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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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창 기자
  • 승인 2017.03.0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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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포항공대신문사 기자들과 함께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시설 등에 대해 설명을 해준 김창범 박사가 도왔다.

Q. 4세대 방사광 가속기(이하 4세대)와 3세대 방사광 가속기(이하 3세대)의 운영을 병행해서 하는지, 또 그렇다면 연구 인력이나 직원 충원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A - 우선 두 가속기가 커버하는 부분이 조금씩 다르므로 병행해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력 부분에 대해서 말하자면 4세대를 새로 지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필요했고, 그래서 새로이 뽑아서 충원했다. 연구원들은 주로 가속기를 전공하신 분들을 초빙했고, 기술원들은 관련 업계에서 종사하시는 분들, 3세대 사업을 같이했던 분들, 외국의 4세대에서 포스닥 과정을 하고 계시던 분들을 초빙했다. 물론 3세대의 직원들이 4세대로 가신 경우도 있다. 4세대의 직원은 총 80여 명이고, 5년간 그분들을 뽑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Q - 4세대가 3세대와 비교하여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고, 또 차이점은 무엇인가
A - 4세대는 굉장히 짧은 빛을 뽑아낼 수 있어 동역학을 볼 수 있다. 즉, 내부 구조가 변해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인데, 3세대로는 정역학만을 볼 수 있어서 4세대가 훨씬 더 활용도가 높다. 4세대가 3세대보다 못한 것이라면 빔 라인이 제한되어 있어 한 번에 할 수 있는 실험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정리하자면 3세대에서 할 수 있는 관찰은 4세대에서도 할 수 있지만, 그 반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굳이 4세대에서 할 필요가 없지만, 반대로 움직이거나 약하거나, 변질되기 전에 찍어야 한다면 4세대를 이용해야 한다. 비용면에서는 물론 3세대가 저렴한 측면이 있지만, 실험하시는 분들에게는 상징적인 금액만 받을 뿐 국가 예산으로 운영을 하므로 4세대를 이용하더라도 큰 부담은 없는 편이다

Q - 4세대에서 가장 내세울 만한 국내 기술이나 해외 기술과는 차별화되는 장점은 무엇인가
A - 4세대를 위해서 장치들은 국산화를 많이 했다. 제한된 시간과 예산 내에서 만들기 위해 저렴한 국산 장치를 사용했고 70% 이상의 장비, 예를 들어 모듈레이터, 가속관, 전자총 등도 대부분 국산화했다. 3세대의 경우에는 1995년에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외국 장치가 많았고, 2009년에서 2011년 사이의 업그레이드 때는 많은 부분을 국산화했다. 물론 4세대 만큼은 아니다. 국산화 시킨 것에서 비용 절감뿐 아니라 국내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는 데에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과 함께 개발한 전자빔 위치 측정기는 스탠퍼드 대학의 LCLS 가속기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 설치할 계획이며, 이외에도 많은 장치들이 수출되고 있다.

Q -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하는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이 있다면 주로 어떤 분야인가
A - 학부생은 잘 모르겠지만, 대학원생들은 물리, 화학, 생명, 의학, 재료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할 때 이용하고 있다. 샘플을 만들었는데 내부 구조가 궁금하다면 누구라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고, 흔히 가속기를 이용하면 논문의 그레이드가 올라간다고 말할 정도로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이용하는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 것도 일반 대학원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유이다. 하지만 한 번에 할 수 있는 실험 수도 제한적이고 워낙 수요가 많으므로 1년 전에 제안서를 제출하여 선정한다. 선정은 방사광 가속기 이용자 협회의 교수님들이 위원회를 구성하여 이 실험이 얼마나 중요한 지 등을 판단해 선정하는 시스템이다.

Q - 향후 연구 시설 등의 증축 계획이 있는가
A - 미리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부지를 넓게 잡았던 것이 4세대를 짓는 데 도움이 됐다. 이제 남는 부지에 앞으로 5세대 가속기도 지을 수 있다면 지을 것이다. 3세대와 4세대가 있으므로 전기, 물 등 각종 유틸리티를 공유하기 쉽고, 두 가속기를 지었던 경험이 있으므로 수월하리라고 본다. 그러나 4세대 자체적으로는 더 이상의 증축 계획은 따로 없는 상황이다.

Q -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가
A - 우선 여름 한 달(7월), 겨울 한 달(1월)의 유지, 보수 기간에는 홍보팀에 연락하면 자유롭게 내부를 구경할 수 있으니 찾아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의외로 가속기가 가까이 있으므로 여러 사람들이 활용했으면 좋겠다. 아까 말했던 것처럼 논문의 그레이드가 하나 올라간다고 할 정도로 좋은 장치인 만큼 직접 만든 시료를 가속기로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얼마든지 이용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속기를 직접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전자 공학, 기계 공학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되어 이 장치 안에 들어 있으니 가속기에 대해서 공부해보는 걸 추천한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가속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