로자 간담회 △총장 간담회 △입학학생처장 간담회가 있다. 근로자 간담회는 4월 26일에 청소 근로자, 4월 28일에 복지회 근로자를 만남으로써 성사됐다. 그러나 5월 총학's day로서 진행된다던 총장 간담회는 5월 17일 학우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후로 더 이상의 공지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총장 간담회는 잠정적으로 미뤄졌다가, 지난달 28일 입학학생처장 간담회가 성황리에 끝나고 나서야 본격적인 진행이 재개된 상황이다.
다른 대학들과의 교류 캠프로는 UNIST와의 농촌봉사활동, 서울교육대와의 연합교육 봉사활동, 서울대 공과대학(이하 서울대 공대)과의 공학 캠프가 추진됐다. UNIST, 서울교육대와의 교류 캠프는 문제없이 진행됐지만, 그 결과에 대한 공지가 없어 학우들은 소식을 전혀 알 수 없었다. 또, 서울대 공대와의 교류 캠프는 신청 인원이 부족해 취소됐지만, 중집위는 이 사실 역시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지난달 5일에는 ‘수강신청,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안내됐다. 하지만, 토론회는 시작 예정 시각이 지난 후에야 참여할 패널을 모집하지 못해 무산됐다는 공지가 이뤄져 많은 참관인의 아쉬움을 샀다.
앞서 살펴본 사례들에서 알 수 있듯, 몇몇 사업이 순탄치 못했던 데에는 공통된 원인이 있다. 행사에 대한 불충분한 홍보, 행사 자체의 기획 문제, 진행 상황 및 결과에 대한 공지 결여, 그리고 학우들의 참여 부족이다. 중집위가 달려온 지도 어느덧 300일이 돼가는 지금, 이를 해결할 방법에 대한 고민은 더 미뤄질 수 없다.
앞서 ‘너나들이’ 중집위의 사업 중 일부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원인으로 꼽힌 점은 △불충분한 홍보 △행사 자체의 기획 문제 △진행 상황 및 결과에 대한 공지 부족이다. 각 문제점에 대해서 어떤 행사에서 어떤 문제점이 발생했고, 어떤 대안이 있을지 살펴보자.

사업 홍보, 과연 최선을 다했나?
중집위가 학우들에게 사업을 홍보하는 방법은 △‘POSTECH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POSTECH 총학생회’ 카카오톡 옐로아이디 △POVIS 학생 라운지 △학생회관, 무은재기념관 등에 포스터 게시 △정기 간행물 ‘보라’를 꼽을 수 있다. 카카오톡 옐로아이디를 통해 공지되지 않은 일부 행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집위 사업은 앞서 말한 여러 방법을 통해 홍보된다. 그런데도 학우들의 참여가 부족해 UNIST와의 농촌봉사활동의 경우 참가자 연장 모집을 여러 번 진행했고, △영화 ‘눈길’ 단체관람 △서울대 공대X포스텍 교류캠프 △수강신청 토론회의 경우 참가자 부족으로 행사가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고운(생명 15) 중집위원장은 ‘중집위가 매년 가지고 있는 큰 숙제’라며 ‘29대 총학생회부터 중집위를 했었지만 해마다 해결 되지 않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또 “중집위에서는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썼다고 보고 있기에 홍보를 열심히 한다는 해결 방안만을 가지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외에도 중집위는 동영상 제작을 통한 사업 홍보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중집위가 과연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업을 홍보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포항공대신문은 ‘서울대 공대X포스텍 교류캠프’에 신청했으나 행사 무산으로 참여하지 못한 한 학우를 인터뷰했다. 해당 학우는 “중집위에서 주로 보라나 페이스북을 이용해 홍보하는 것 같은데 이들만 고집하지 말고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단체 문자를 발송하는 방법 등을 이용하면 더 많은 학우가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학우들의 의견과 같이 중집위가 선택할 수 있는 홍보방법은 충분히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지원팀을 통해 학부생 모두에게 전체 메일을 발송할 수 있으며, 학부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과, 분반, 동아리 등의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중집위 사업을 홍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그동안 이용하지 않았던 홍보방법들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학우들이 더더욱 중집위의 사업에 관심을 끌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행사의 기획 문제
홍보뿐만 아니라 행사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는 사업들도 있다. ‘5월 총학's day’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총장 간담회’는 이를 위한 설문조사 링크가 공지됐으나 정작 간담회는 진행되지 못했다. 이는 사업을 확정 짓지 못한 상태에서 기획한 것을 섣불리 공지했기에 만들어진 상황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5월 총학's day’의 경우는 미흡한 점이 많았기에 할 말이 없다”라며 “‘9월 총학's day’를 맞아 진행된 입학학생처장 간담회를 한 후 이것을 토대로 총장 간담회로 나아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무산된 사업 중 하나인 ‘영화 ‘눈길’ 단체관람’과 ‘서울대 공대X포스텍 교류캠프’는 기획 기간과 준비 기간이 짧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영화 ‘눈길’ 단체관람의 경우 포항 CGV 측에서 갑작스럽게 제안이 와 사전 준비 기간과 홍보 기간이 짧았다. 서울대 공대X포스텍 교류캠프 역시 갑작스럽게 이야기된 상황이라 이전에 이미 예산 편성까지 마친 UNIST와의 농촌봉사활동이나 서울교대 연합교육 봉사활동과 달리 행사 2주 전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예산 경정이 이뤄졌다. 갑작스러운 계획으로 인해 ‘서울대 공대와의 교류캠프는 캠프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시간이 부족했고, 결국 참가자의 부족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진행 상황 및 결과에 대한 공지 결여
앞서 말한 행사들처럼 행사가 무산됐을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르게 행사 취소에 대해 알리고 그 문제점에 대해 다방면으로 피드백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도 중집위의 대응은 조금 아쉬웠다.
‘서울대 공대X포스텍 교류캠프’의 경우, 참여자 부족으로 무산됐으나 이에 대해 페이스북, 옐로아이디 등을 통한 공지는 없었다. 이 위원장은 “참여를 신청한 학우들에게 빨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개별적으로 문자로 연락했다. 페이스북에 공지를 올리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신속한 연락은 바람직한 대응이었지만, 행사 취소를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았기에 이 사업에 관심을 가지던 학우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히, 행사 취소에 대한 학우들의 피드백은 이루어지기 어려웠다.

▲지난달 20일로 예정됐던 수강신청 토론회 포스터

‘9월 수강신청 토론회’에서는 행사 취소와 함께 느린 공지가 문제가 됐다. 이 행사는 패널 참여자 부족으로 인해 연기 끝에 취소되고 이달에 다시 열릴 계획이다. 지난달 13일로 예정됐던 토론회는 페이스북 또는 카카오톡 옐로아이디를 통한 공지가 전혀 없었다. 20일로 미뤄진 토론회 또한 행사 시간이 지난 후에 취소 공지가 이뤄져 참관을 위해 행사 장소를 찾은 학우들이 불편을 겪었다. 참가자 개별 연락이라는 공지 방법이 신청 없이 참가하는 참관인들에게는 효과적이지 못한 전달 방법이었던 것이다.
‘5월 총학's day’에 진행될 예정이던 총장 간담회는 앞서 말했듯이 설문조사만 진행되고 그 뒤로 어떠한 공지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행사를 기다리던 많은 학우들은 5월 이후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전혀 알 방법이 없었다.
잘 진행된 사업들에서도 공지의 아쉬움은 남는다. 일부 행사들은 충분한 참가자가 모여 성공적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를 알기 어려웠다. 예를 들면, 교류캠프와 같은 행사의 경우 행사 당시 참가자 사진 등이 포함된 결과 보고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간담회 및 설문조사의 경우는 행사 종료 후 행사에서 나온 여러 의견과 통계를 알기 좋게 정리해 놓았으면 더 바람직했을 것이다.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학우라 하더라도 총학생회 회원이므로, 간담회 및 설문조사에서 나온 여러 의견을 알 권리가 있다. 또한, 이들은 이번에는 참가하지 않았더라도 행사가 잘 진행된 것을 보고 앞으로 유사한 행사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을 수 있는 예비 참가자이므로 행사 결과에 대해 잘 알릴 필요가 있다.

학우들의 인식도 문제
중집위에서 진행하는 사업 중에는 학생들의 참여가 필수적인 사업들이 다수 있으며,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학 당국에 전달해야 하는 조사도 많다. 이런 필수적인 사업들에 대해서는 총학생회의 효과적인 홍보와 기획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우들의 자발적인 참여다. 일반 학우 중 대부분은 중집위 사업에 대해 공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거나 나서기를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학우들까지도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홍보와 기획을 통해 이끄는 것이 중집위의 역할이겠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일반 학우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태도가 밑받침된다면 더 다양한 행사의 기획이 가능할 것이며, 행사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질 것이다. 그러므로 앞서 언급했던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던 여러 사업에 대해서 무관심하거나 비협조적으로 반응하지는 않았는지 학우들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도 있다.

기사를 마무리하며
이번 기획기사의 목적은 총학생회장단 또는 중집위를 비난하거나 공격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총학생회 사업 중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부분을 찾고, 대안을 찾음으로써, 소통 및 학우 참여 측면에서 총학생회 사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또한, 이번 기사가 사업에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일부 학우들의 생각을 바꾸고, 몇 달 후 선출되고 구성될 새로운 총학생회장단과 중집위가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