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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잡힌 고기”가 행복하려면?
[389호] 2017년 10월 11일 (수) . .
이 글에서 “그물에 잡힌 고기”는 우리 포항공대 캠퍼스에서 함께 얽혀 살아가고 있는 학생, 직원, 연구원, 교수 등 모든 구성원을 의미한다. 우리 구성원 대부분 포항 출신이 아니고, 포항공대가 가진 매력의 그물에 사로잡혀 포항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항상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오고 나가는 대학으로서 우리 포항공대는 항상 좋은 고기를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의무이다.
여기에서 환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우리 “이미 잡힌 고기”는 포항공대에서 과연 행복한가라는 질문이다. 우리는 “이미 잡힌 고기”의 행복한 삶을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행동에 옮기고 있는가? 아니면 “새로 잡을 고기”를 어떻게 낚을지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는가? 혹은 고기를 담고 있는 “포항공대”라는 배의 안전, 성능 향상 등에만 관심이 있는가?
2017년 대학 통계에 따르면 우리대학 캠퍼스에는 학부생 1,449명, 대학원생 2,139명, 연구원 611명, 교수 281명, 직원 250여명, 모두 합쳐서 4,730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작은 대학이라고 하지만, 약 5천 명의 인원은 절대 적은 수가 아니다. 또 대학의 특성 상 매년 많은 수의 구성원이 떠나가고 또 새로 들어온다. 이렇게 늘 변하는 5천 명의 구성원의 삶의 질과 행복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우리대학은 항상 어떤 형태로든 발전을 이야기한다. 교육, 연구, 봉사, 특히 요즘은 가치 창출 등 다양한 관점에서 현재보다 더 향상된 포항공대를 지향한다. 하지만 재직 기간 동안 한 번도 “더 행복한 구성원”을 위한 정책이나 담론을 들어본 기억이 없다. 요즘 문득문득 과연 구성원이 행복하지 않은 집단, 혹은 행복하지 않은 구성원이 많은 집단이 과연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일례로, 우리대학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이 행복하지 않아서 후배들에게 대학원 진학을 말린다면 우리대학은 그래도 발전할 수 있을까? 실제로 그런 글이 가끔 포비스 게시판에 보이곤 한다. 교수, 연구원, 직원이 우리대학과 여기에서의 삶에 불만에 가득 차서 밖에 나가서 우리대학 험담을 하고 다닌다면 과연 우리는 우수한 전문 인력을 수급할 수 있을까? 특히 지방에서 양질의 인력을 구하는 것이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진 현실에서. 
우리대학은 대한민국과 참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지난 30년간 구성원을 채찍질하며 쉬지 않고 달려왔다. 우리대학이 짧은 기간 내에 국내외에서 선례를 찾기 쉽지 않을 정도의 성공을 거둔 데에는 그러한 구성원의 노력과 희생이 바탕이 되었음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초창기부터 우리대학에서 근무하거나 공부한 교직원 및 졸업생은 이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또 그들은 그럴 자격이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돌아보면 구성원의 피로도도 쌓이면서 지쳐가고 혹은 대학에서 기대하는 바를 맞추지 못해 불행한 구성원도 생기는 것 같다. 대학이 오래되어 가다 보니 옛 기준으로 만들어 놓은 여러 철학, 제도적인 모순점도 많이 있을 수 있으나, 이를 수정하기 보다는 관성적으로 그대로 다 안고 가면서 구성원을 옥죄는 모습도 가끔 보인다. 향후 30년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여기서 한 번쯤은 뭔가를 정비하고 가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 
우리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학생은 다른 대학 학생에게, 직원은 다른 대학 직원에게, 교수는 다른 대학 교수에게 우리대학이 가장 “행복”한 곳이라고 마음에 거리낌 없이 자랑할 수 있고, 이러한 구성원의 행복과 자부심이 대학 발전과 우수한 인력 유입의 원동력이 되는, “그물에 잡힌 고기가 행복한” 대학이 될 수는 없을까? 이를 위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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