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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문화를 향한 몸짓
[384호] 2017년 04월 07일 (금) 강태엽 / 수학 14 .
문화는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분 짓는 큰 특징 중 하나다. 다른 고등동물들의 집단에서도 문화가 관찰되나, 복잡하고 다채로운 문화를 갖는 종은 인간이 유일하다. 이는 인간의 문화가 대를 이어가며 사회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사회집단에 자리 잡는 문화를 살펴보면, 그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을 알 수 있다.
필자는 현재 오스트리아로 단기유학을 와서 우리나라와의 문화 차이를 체감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신속한 일 처리와 24시간 편의점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여기는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식당과 바를 제외한 모든 건물이 문을 닫는다. 관공서와 은행은 평일에만 저녁 전까지 운영되며 업무 진행 속도도 매우 느리다. 은행 이체에만 며칠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마트도 오후 8시 이후로는 대부분이 문을 닫는다. 필자가 그렇듯, 우리나라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매우 답답하고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의 이면에는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하는 마음가짐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저녁시간 이후를 가족과 보내기 때문에 야근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날씨 좋은 날 오후의 공원은 가족, 친구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는 사람들로 붐비곤 한다.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여유와 느긋함이 느껴진다.
물론 모든 문화는 각자의 장단점을 가지기에, 문화의 좋고 나쁨을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한국인의 바쁘고 효율적인 삶은 빠른 산업화를 이끄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러나 성취와 결과만을 중시하는 사회는 과도한 경쟁을 낳았다. 이러한 부작용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사람을 능력과 성별과 같은 조건으로 나누거나 집단 내에서의 순위로만 평가하지 말고, 그 자체로서 존중해야 한다.
마침, 한국 문화는 분수령에 서 있다. 대통령 탄핵 과정은 기존의 악습과 폐단을 낱낱이 드러내 주었다. 이를 바로잡는다면 한국의 시민사회는 더 성숙한 문화를 갖게 될 것이다. 또한, 페미니즘, 성소수자 운동 등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퍼지는 중이다. 우리대학 학생들도 부당함에 저항하며 스스로 더 나은 캠퍼스를 만들고 있다. 물론, 변화는 항상 고통을 수반한다. 그러나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배울 점을 찾고, 보다 인간을 존중하는 문화가 무엇인지 계속 토론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한국 그리고 우리대학은 고유의 아름다운 문화를 가꾸어 나가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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