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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없는 대학이 되어주세요
우리대학 장애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385호] 2017년 05월 03일 (수) 공환석 기자 ghs00706@
우리나라 장애 대학생 복지 문제의 공론화 계기
2002년, 숭실대 사회사업학과에 재학 중이던 지체장애 1급 박진주 씨가 교내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족해 학습권이 침해됐다며 학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승소했다. 이후 이 사건을 계기로 장애학생에 대한 기회균등의 개념이 단순히 입학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장애인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환경적·절차적 지원 추구의 개념으로 발전했다. 결정적으로, 2007년 정기국회에서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 구제 등에 관한 법률’과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통과되면서, 고등교육 분야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법적 강제성을 가지게 됐다.
 
2014년 장애학생 교육복지 지원 실태평가, 우리대학은 ‘개선요망’
앞서 언급한 일련의 사건 이후 장애학생에 대한 대학 측의 지원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2003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최초로 ‘장애학생 교육복지 지원 실태평가’를 실시해 3년을 주기로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다. 우리대학은 2014년에 처음으로 해당 평가에 참여했으며, 당시 전국의 모든 대학(371개교, 4년제 대학의 대학원은 제외)이 참여했다. 평가 결과, 이 중 △22개교(5.9%)가 최우수 △38개교(10.3%)가 우수 △108개교(29.1%)가 보통 △203개교(54.7%)가 개선요망 등급을 받았다. 우리대학은 평가 대상인 △학생선발 △교수·학습 △시설·설비의 세 가지 영역에서 각각 부분별 백분위점수 32점, 31.8점, 70점을 받았고, 전체 점수 47.85점으로 ‘개선요망’ 등급을 받았다.
 
학생지원팀, “우리대학 사정과 평가 지표를 모두 고려할 문제”
본지는 우리대학이 특히 장애학생 교육복지지원 실태평가의 학생선발, 교수·학습 영역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학생지원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학생지원팀 김정기 팀장, 장수영·최재혁 씨와 함께했다.
학생지원팀은 학생선발, 교수·학습 두 영역의 점수에 대해 “해당 평가의 지표와 학생을 적게 뽑을 수밖에 없는 학교의 사정이 가장 큰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학생선발 영역에서는 장애인 특별전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을 경우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적은 학생을 뽑는 우리대학의 특성상 장애학생을 위한 새로운 전형을 만드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다”라며, 아직은 학생선발 방식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교수·학습 영역에서는 “평가 당시 우리대학에서 공식 집계된 장애인 학부생이 없었는데, 장애학생이 재학하지 않는 경우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운영실적도 없으므로 교수·학습 지원과 관련한 많은 평가 항목에서 0점을 받게 된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립특수교육원이 제공하는 ‘장애 대학생 교육복지 지원 실태평가결과 심층분석 보고서’를 확인해본 결과, 이 문제는 소규모로 운영되는 대학이나 장애학생이 적은 대학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였으며, 이 때문에 각 대학의 실정에 맞게 평가지표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높은 점수를 받은 시설·설비 영역의 경우 “장애학생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시설은 최대한 빠르게 보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주관으로 실행한 ‘장애인 차별 금지법 현장 모니터링’에서 학생회관의 엘리베이터, 학생식당의 장애인 화장실 설치 여부에 대해 지적받자 바로 예산을 확보해 2017년 초에 모두 완공하는 등 시설문제 해결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또한, “교사지역 경사로 설치와 학생회관 엘리베이터 설치는 상당히 규모가 큰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바로 실행에 옮겼다”라며, 시설·설비 문제 해결에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장애학생들, “연속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의 정착이 최우선”
그렇다면 과연 우리대학 장애학생들은 학렇다면 과연 우리대학 장애학생들은 학교 측이 제공하는 생활, 학습 영역의 지원에 만족하고 있을까. 본지에서는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학생들이 생활,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은지, 학교 측의 지원은 부족함이 없으며 당사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았다.
우선, 학습과 관련해 장애학생들은 △듣기 평가(청각장애) △발표 시험(청각장애) △타이핑 또는 수기로 제출해야 하는 과제(지체장애)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사전에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거나 면담을 통해 대안을 마련했다”라며, “대체로 교수님들께서 흔쾌히 이해해주셨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반면, 학교 측의 지원 시스템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대학은 장애학생들이 문제를 건의할 때마다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장애학생을 지원하고 있는데, 즉각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건의돼 어쩔 수 없이 학생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있었다. 지체장애를 가진 한 학생은 “무은재기념관에서 수업이 있어 엘리베이터를 타려 했으나 엘리베이터가 좁아 휠체어를 탈 수 없었고, 이를 학교 측에 건의했지만, 담당 부서에서는 당장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어쩔 수 없이 해당 수업 수강을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비나 눈이 오는 날 전동휠체어를 탈 수 없어 본인이 소유한 개조 차량을 운전해 연구실과 교실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학교에 차량운전도우미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원받지 못했다. 이미 서울대에서는 장애학생들의 이동권 향상과 원활한 강의실 접근을 위해 공익근무요원을 배치하고 ‘이동지원 차량 운행’을 지원하고 있다. 도우미 지원에 현실성이 없지 않음에도 즉각적인 인력 확보가 힘들어 장애학생의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청각장애를 가진 한 학생은 “지금까지 수업에서 교수님들의 입 모양에 의존해 말을 알아들었으나 영어수업의 경우 모국어가 아니므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한동안 내가 가진 난청 때문에 이런 문제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해왔지만, 학부를 졸업할 때쯤에야 몇몇 종합대학에서는 청각장애인 학생들을 위해 대필 도우미가 지원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장애학생들 또한 대학생활이 처음이므로 학교에 구체적인 규정이나 시스템이 없다면 당연히 지원받아야 할 부분을 알지 못해 건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결과, 우리대학 장애학생들이 겪는 문제는 대부분 복지·지원 시스템 미흡에 원인이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대학 장애학생 복지는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보다는 즉각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인데, 지원의 효율성 측면을 생각해서라도 문제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우리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
현재 우리대학 장애인 복지 시스템은 취약한 상태이며, 기존의 방식을 고수한다면 교내 장애학생 복지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다만, 긍정적인 측면은 학생지원팀도 복지 시스템 구축에 대한 문제의식을 꾸준히 가져왔으며, 올해 3월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신설하여 지역 의료재활복지 전문 기업과 MOU를 체결하는 등, 장애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지원팀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장애학생 복지 시스템의 구축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앞으로 장애학생 복지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비록 아직은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과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꾸준한 노력이 있다면 복지 시스템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장애학생지원센터는 타 대학의 우수 사례들을 참고해 우리대학 실정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가 아닌 ‘이런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지원을 원하는지’를 물어볼 수 있는 센터로 거듭나야 한다. 또한, 장애학생이 새로 입학하지 않거나 센터의 담당자가 바뀌어도 장애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지원에 대한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애학생 문제는 대학 내 사회의 소수자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없다면 가시화되는 데 한계가 있다. 앞으로 우리대학 학우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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