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방사광가속기 소개
4세대 방사광가속기 소개
  • 김희진 기자
  • 승인 2017.03.0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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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기술이라 불리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지난해 미국, 일본을 뒤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대한민국에서 완공됐다. 방사광가속기는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 시행 과학기술 대표성과 국민 선호도 조사 대국민 투표에서 기초과학 분야 1위에 선정된 첨단 과학기술 연구에 새 길을 열 수 있는 거대과학시설이다. 그렇다면 꿈의 기술이라고 이야기하는 최첨단 과학기술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무엇일까?
우선 방사광과 가속기를 따로따로 알아보자. 가속기란 전자나 양성자. 이온 등 전하를 가지고 있는 입자를 가속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장치이다. 방사광은 아주 강력한 빛을 의미한다. 전자를 진공 속에서 광속으로 가속하면 전자 에너지가 100억 볼트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100억 볼트의 전자가 아주 정교하게 만든 영구자석을 통과하면서 방향을 꺾을 때 접선 방향으로 아주 강력한 빛이 발생하게 된다. 그 빛은 가시광선에서부터 X선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쓸 수 있는 아주 다양한 빛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만들어진다. 그 빛을 방사광이라고 한다. 방사광은 태양빛 보다 1억 배 이상의 아주 밝은 빛인데 그 빛을 이용해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관찰하는 거대 연구시설이 바로 방사광가속기이다. 즉, 살아있는 세포의 움직임과 나노물질을 관찰할 수 있는 일종의 슈퍼 현미경이라고 볼 수 있다. 방사광가속기에서 실제로 가속하는 것은 전자이지만 전자 가속기라 이름을 붙이지 않고 최종 생산품인 방사광이라는 이름을 붙여 방사광가속기가 됐다.
이런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3세대 방사광가속기와 차이점이 있다. 먼저 생긴 형태가 다르다. 기존의 3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그전에 1세대, 2세대 방사광가속기까지 포함해서 모두 원형의 모양을 띈다. 현재 포항에 있는 3세대 가속기는 완벽한 원형은 아니지만 24각형의 형태로, 전자를 정확한 궤도 안에 돌리면 접선 방향으로 끊임없이 빛이 나온다. 현재 포항 방사광가속기는 280m의 둘레를 지닌 채 31개의 빔 라인이 붙어있다. 즉 31개의 다른 현미경이 붙어서 31개의 다른 실험이 동시 진행될 수 있다. 4세대의 경우에는 기존의 방사광가속기들과 다르게 직선 형태이다. 그런 모양으로 만들게 된 이유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하면 정확한 형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3세대 방사광가속기의 빛은 X선이 강하게 나오고, 여러 종류의 파장이 나오기 때문에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의 빛을 골라서 쓸 수 있다. 하지만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그중 딱 한 파장만 나온다. 이 점이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큰 장점인데, 거기서 나오는 모든 빛이 완벽하게 결이 맞아서 나온다는 것이다. 4세대 방사광 가속기에 100억 볼트로 가속된 전자가 아주 특별하게 고안된 영구자석을 100m 정도 지나가게 되는 사이에 무질서하게 있던 10억 개의 전자가 30m 구간을 지나가면서 자기들끼리 대열을 맞추게 된다. 이렇게 줄이 맞춰지면 한 줄이 되고 이후로 여러 개의 줄이 생기는 데, 한 줄 전체가 빛을 만들어 낸다. 이때 앞에 줄은 뒤에 줄과 정확하게 파장이 하나 차이만큼 거리가 떨어져 있어 뒷줄이 만드는 것과 앞줄이 만드는 것이 정확하게 겹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빛이 자석의 30m에서 70m 사이를 지나가면서 만 배에서 십만 배까지 밝아지게 된다. 그렇게 결이 맞는 빛은 정확하게 표현하면 X선 자율 전자 레이저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노 세상을 보려면 X선이 필요한데, 더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X선과 결이 맞는 레이저 또한 필요하다. 최근에는 이렇게 X선과 레이저를 겹쳐 더 밝고 정확하게 관측을 하는 기술이 요구되는데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그 요구를 만족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3세대보다 10억 배 정도 밝다. 도저히 수치로는 가늠이 안 가는 크기이다.
그렇다면 이런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어떤 연구에서 쓰이게 될까? 우선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관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바이러스 단백질이 세포막을 뚫고 침투하는 모습이나 물이 산소와 수소로 분해되는 순간까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관측할 수 있다. 또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 같은 경우 파장이 0.1nm에 불과해 물질의 구조와 현상을 1,000조 분의 1까지 분석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까진 5% 정도까지 밖에 해석되지 않은 단백질 연구 분야에서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세포와 질병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하고 연구할 수 있어 맞춤형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그동안 분석이 어려웠던 광합성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어 엽록소들의 구조를 밝혀내어 태양전지판에서 전기 대신  화학에너지를 만들어 내거나 식량을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꿈같은 미래가 열릴 수도 있다. 이 밖에도 △화학 △생명공학 △기계공학 △재료공학 △의학 등 대부분의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여러 분야의 연구에 쓰일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한 가지의 점은 이 같은 첨단 연구시설을 국내 기술로 제작했다는 점이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개발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꿈의 기술뿐만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 줄 빛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활용이 앞으로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