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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에 대한 올바른 이해
[385호] 2017년 05월 03일 (수) 최윤재 교수 / 서울대학교 식품·동물생명공학부 .
   
   
작년 9월 MBC 스페셜 ‘지방의 누명’이 전국적으로 방영됐다. 이 방송은 그동안 비만과 각종 대사성 증후군의 원인으로 지목되던 지방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이하 고지방 식단)이 비만 치료 등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관련 식품들의 매출이 급상승하는 등 국민들은 고지방 식단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 방송을 통해 국민들은 비만의 주범이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탄수화물인 것을 크게 인식했고, 지방과 콜레스테롤에 대한 맹목적인 두려움을 어느 정도 잠식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고지방 식단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들 역시 제기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지방에 대한 오해가 시작된 배경과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의 원리를 다루고, 제기되는 부정적 견해에 관해 필자의 생각을 서술하고자 한다.

지방, 콜레스테롤에 대한 오해와 비만의 주범 탄수화물
1961년에 미국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가 저지방식을 권고하고, 1980년에는 ‘미국 농무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USDA)’에서 저지방식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비만과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라는 오해가 시작된다. 하지만 저지방식을 권고한 후에 오히려 그림 1과 같이 비만 발생률이 지속해서 크게 증가할 뿐만 아니라, 당시 역학연구에 문제점이 있음이 밝혀지면서 2000년대 초부터 저지방식에 대한 재고가 시작됐다. 2002년에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에서 식이지방이 비만의 원인이 아님을 발표했고, 오히려 탄수화물 섭취량의 증가에 따라 비만과 당뇨의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에도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임을 주장하는 많은 논문이 발표됐다. ‘(주)건세바이오텍’ 정명일 박사는 저탄수화물식과 저지방식을 비교한 23개의 임상 실험을 분석한 결과 19개의 임상 실험에서 저탄수화물식이 저지방식보다 체지방 감량 효과가 뛰어나고, 따라서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이므로 이것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과전문의 정윤섭 원장은 비만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의 원인 역시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이 아니고, 오히려 탄수화물인 당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LCHF란?
이렇듯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이유는 이것 자체가 체내에서 지방으로 변할 뿐만 아니라,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인슐린은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위해 필수적인 호르몬이나, 지방의 체내 축적을 돕고, 그림 2와 같이 그것의 분해를 억제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유도 된다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탄수화물 섭취가 과다할 경우 인슐린 역시 과다하게 유도되어 간에서는 글리코겐의 합성뿐만 아니라 지방의 생합성이 촉진된다. 또한, 에너지가 풍부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섭취했던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며, 지방세포에서는 같이 섭취했던 지방과 같은 다른 영양소가 흡수, 축적되어 궁극적으로는 비만을 유도하기 쉽게 된다. 바꿔 말하면,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적게 먹으면,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하여도 이를 축적하는 인슐린이 적게 분비되어 체중과 체지방이 감소한다. 이렇게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며 부족한 에너지원을 지방으로 대체하는 것이 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Low Carbohydrate High Fat, 이하 LCHF)다. 이것은 하루에 탄수화물을 20g 이하로 섭취하며, 지방을 제한 없이 섭취하는 식단을 지칭한다. 다만 정윤섭 원장은 저서 ‘건강한 지방을 먹자’를 통해, 지방의 경우 가공하지 않은 천연 지방을 권장한다. 버터, 동물성 지방, 코코넛 및 올리브유, 견과류(마카다미아, 피칸, 호두, 잣 등), 아보카도와 올리브가 그 예다. LCHF의 경우 앞서 언급한 기작으로 인해 체지방이 덜 쌓이고, 특히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 시스템이 당에서 지방산 대사 시스템으로 바뀌게 되면서 지방 이용률이 증가하여 지방 축적이 더욱 지연된다. 탄수화물은 비만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유도하기 때문에 LCHF가 당뇨병 환자에게서 특히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 현재 의사들 역시 점차 LCHF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LCHF 관련 의사협회인 대한저탄수화물고지방식이협회’가 출범한 상태이다.

LCHF에 대한 부정적 시선과 오해
하지만 LCHF에 대한 많은 부정적인 시각들도 있다. 첫째, LCHF의 체중감량 효과는 단기간에만 발생한다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보면 40~70% 에너지양을 지방으로 섭취하며 물과 채소 등을 체내에 충분히 공급할 경우 초기 감량된 체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반면, 오히려 저지방식이 초기에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지 못하고 요요현상을 일으킨다. 더구나 에너지양 기준 약 40% 정도의 적당량의 고지방식은 맛과 풍미를 증가시켜 장기간 식단 유지에 유리하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둘째, 근육에서 단백질이 빠져나가 근육의 기능을 약화해 무기력함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고지방 식단은 오히려 에너지원의 재분배 효과가 있으며,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사용함으로써 근육 기능을 활성화한다. 셋째, 고지방 식단으로 인해 케톤(Ketone) 생성이 지속하면 케톤산증이 유발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에 필자는 산증을 일으키지 않는 안전한 수준의 농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이 분야 전문의사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필자의 견해는 에너지양 기준 40% 내외의 고지방 식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여 심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고지방식을 했을 때 증가하는 LDL(Low-Density Lipop-
rotein) 콜레스테롤은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대신 반감기가 짧아 심혈관 질환의 위험요인이 아니다. 하지만 고탄수화물 식사 시 증가하는 LDL 콜레스테롤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반감기가 길어 심혈관 질환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지방 식단이 고탄수화물 식단에 비해 심혈관질환 예방에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체중 감소 효과는 고지방식이 아니더라도 열량 적자 상태만 유지하면 영양소 비율에 상관없이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는 내분비계를 생각하지 않은 1960년대의 개념이다. 고지방 식단과 고탄수화물 식단은 체내 호르몬 분비 양상이 다르므로 먹는 열량이 쌓이는 양상이 다르다. 여섯째, 소변량이 과다하게 증가하여 체내 수분이 줄어들어 탈수 및 저혈압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고지방 식단의 경우 혈중 인슐린 감소와 함께 체내 수분이 같이 빠져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적절한 소금 간 혹은 충분한 물을 섭취하며, 충분한 양의 채소를 함께 섭취하여 예방할 수 있다.

성공적인 LCHF를 위해
앞서 설명했듯 고지방 식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는 많은 오해가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케톤농도의 유지, 영양소 불균형 식단에 대한 우려 및 급격한 식단구성 변화가 일으킬 수 있는 실천 지속성 우려로 인해, 필자는 고지방 식단이 체내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수용하면서도 한국인 식단을 바탕으로 한 중지방 중탄수화물식을 제안한다. 이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을 에너지양 기준으로 40:20:40으로 섭취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율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첨언하는 바이다.
동물성 식품의 적정량 섭취가 국민 건강에 매우 중요함을 고려할 때, LCHF에 대한 다양한 역학조사 및 임상실험이 수행되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더욱 섬세한 건강 식사 가이드라인을 통해 균형 있는 식단이 보급되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심도 있는 연구를 위한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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