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친일파 재산 환수 문제, 지속해야 할 독립 유공자에 대한 예우
반복되는 친일파 재산 환수 문제, 지속해야 할 독립 유공자에 대한 예우
  • 백승헌 기자
  • 승인 2017.09.20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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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에서 한 PD가 친일파의 후손과 독립운동가 후손의 집을 비교한 사진이 화제가 됐다. 친일파 후손의 집이 높은 담장에 둘러싸인 반면, 독립운동가 후손의 집은 낡고 허름했다. 모든 친일파 후손이 독립 유공자 후손과 대조되게 잘 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많은 독립 유공자와 그 후손들이 제대로 된 처우를 못 받고 있다는 모습에 많은 사람은 공감했다.
우리나라는 1948년부터 1년 동안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친일파 청산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죄질이 나쁜 5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이 무기징역 이하로만 처벌받았고 당시 국내 정치적 상황에 의해 조사 단체가 와해됐다. 청산이 온전하게 이뤄지지 못한 탓에, 이후 국내 주요 관직에는 친일세력이 다수 분포하게 됐다.

▲독립유공자 세대별 월 개인소득(출처: 한국리서치)
한편 2000년대가 되면서 대표적인 을사오적 중 한 명인 이완용의 후손이 약 30억 원 가치의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소송을 통해 되찾자, 친일 재산을 환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마침내 2004년 ‘일제 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과 다음 해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 논란 끝에 제정돼 ‘대한민국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4년간의 활동을 거쳐 친일파 1,005명을 발표했다. 이후 2010년 친일파 168명의 재산 일부를 환수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 환수는 없었고, 여전히 많은 친일파의 재산이 남아있다.
친일파 재산은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친일파 재산은 크게 문화재, 현금과 같은 동산과 부동산으로 구분되는데, 부동산은 예전부터 문서로 남아있어 일부 추적이 가능했지만, 동산의 추적은 거의 되지 않았다. 그나마 남아있는 부동산 자료로 추적해 본 결과, 이완용이 광복 전까지 소유했던 부동산이 2,234만 m2였다. 이는 여의도 전체 면적의 7.7배로 4년 동안 친일파 168명에게서 환수한 전체 토지의 1.7배 규모였다. 이 토지들의 73%는 전북에, 27%는 서울과 경기에 있었다.
그런데 이완용 일가는 광복 직전, 소유했던 토지의 약 98%를 일본인들에게 팔아 현금화했고, 한국 전쟁을 거치면서 토지(임야) 대장이 없어졌거나 토지가 북한에 있어 추적이 되지 않았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공개된 친일 부동산 재산이 이 정도지만 이완용이 부동산을 현금화한 이후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환수한 이완용의 토지는 1만 928 m2로, 그가 소유했던 토지의 0.05%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처럼 숨겨져 추적이 불가능한 재산을 합치면 친일파 재산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독립 유공자의 후손은 넉넉지 못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 독립유공자와 후손들 모임인 광복회 회원 6,831명 전원을 대상으로 2015년에 조사한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월 개인 소득이 200만 원 미만인 경우가 전체의 75.2%였다. 하지만 설문에 참여한 많은 응답자가 연금생활자란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소득 수준이 2015년 우리나라 4인 가구 최저생계비(166만 8,329원)와 비슷하거나 이것보다 못해 빈곤층이 대다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적지 않게 대물림되고 있었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겪고 있는 가난과 서러움, 교육받지 못한 억울함, 그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현실을 그대로 두고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다”라며 독립운동가에 대한 처우 개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들의 희생을 잊은 채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광복절마다 친일파와 독립 유공자의 후손을 비교하며, 제대로 된 친일파 청산에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지만, 그 이슈는 광복절이 지나면 놀랍게도 조용해져 무관심해진다. 아직도 우리는 정작 광복절이 지나면 친일파 재산의 환수 문제와 독립 유공자 후손의 처우 개선 문제를 잊어버리는, 우리의 망각과 싸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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