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졸업했다고 다 연구소 가니?(2)
공대 졸업했다고 다 연구소 가니?(2)
  • 공환석 기자
  • 승인 2017.09.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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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길을 걸어간 그들의 이야기

     ▲입학사정관 최병일(기계 02) 동문
졸업 후 이공계 진로 대신 입학사정관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석사 졸업 후 취업을 생각하면서 내가 잘하고, 좋아하며,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신문을 통해 그 당시 처음 소개된 입학사정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됐다. 운 좋게도 졸업할 무렵 우리대학에서 입학사정관을 채용하고 있었고, 그것을 계기로 본교 입학사정관으로 합류했다.

학창시절의 다양한 경험이 입학사정관을 하는 데 어떻게 도움 됐나?
모교 출신 입학사정관이기 때문에 입시 관계자(고등학생, 학부모, 고교 교사)들에게 대학 입시뿐만 아니라 학부 생활 및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학생 대부분은 실제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고 연구하는지와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해 궁금해한다. 이 때문에 나와 친구들의 경험들을 구체적으로 들려주면서 대학 생활에 대한 고등학생들의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또한, 학부 시절 새준위(새내기준비위원회), 코러스(합창 동아리), 분반장 활동 등으로 인연을 맺은 지인들을 통해 대학 홍보 소재를 발굴하고 있다.

우리대학을 졸업한 동문으로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기분이 어떤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다른 입학사정관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내게는 후배들을 선발하는 의미도 있다. 지금의 지원자들처럼 십여 년 전 우리대학 입시를 치렀기 때문에 묘한 동질감도 느낀다. 나 역시 우리대학에서 수많은 기회와 관심, 지원을 누렸기 때문에 우리대학 입학이 무엇을 뜻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내 앞에 있는 지원자가 과연 이 소중한 기회에 걸맞은 사람인지 고심한다. 이렇게 높은 눈높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다른 입학사정관보다 나의 평가가 박한 편이다. 그것 때문에 팀 내에서는 ‘왕소금’이라는 말을 듣곤 한다.
우리가 선발한 학생들을 캠퍼스에서 마주칠 때가 있다. 학생들이 대학에 만족하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뿌듯하다.

진로 선택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세상에는 다양한 길이 있다. 남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 역시 혼자 다른 선택을 해서 걱정했다. 남들에게 내가 어떻게 비칠까 걱정하면서, 사람 대부분이 하는 선택을 따라 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우리에게 무관심하다. 대다수 사람이 선택하는 길에 편승하기보다는 본인이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 길로 당당히 걸어가길 바란다. Follow your heart!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책 ‘보통의 존재’에서 “조언이라는 건 결국에 자기 자신한테 하는 이야긴 거 같다”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가끔 지인들에게 하는 조언이 결국 나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본인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