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인증제 수강신청 문제, 그 진실을 파헤친다
영어인증제 수강신청 문제, 그 진실을 파헤친다
  • 박준현 기자
  • 승인 2017.03.15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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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 불만 많아... 인문사회학부는 문제 일부 인정, 개선 의지 있어
영어인증제란?
우리대학 학생들은 졸업 요건으로 영어인증제를 이수해야 한다. 현재 영어인증제는 5개의 등급으로 이루어져 있어 각 학생이 해당 등급에서 일정 수의 과목을 이수하면 다음 등급의 과목을 수강하게 되는 구조이다. 등급별 과목 및 선택과목 수는 아래 표와 같다.

“영어인증제 수강신청 너무 힘들어”
그런데 최근 들어 영어인증제 과목 수강신청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는 2016년 초에 있었던 영어인증제의 수강인원 감축 때문으로 보인다. 영어인증제 과목의 분반 당 인원이 기존 25명에서 20명으로 감소하고, 개설 분반 수 또한 줄어든 것이다. 이는 수업의 질적 향상과 정원 미달을 막으려는 조치로 지난 포항공대신문 371호에서 다룬 바 있다.
이에 포항공대신문사(이하 본지)에서는 우리대학 16학번 이상 학우들을 대상으로 영어인증제 과목 수강신청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231명이 참여했으며 그중 16학번은 95명, 15학번은 45명, 14학번 이상은 58명이었다(학번 입력자만 집계).
첫 번째로 ‘우리대학 영어인증제 관련 과목이 다른 과목들에 비해 수강신청이 어려운 편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높은 비율인 응답자의 87%(201명)가 ‘예’라고 응답했다. 이에 전체 수강가능인원과 실수강인원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았다. 개설교과목정보조회에 따르면 전체 수강가능인원은 15학년도 1학기 55개 분반, 수강가능인원 1,375명에서 16학년도 1학기는 44개 분반, 수강가능인원 880명으로 무려 495명이 줄었다. 우리대학 1개 학년 정원이 약 300명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수강신청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수치이다.
또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15학년도 1학기 기준 실수강인원은 997명으로 16학년도 수강가능인원 880명을 초과했다. 그뿐 아니라, 15학년도 1학기와 여름학기를 모두 고려한 실수강인원도 1,352명으로 16학년도 1학기와 여름학기 수강가능인원을 더한 1,285명을 여전히 초과한다. 매해 신입생 정원에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당해 연도 수강가능인원이 직전 연도 실수강인원조차 수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이다.
다음으로 ‘실제로 영어인증제 과목 수강신청에서 어려움을 겪으셨다면 그 과목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2.6%인 122명이 3등급(중급시청각영어, 중급영어회화, 중급영어연설) 과목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등급별 수강가능인원 변화를 조사해보면 3등급 과목의 수강가능인원이 15학년도 1학기 300명에서 16학년도 1학기 160명으로 140명이 크게 줄어들었다. 기존에도 다른 등급에 비해 적은 수였던 데다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수강인원을 감축하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어인증제 수강과 계절학기 수강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해보았다. 영어인증제 과목 수강을 위해 계절학기에 잔류하신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4.3%인 133명이 ‘예’라고 응답했고, ‘향후 영어인증제 과목 수강을 위해 계절학기에 잔류하실 계획이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7.5%인 153명이 ‘예’라고 답했다. 두 질문 모두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학생들이 ‘예’라고 응답한 것을 보면 많은 학우가 영어인증제 과목 수강을 위해 계절학기에 잔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입생 중 가장 많은 학생이 총 7개의 영어인증제 과목을 수강해야 하고, 정규학기는 8학기이다. 영어인증제 이수가 졸업요건임을 고려하면, 수강신청 실패가 어쩔 수 없이 계절학기 잔류를 선택하게 하는 요인일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본 설문조사의 주관식 응답에는 영어인증제 과목 수강을 위한 계절학기 잔류로 방학 중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교육위 “문제 공감, 공론화 필요해”
이러한 영어인증제 과목 수강신청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을 확인한 후, 본지에서는 실질적 변화를 위해 총학생회 산하 상임전문기구인 학생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를 찾았다. 홍영기(물리 15) 학생교육위원장은 “영어인증제 과목 수강신청 문제에 대해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18학번 무학과 모집에 대비해 소집될 예정인 가칭 ‘교양과목개선위원회’를 통해 공식 건의를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본지에 해당 문제에 대한 공론화를 부탁했고, 학생 교육문제에 대한 학생 사회 전반의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문사회학부 “어쩔 수 없어, 개선 의지 있다”
영어인증제 운영책임을 맡고 있는 인문사회학부를 찾아 학우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몇 가지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는 조동완(인문) 교수, 인문사회학부 행정팀의 김혜천 팀장, 학사 담당 직원인 이미정 씨가 참여했다. 인문사회학부 측에서는 본 설문조사에 대해 “수강인원을 줄이는 과정에서 전체 수강가능인원 및 영어인증제 3등급 과목 인원 편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하며, 문제를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과거 영어인증제 과목의 낮은 실수강률(15학년도 1학기 기준 74.8%)로 인해 교무처에서 공급과잉이라는 지적이 있었다”라며 수강인원 감축의 부득이함도 피력했다.
또한, 영어인증제 3등급 과목 수강인원 부족에 대한 대안으로 실수강률이 낮은 4등급(영어 Ⅲ, 영어 Ⅳ) 과목의 수강인원을 일부 감축하고 3등급 과목 수강인원을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분반 수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교수의 추가 임용이 필요하고 이는 인건비 및 부대비용의 증가를 가져오므로 아직 낮은 실수강률(16학년도 1학기 기준 89.3%)을 가지고 교무처에 추가 임용을 요구하기 어렵다”라며 난색을 표했다.
영어인증제 과목 수강을 위한 계절학기 잔류에 대해서는 학생 설문조사와 인문사회학부 사이의 시각차가 있었다. 조동완 교수는 “계절학기는 4주간, 1주 5회의 집중적인 수업이 이루어지고, 이는 영어교육학적 측면에서 더욱 효과적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계절학기를 최대 8학기 수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학기 정도 영어에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계절학기 영어수강의 효과를 일부 긍정했다.
또한, 인문사회학부에서는 수강신청 문제 해결에 학생사회의 책임 있는 수강신청과 수업 참여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영어인증제 과목에 대해서 U(낙제)와 W(수강포기)간 학점 계산의 차이가 없어 추가 절차가 필요한 수강포기 대신에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 낙제되는 것을 택한다. 이런 학생들이 많아지면 실제 수강을 원하는 학생의 수강신청이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그뿐 아니라 소위 ‘보험’형 수강신청 및 예비수강신청도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앞으로의 문제 해결
긍정적이게도, 본지에서 인터뷰한 교육위와 인문사회학부 모두 영어인증제 수강신청의 문제에 대해서 인정하고 학생들의 불만에 대해 공감했다. 아쉽게도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당장 큰 변화는 어렵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실질적 개선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대학 교육과정은 18학번부터 전면 무학과로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크게 개편될 것이다. 교육위와 인문사회학부 모두 이 개편에 주목하고 있으며, 개편 시에 학생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인문사회학부는 해당 개편 계획에 따라 영어인증제의 구조가 바뀌면, 소급 적용되지 않는 재학생들의 수강신청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학생사회가 할 일은 앞서 요구된 책임 있는 수강 의식을 갖춤과 함께, 향후 영어인증제의 변화에 관해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일일 것이다. 이에 발맞춰 학교 측에서도 앞서 약속한 만큼, 학생사회의 여론을 더 잘 수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