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사람 저런얘기] 동영상 재생기 ‘사사미’ 개발한 최의종(화공 2)학우
[이런사람 저런얘기] 동영상 재생기 ‘사사미’ 개발한 최의종(화공 2)학우
  • 김혜리 기자
  • 승인 2001.02.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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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위트가 있는 프로그램 만들고 싶어요

SASAMI(Specially Advanced Synchronized Accessible Media Interchange)로 대내외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최의종(화공 2)군.

99학번인 최군이 1학년 시절 처음 만든 사사미는 자막생성기로 세계최초로 화면위 컨트롤과 실시간 필터링이 지원되고 밝기나 글꼴, 색상도 마음대로 조절가능한 작은 용량의 프로그램이다. 처음 사사미는 윈앰프 아래에 창이 뜨는 형태의 플러그인이었다. 그때는 개인이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몰랐지만, 윈앰프에서 떼어낸 사사미가 널리 알려지면서 그에게 날아오는 메일에 일일이 답하는 것만으로도 하루 7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할 만큼 바빠졌다. 가끔 사사미가 일본어 이름이라고 메일 주는 사십대 아저씨나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는 오십대 아저씨도 있다.

사사미에 얽힌 에피소드 하나. 처음으로 화면에 ‘의종 천재’란 글을 뿌리자 ‘천재’자를 빼놓고서 작동이 됐다고 최군은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와 친구들은 사사미를 ‘사사미양’이라고 부르며 거의 딸처럼 여긴다. 이제는 첫걸음 떼는 시기를 거쳐 10살, 한창 말썽부리는 때라며 이 프로그램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인다.

고2시절 처음 윈도우용 프로그램에 손을 댔을 때, 그는 도스시절에 꿈도 못꾸던 파워풀한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에 흠뻑 반했다고 한다. 우리 학교 애니메이션 동아리 ‘매니아’의 회원이기도 한 그는 특히 멀티미디어에 매력을 느꼈단다. 멋진 인터페이스, 그것이 그가 사사미를 만들게 된 계기이자 지금 가진 목표의 전부라고 말한다.

그가 컴공과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화학공학과 소속이다. 교수님의 만류로 컴공과로 전과하는데 실패한 후에 학교에 재미를 못느끼고 시간이 아까워 휴학을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6개월의 시간에 후회는 없단다.

요즘은 (주)우리기술과 계약을 맺고 동영상 메일 서비스 준비에 바쁘다. 또 앞으로 개발할 계획인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며 사사미도 보완하고 있다. 원래 ‘사사미’ 가 프로그램명이 아니라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을 만들어 패키지화하려는 프로젝트명이었던 만큼, 사사미의 보강내용도 단방향 스트리밍을 뛰어넘는 수준까지를 내다보고 있다.

유머와 위트가 녹아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은 마치 동화같다. 하지만 “앞으로 보내게 될 시간들은 금쪽같은 거에요”라며 내실을 다지는 데에 시간을 부을 거라는 야무진 계획을 듣고 나면 그저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복학하려던 계획을 미루고 병역특례를 받기로 했다고 담담히 말하는 최군이 다시 복학하는 날에는 어떤 동화같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나타날지 사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