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소개 | 조직 | 연혁 | 신문발행일정
> 뉴스 > 384호 > 문화/캠퍼스
   
카피라이트가 아니고 왜 카피레프트인가?
[384호] 2017년 04월 07일 (금) 김기태 / 세명대학교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 .
   
저작권에 반대하는 뜻을 담은 말은 ‘카피레프트(Copyleft)’다. 오늘날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음악, 영화 등 저작물의 불법복제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저작권에 반대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카피레프트는 ‘지적 창작물의 경우 인류 공동의 유산이기 때문에 모두가 자유롭게 사용해야 한다’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사실 인류의 기나긴 역사에 비추어볼 때 저작권이란 개념은 비교적 최근에 생겼다. 인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지식은 저작권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수학과 과학을 공부하고 사용하면서 누구에게도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저작권 침해를 둘러싼 논란이 자주 일어나고, 비싼 비용을 들여 소송을 제기하는 일도 흔한 일이 되고 있다. 카피레프트, 과연 잘못된 인식일까, 아니면 또 다른 의미를 가진 새로운 현상일까?
카피레프트는 1984년 MIT 연구원이었던 리처드 스톨만(Richard M. Stallman, 이하 스톨만)이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상업화에 반대하면서 시작된 운동이다. 당시 그는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허용하면 독점화가 진행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정보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게 됨으로써 빈부 격차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소프트웨어 복제는 일반적인 소비제품을 생산할 때와 달리 재료비 등 별도의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다는 점도 그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런 소프트웨어에 대한 공유의식 형성에 앞장선 주역은 바로 해커(Hacker)들이었다. 특히 1960~70년대에 걸쳐 미국 대학에서는 분방한 발상을 매력으로 여기는 수많은 해커가 생겨났다. MIT 인공지능연구소는 해커의 본산지로서 ‘정보의 완전한 개방과 공유’라는 특유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그들의 윤리강령은 ‘컴퓨터에 대한 접근은 누구에 의해서도 방해받아서는 안 되며 완전한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라는 것이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해커 중 한 사람이 바로 스톨만이다. 1984년 1월 스톨만은, 고용 저작물(Works made for hire) 규정에 따라 소프트웨어에 대한 저작권이 대학에 귀속되다 보니 자유 이용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을 고민했다. 그런 끝에 MIT 연구원직을 사임하고 소프트웨어 본래의 생산과 유통방식인 공유 정신으로 되돌아가고자 ‘자유 소프트웨어(Free software)’운동을 제창한다. 그는 기존의 운영체제인 유닉스와 호환되는 GNU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GNU라는 이름은 ‘GNU is Not Unix’ 즉 ‘GNU는 유닉스가 아니다’라는 의미가 되도록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조합해서 만든 것이었다. 이어 스톨만은 1985년 유명한 ‘GNU 선언문’을 발표하고, 자유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위해 면세 혜택을 주는 ‘자유 소프트웨어재단(FSF, Free Software Foundation)’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사용자의 기금을 받아 자유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지원하고 그 성과물인 프로그램을 배포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1989년 ‘GNU 일반 공개 라이선스(GPL, GNU General Public License)’를 발표했다.
여기서 어떤 프로그램을 카피레프트 한다는 것은, 우선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을 전제로 특정한 배포 조건을 추가하게 되는데, 그 배포 조건이란 모든 사람에게 프로그램 코드를 사용, 수정, 배포할 권리와 원래의 조건과 같은 배포 조건으로 해당 프로그램이나 이차적 프로그램을 재배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코드와 자유는 법적으로 분리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카피레프트의 개념을 실현하기 위해 스톨만과 자유 소프트웨어재단은 최초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인 GPL을 개발한 것이다.
이처럼 GPL은 저작권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저작권의 본래 취지를 반대로 이용해서 소프트웨어를 사적인 재산권의 대상으로 삼는 대신에 자유롭게 이용·복제·배포·수정될 수 있는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즉, 일반적으로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저작권을 이용해서 재산적 권리를 취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유 소프트웨어의 개발자들은 저작권을 이용해서 프로그램의 공유화를 가능하게 했다. 그래서 ‘저작권’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이를 역이용, 프로그램의 공유를 보장하려는 움직임을 가리켜 ‘카피레프트’라고 부르게 됐다.
따라서 카피레프트의 조건에 따라 배포된 프로그램에 어떠한 수정이 이루어지거나 다른 프로그램이 결합하더라도, 결과물로서의 소프트웨어에는 카피레프트가 적용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저작권을 기반으로 한 ‘저작권 공유(Copyleft)’ 운동을 단순한 ‘저작권 반대(Copy-luddite)’ 운동 차원으로 이해함으로써 본래 의미를 왜곡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김기태 / 세명대학교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의 다른기사 보기  
ⓒ 포항공대신문(http://times.postech.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포항공대신문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37673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 산 31번지 ) | TEL 054-279-2622, 2625
창간 : 1988년 10월 26일 | 발행인 및 편집인 : 김도연 | 주간 : 임경순 | 편집장 : 명수한(국문), 곽준호(영문)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도연
Copyright 2009 포항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reporter@pos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