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 인사 : 우리대학의 새로운 가치
2017년 새해 인사 : 우리대학의 새로운 가치
  • 현석진 / 제13대 총동창회장
  • 승인 2017.01.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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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포스텍 출범 당시, ‘국내 최초이자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이라는 우리의 좌표는, 당시 고도성장기에 접어든 대한민국의, 시대가 요구하던 미션에 철저히 부합되었으며, ‘기초연구(basic research) 역량 확보’라는 당시의 과제를 실현해나가기 위해서, 막대한 ‘연구 및 교육 인프라’, 우수한 ‘교원’과 ‘학생’ 등의 기초여건이 요구되었습니다.  현재 포스텍은 지난 30년 동안 총 6조 원에 이르는 투자를 통해, 2조 원이 넘는 (단일 대학 기준 미국 스탠포드에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인프라와 400명에 달하는 교원, 1만 8천 명에 달하는 동문 네트웍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질적 수준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활동을 이뤄내고 있으니, 가히 30년 전에 주어진 미션을 충분히 완성해냈다고 자부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앞으로의 30년을 바라보며, ‘가치창출대학’이라는 새로운 좌표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치(Value)’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요즘 유행하는 ‘창업중심대학’, ‘창업선도대학’ 등과 같은 조어들과는 어떻게 구별되며, 그만큼 연속적인 추동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올까요? 모든 창직(創職)이나 창업(創業)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닌 까닭은 가치 자체가 시대와 조건에 따라 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종교와 정치혁명의 시대를 지나, 이제 기술에 의한 혁명의 시대, 그 네 번째 물결이 요구하는 가치에 대한 보다 거시적이고, 인문학과 경제사를 아우르는 정의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바로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이라는 30년 전의 목표가 가졌던, 우리 모두의 가슴을 뛰게 하며 하나로 모으게 하였던 ‘구체성’을 ‘가치창출대학’이라는 새로운 좌표에도 부여하는 길일 것입니다.
 이제 포스텍은 전 세계 대학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초일류 대학들이 우수한 연구논문이나 산업계에서의 영향력 못지않게, 직접 창출해낸 비즈니스 생태계의 규모와 가치에 의해서도 평가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초연구 외에 좀 더 ‘실용적이고, 애플리케이션지향 R&D’,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는 ‘자체 제품화’까지 모두 포괄할 것을 요구받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이전의 ‘(활용 기반이 되는) 인프라’ 개념보다 좀 더 확장된, ‘(함께 협업하고 융합되어야 할) 생태계’라는 개념에 기반을 둔사고가 필수적이 되었습니다. 교육과 연구라는 대학의 기본 역량 외에도, 직접 생산, 비즈니스 네트워킹, 각종 법률 및 재무 지원시스템은 물론, 포항을 넘어서는 ‘공간적 확장’과 ‘문화 믹스’적인 요소까지 모두 포함되는 것입니다. 30년 전에 포스텍이 생기면서 앞으로 교육은 기본이고 연구도 해야 한다는 압력이 국내 대학사회의 새로운 자극과 세대교체의 동인이 되었듯이, 앞으로는 생태계 개념에 기반을 둔 사고 및 실행 능력의 겸비 여부가 새로운 세대교체의 기치가 될 것이 자명합니다.
이러한 생태계 구축 작업은 학교 구성원들만의 힘으로 감당할 수는 없으며, 따라서 지역민의 성원, 지자체의 참여, 중앙정부와의 공조, 산업 네트웍의 활용 등이 모두 필요하게 됩니다. 총동창회도 특히 동문 네트웍과의 연계, 해당 과제의 전파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