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개편되는 기초필수 교과과정 한눈에 보기
내년부터 개편되는 기초필수 교과과정 한눈에 보기
  • 박민해 기자
  • 승인 2017.09.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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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선택 과목 개설, 난이도 구분 과목 통합 등
터 기(基), 주춧돌 초(礎), 반드시 필(必), 모름지기 수(須). 우리대학 학생이라면 누구나 거쳐 온 ‘기초필수’ 교과과정이 내년을 기점으로 크게 탈바꿈한다.
우리대학은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학생들의 진로 선택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2018학년도부터 창의IT인재전형을 통해 입학하는 창의IT융합공학과 신입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을 단일계열로 모집한다. 따라서 우리대학은 이에 부합하는 새로운 기초필수 교과과정을 수립하게 됐다. 이번 기초필수 교과과정 개편에는 학생 위원들은 물론, 우리대학의 학부를 졸업한 대학원생들, 각 학과의 교수들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더욱 다양한 의견이 반영됐다.

HI! 기초선택 外
눈에 띄는 변화를 살펴보자면, 먼저 기존의 △미적분학 △일반화학 △일반화학실험 과목이 I 과목과 II 과목으로 분리 개설된다. 한 학기 만에 배워야 했던 과목을, 이제는 대부분의 다른 대학들처럼 두 학기로 나누어 듣게 된다. 학사관리팀은 “특히 미적분학, 일반화학 과목은 학습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4학점짜리 한 과목으로 운영하다 보니 수강생들이 힘들어했던 것으로 안다”라며 개편안을 소개했다.
또, ‘기초선택’ 과목이 처음으로 도입된다. 단어로부터 짐작할 수 있듯, 기초선택 과목은 원하는 과목을 선택적으로 수강해 일정 학점 수 이상을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다. 기초필수는 현행 27학점보다 2학점 적은 25학점을 이수해야 하지만, 추가로 기초선택을 5학점 이수해야 한다. 총 학점 수는 27학점에서 30학점으로 3학점 느는 대신 수강 선택권을 준 셈이다. 학사관리팀은 “기초필수 교과과정을 개편하면서 학생의 자율성 보장을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했으며, 기초선택의 신설이 그 일환이다”라고 밝혔다. 기초선택 과목으로는 △일반생명과학실험 △학과 입문 △기업가정신과 기술혁신 △새내기 연구참여가 개설되며, 기초필수 과목으로는 학과 탐색 과목이 추가된다. 이후에 학과마다 신규 기초선택 과목을 제안하여, 교육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개설이 허가되면 기초선택 과목의 폭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그 밖에도, 성적 부여 방식이 바뀐다. △일반물리실험I·II △일반화학실험I·II △일반생명과학실험 △학과 탐색 △학과 입문 △기업가정신과 기술혁신 △새내기 연구참여 과목은 평점도 S/U(Satisfactory/Unsatisfactory)도 아닌 P/N(Pass/No Record)으로 성적이 부여된다. P/N 제도는 국내 대학 중 우리대학이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S/U 제도와 거의 같지만 이수를 인정받지 못했을 때 U가 표기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이는 기초과목에 대한 신입생들의 초기 학업부담 및 불필요한 내부 경쟁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알고 가자, 전공
무엇보다도 우리대학은 단일계열로 입학한 신입생들이 많은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학과를 선택하도록 최대한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학사관리팀 손혜진 씨는 “한 단일계열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12월에 다음 해 1학기 수강신청을 하므로 각 학과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사실상 한 학기 만에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라며 “교육과정을 개편할 때,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신경을 썼다”라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학과 탐색과 학과 입문 과목은 신입생들에게 다양한 학과를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새롭게 개설됐다. 신입생들은 학과 탐색 과목을 필수로 수강해 우리대학의 여러 학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아보고, 학과별로 개설되는 학과 소개 과목을 최대 2개까지 더 수강함으로써 원하는 학과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새내기 연구참여 과목에 대해서 손혜진 씨는 “이번 개편을 준비하면서 해외 주요 대학의 사례들을 참고했는데, 학부생이 연구에 참여하면서 해당 학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며 “새내기 연구참여 과목을 개설해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전공 선택 및 전과도 자유로워진다. 지금까지 단일계열 학생들은 1학년 2학기를 마치기 전에 전공을 선택해야 했고, △수학과 △물리학과 △생명과학과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려면 특정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 했으며, 학과별 정원도 존재했다. 그러나 2018학년도 신입생부터는 2학년 1학기에 여러 학과의 STC 과목을 이수해 전공에 대한 기초를 다진 뒤에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학생이 원할 경우 전공 선택을 유보할 수도 있다. 사전 필수 이수 교과목 및 학과별 정원이 폐지되면서 전공 선택의 자유는 완전히 보장된다. 나아가 전과 가능 학기와 정원, 학과별 내규, 별도의 승인 절차 역시 폐지되어 전과를 희망하는 학생들도 더욱 수월하게 전과할 수 있다.

BYE! 난이도 구분 外
새로운 과목이 생기는 만큼 기존의 과목이 사라지기도 한다. 일반물리, 일반생명과학 과목에 남아있던 난이도 구분이 폐지되고, 응용선형대수 과목은 기초필수 교과과정에서 제외된다.
물리학과 행정팀 신주아 씨는 “난이도 구분은 2013학년도부터 일반물리 과목을 아너(Honor), 레귤러(Regular), 그리고 개론으로 나누어 운영한 것이 그 시작이다”라고 밝혔다. 학사관리팀에서는 지금껏 과목마다 요구하는 학업 수준이 달라 생기는 부작용을 인지하고 있었고, 따라서 내년부터 난이도 구분 과목을 완전히 통합하기로 했다. 2017학년도 2학기, 마지막 일반물리개론 과목을 담당한 김태환(물리) 교수는 “학과와 관계없이 레귤러 과목을 수강함으로써 데모 강의, 그룹 스터디 등의 방법으로 물리를 재밌게 학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레귤러 수준의 기초과목을 들을 필요가 없는 학생들의 경우, 아너 과목을 듣지 않고 AP(Advanced Placement) 제도 및 학점취득 특별시험을 통해 해당 과목 이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장려한다. 특히 학점취득 특별시험은 현행 A- 이상이어야 합격이었고 취득하는 평점대로 성적을 부여했지만, 2018학년도부터는 인정 기준을 완화해 B0 이상이면 합격이며 성적은 평점이 아닌 S로 표기된다.

골칫거리 재수강
지금까지 2018학년도부터 신입생에게 적용될 교과과정에 대해 알아봤다. 그렇다면 개편 이후 2017학번 이상 재학생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아직 재학생의 재수강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2018학년도 이후 미적분학, 일반화학 과목을 재수강할 때의 불편함이 예상된다.
우선, 재수강생들을 위해 기존 기초필수 과목과 똑같은 학점 수와 학습 범위로 운영되는 과목이 개설될 수 있다. 하지만 학기마다 과목별 최소 수강 인원이 충족되어야 개설되는 등의 조건이 발목을 잡아, 재수강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신입생과 함께 개편된 과목을 수강하게끔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존 기초필수 과목과 학점 수, 학습 범위, 그리고 난이도까지 다른 과목을 수강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각 과목을 담당하는 수학과와 화학과에서는 재학생들을 최대한 배려하는 차원에서, 마땅한 해결책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신입생을 위한 새로운 과목 준비도 중요하지만, 재학생의 재수강 역시 무시해서는 안 될 사안인 만큼, 빠르고 확실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