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형산학술제 ‘맥빠진’ 잔치
2000 형산학술제 ‘맥빠진’ 잔치
  • 곽근재 기자
  • 승인 2000.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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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학교’ 모토로… 다양한 행사비해 참여 극히 저조

2000학년도 형산학술제가 10월 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5, 6일 양일간 우리 대학 전역에서 치뤄졌다.

이번 축제의 모토는 ‘가을학교’로, 소홀하기 쉬운 정을 느끼고,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가을을 느끼자는 뜻으로 정해졌다. 학교를 딱딱한 장소가 아닌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장소로 느끼기 위한 의도와 학술제적인 성격의 취지에 맞게 정해진 모토라고 형산제 준비 위원회(이하 형준위, 위원장 황재훈 전자 3)는 밝혔다.

형산제가 형산학술제로 변한 것은 3년 전부터다. 놀고 즐기기만 하는 주점축제만이 1, 2학기 동안 계속 되풀이 되었던 것을 벗어나 2학기 축제의 성격을 학술제로 바꾸어 주점을 없애고 학과별 행사를 갖는 등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올해도 학과별 행사의 취지에 맞게 각과의 성격에 맞게 화학과의 솔루션맛보기나 기계과의 계란떨어뜨리기, 재료과의 동전폴리싱, 컴공과의 프로그래밍 콘테스트 등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 대체로 무난히 이루어졌다는 평가였지만 학생들의 참여 저조하여 화합과 만남의 학교행사적 측면에서는 크게 성과를 거두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행사의 전체 기획을 맡은 형준위는 18명으로 구성, 1학기의 대동제의 해준위 26명보다 적고 축제 준비기간도 얼마되지 않아 행사 운영에 다소 차질이 있었던 것이 흠으로 지적되었다. 그래도 이들이 열심히 기획한 행사들은 학생들의 참여가 그나마 많았다. ‘거꾸로 강물을…’의 행사에서 김대식 학우의 전위예술을 방불케하는 행동과 신입생 분반 요리대회에서 신입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이번 형산제의 화제가 되었다. 그밖에 연못 이벤트나 난타78, 미션파서블2 등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 그리고 대동제 때 있었던 예전 88학번의 한아패(김태성)의 공연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80년대의 대학생 문화를 생각나게 하여준 의미있는 공연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참여는 대체적으로 미미했다. 행사를 준비한 주원철(화공 1)군은 “많은 준비를 했는데, 사람이 얼마 오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안타까워하였다.

FOCUS에서 준비한 영화제에 참여한 사람들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고, 전야제때나 대동제때도 학생들의 참여는 100명을 밑돌았다. 이는 주무대가 학생회관 옆에 위치하여 학생들이 주로 위치하는 기숙사와는 거리가 멀었으며 1학기때 축제와 별로 다를 바없는 기획과 놀이문화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공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놀이의 부족 등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했다. 그리고 축제가 3일 개천절 연휴, 축제가 끝나는 주말과 맞물려 축제 때 집에 가는 것이 학생들 사이에 당연시 되어 더더욱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또한 축제의 성격에 대한 문제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효석(산공 99) 학우는 “학술제적 성격에서 기획행사가 학과별 행사를 압도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하였다. 홍보면에 있어서도 학과별 행사나 영화상영은 소외되는 양상을 보였다. 박진욱(기계 98) 학우는 “학술제의 의미와 대학축제의 의미, 그리고 대동제의 대동적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라고 말하였다.

형산제가 학술적 의미에 한정된다면 그 역시 학생들 참여가 줄어들겠지만 강연회나 기타 자치단체에서 보여지는 미약한 관심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학축제 다운 의미있는 축제문화가 학교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대동제의 의미가 다시 한번 새겨질 수 있도록 학우들의 관심과 열정이 요구되는 것은 축제가 끝날 때 마다 제기되는 문제로 스스로 주체가 되어 즐기자는 학우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식이 요구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