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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교수 인터뷰
새로운 얼굴들의 기대와 포부를 듣다
[385호] 2017년 05월 03일 (수) 김휘 기자 hwikim@
“학생들과 신나고 재미있게 연구할 것”
뉴욕대와 싱가포르국립대에 계셨던 지난 17년간의 감회를 말씀해주세요
뉴욕대에서는 서양 학생들과도 멋진 사제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마음을 열고 도와주겠다는 마음으로 가르쳐서인지, 엉성한 영어로 하는 강의인데도 제 강의가 꽤 인기 있었습니다. 서양적인 정서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싱가포르국립대에 갔을 때는, 역시 영어를 쓰기는 하지만 동양 학생이라 그런지 학생들과의 소통이 꽤 힘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만큼, 우리대학에서 수업을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그동안 연구하신 분야, 앞으로 우리대학에서 연구하실 분야는 무엇인가요?
대학원에서는 의약화학 분야에서 약이 될 만한 후보 물질을 디자인하고 합성하는 법을 배웠고, 박사후과정 기간에는 각종 화합물이 살아있는 세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배웠습니다. 뉴욕대에서는 생리활성물질(Bioactive substance)들을 여러 가지로 조합해서, 세포나 작은 동물에서 이것들을 직접 찾는 연구를 주로 했습니다. 하지만 저와 비슷한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고, 제가 개발한 물질의 제품화를 위해서는 제약회사와 종속적인 관계를 맺어야 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보다 저만의 독특한 연구를 하기로 결심했고, 그때부터 10년간 형광 라이브러리(화합물 집합체)를 만들고 이것들의 활용법을 연구했습니다. 분자 조합을 다양하게 하고, 센서와 바이오 이미지를 처리하며 그동안 만 개가 넘는 형광 분자 라이브러리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라이브러리의 다양성과 수에 대한 목마름이 있습니다. 우리대학에서는 좀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가미해서 수백만, 수천만 개의 다양성을 가진 새로운 라이브러리를 구현하고 싶습니다. 세상 대부분 물질을 검출할 수 있고, 우리 몸속의 모든 세포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입니다.

싱가포르의 이공계 지원 현황은 어떤가요?
인구 면에서 우리나라의 10분의 1에 불과한 싱가포르는 최근 20년간 과감한 과학연구 투자로, 둘뿐인 4년제 대학(싱가포르국립대, 난양공대)이 모두 세계대학평가에서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싱가포르는 과학인력 양성을 위해 천여 명에 달하는 인재들을 전 세계 유수 대학에 보내 학부부터 박사까지 기르는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현재는 그 박사 인력들이 싱가포르로 되돌아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싱가포르 과학계는 단기적으로 뚜렷이 발전하고 있지만, 싱가포르 정부의 상업화에 치우친 과학정책으로 싱가포르의 기초과학 기반 구축 및 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열려있고 역동적인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이 더 높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준비된 젊은 교수의 패기 넘치는 모습
현재 우리대학의 최연소 교수님이신데요, 교수가 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언제든 교수가 될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저는 열정과 프로페셔널리즘을 가지고 매사에 임했는데요, 공부하면서도 교수가 되면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교육할지 계속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과 대통령 박사후과정 펠로우십에 지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대통령 박사후과정 펠로우십에 선정돼, 지도교수님이 주시는 과제나 연구 주제가 아닌, 제가 하고 싶은 주제로 연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연구 전체를 계획하고 진행하면서 제 연구비로 연구원과 학생들을 고용할 수 있었고, 연구 과정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저만의 연구실 관리법과 교수법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다음 학기에 개설될 교수님의 수업으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
창공과 정성준 교수님과 함께 생체재료와 생체가공기술(Biomaterials & Bio-
fabrication methods) 수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해당 수업에서 바이오 가공기술 전반을 다룰 것인데, 저는 튜브에서 치약이 나오는 것처럼 재료를 짜내는 방법의 3D 바이오프린팅을, 정 교수님은 잉크젯 프린터로 정밀한 형상을 구현하는 기법을 각각 소개할 것입니다. 바이오프린팅에서 어떤 재료를 어떠한 조건에서 어떻게 가공하는지, 가공품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주 내용입니다. 
기계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 for Mechanical Engineers) 수업에서는 전체 시수의 3분의 1 정도를 담당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조직공학 기술과, 이것들로 활용 가능한 분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가르칠 겁니다. 바이오이미징 기술과 센서를 접목해, 사람 몸의 손상된 부위를 대체하기 위해 인공조직을 넣고 난 뒤, 해당 조직이 잘 자라고 몸에 적응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부분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님으로서 학과 학부생들에게 기대하시는 점이 있다면?
창공과 교수들은 교수법과 학과 운영법을 개발할 때, 각 방법의 단점보다는 장점에 집중하여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노력합니다. 창공과의 자유로운 커리큘럼 역시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른바 ‘꿀 과목’만 찾아다닌다면 이공학도로서의 기본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할 수 있기에, 학생들은 어렵더라도 자신에게 무언가를 남기는 수업들을 수강했으면 합니다.

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동물과 인간은 본질적으로 다른 생체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전임상시험(Pre-clinic trial)을 통해 개발된 약이나 치료 방법이 꼭 사람에게 좋은 효과를 준다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저희 연구팀은 인간의 장기나 조직을 몸 밖에 만들어서 약의 효능 등을 쉽게 검사할 수 있는 체외진단용 생체모사 인공 장기 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장기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인공 장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창업이나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움을 줄 것입니다.

“남은 연구 인생을 우리대학에 바친다”
우리대학이 교수님에게 새로운 출발점일 텐데요, 우리대학에 오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지난 2011년,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orld Class University) 사업을 통해 우리대학 첨단원자력공학부가 탄생하면서 해외석학으로 초빙됐습니다. 첨단원자력공학부가 제 모습을 갖춰나가는 것을 직접 지켜봤기에, 우리대학에 많은 애착과 관심이 있었습니다. 또한, 국내 대학 중 제 연구 분야인 방사성원소 처리 분야를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곳은 우리대학이 처음이었습니다. 15년 동안 미국 북서부 국립연구소에서 연구하면서 나름대로 좋은 경력을 쌓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제 연구 인생 나머지 15년은 인생의 전환점으로서 우리대학에서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좋은 학생과 교수가 많다는 점, 우리대학이 실험실 설비나 방사광가속기 등 연구하기에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교수님이 하시는 연구를 소개해주세요
저의 연구 분야는 원자력공학 및 환경공학 중에서도 방사성폐기물 관리 분야입니다. 원자력발전소 운영, 노후 원전의 해체와 관련한 오염물질 제거 등, 발생 가능한 모든 종류의 방사성폐기물을 관리, 처리, 처분할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원자력공학 연구는 증기를 발생시켜서 전기에너지를 얻는 ‘선행 핵연료 주기’ 과정에 치우쳐 있어, 사용후핵연료나 방사성폐기물 들을 관리 및 처분하는 후행 핵연료 주기 과정에 관한 연구가 절실합니다.

최근 고준위 폐기물 관련 문제가 이슈화됐는데, 관련 분야 연구자로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방사성폐기물 처리 시 안전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관련 연구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한미 원자력협정 등의 제약 때문에 연구가 자유롭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 등과 정치적인 마찰을 최소화하면서도 제약을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4차 산업혁명은 현실입니다. 이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보루는 창의성입니다. 자신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내용을 사실로서 받아들이기만 하지 말고, 항상 의문을 가지며 새롭고 창의적인 연구에 도전했으면 합니다. 또, 수업과 각종 과제에 치여 바쁘겠지만 5분, 10분의 휴식이라도 짬짬이 즐기며 생활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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