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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 알고 먹어야 재밌다, 모르고 먹어야 맛있다!
[380호] 2017년 01월 01일 (일) 김희진 기자 heejin@
   
고슬고슬한 밥 위에 고추냉이를 넣고 신선한 회 한 점을 올리면 우리가 잘 아는 스시 한 피스가 완성된다. 스시는 회와 달리 밥과 함께 먹어 풍족한 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 온 음식이지만 한국인들도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찾게 됐다. 이런 스시에 대해 우리는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그리고 제목에서 언급했듯이 스시를 왜 모르고 먹어야 더 맛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한다.
스시의 탄생은 일본 700년대 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선을 장기간 보존할 목적으로 생선과 밥을 같이 넣고 발효시킨 것에서 스시의 유래가 탄생했다. 붕어 뱃속의 내장을 모두 제거한 뒤 밥을 채워 놓고 1년에서 2년 동안 발효시키면 초기 형태의 스시가 완성된다. 700년대는 이렇게 발효된 스시에 밥을 제거하고 생선만 섭취했고, 1100년대엔 생선회 밥을 함께 먹기 시작했다. 1500년대부터는 밥과 생선회에 식초를 넣어 발효 기간을 줄이고 후엔 소금으로 양념을 따로 한 밥과 함께 생선을 먹으면서 지금의 스시 형태가 탄생했다. 스시는 크게 오사카식 스시와 도쿄식 스시로 분류된다. 오사카식 스시는 ‘하코즈시’라고 불리며 스시 틀에 숙성시킨 생선이나 어패류를 깔고 그 위에 밥을 얹어 곽으로 찍어 눌러 만든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먹는 스시의 형태와 가까운 스시는 도쿄식 스시로 일본말로는 ‘니기리즈시’라고 한다. ‘주먹 스시’라고 하며 한입 크기의 밥에 고추냉이를 살짝 바르고 어패류를 얹어 내는 스시이다. 두 종류의 스시의 제조법이 빠르고 간편한 것이 오늘날의 패스트푸드 음식과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과거 스시는 오늘날 받는 대우와는 사뭇 다르게 지금의 패스트푸드와 같은 인식이 강했다. 과거 일본에서 스시는 길거리 포장마차 음식으로 주로 판매됐다. 한입에 먹기 편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바쁜 서민들이 먹기엔 안성맞춤이었다.
한국에 스시가 들어온 것은 1900년대 초로 백 년이나 지났지만 사실 한국 스시 ‘전문점’은 올해로 고작 14살이다. 우리나라 첫 스시 ‘전문점’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시작됐다. 2003년 시작된 한국 스시의 변화는 혁명에 가까왔다. 기존의 활어 회 중심에서 ‘숙성’ 회를 외치며 스시에서 숙성이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또한, 기본 한 쌍이었던 즉, 두 점이었던 한국식 문화와 달리 일본 정통 스타일로 한 점씩 스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한 점을 먹는 동안 다른 한 점의 맛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과거 한국식 스시집의 기본 세팅은 된장, 채소, 간장, 장국이었지만, 2003년 이후 스시 맛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세팅을 최소화하기 시작했다. 이런 전문점들은 몇십만 원의 하이엔드 스시집부터 십만 원대의 미들급 스시집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이런 변화보다 더 큰 혁명을 가져온 것은 바로 ‘오마카세’의 등장이다. 일본어로 ‘맡기다’라는 뜻인 오마카세는 메뉴를 정해놓지 않고 셰프가 그날 가장 좋은 재료를 이용해 알아서 음식을 만들어 내는 형식을 말한다. 스시와 후식 모두 셰프의 판단에 따라 제공된다. 손님은 그날 메뉴를 알지 못하고 직접 스시가 나오는 것을 보며 먹기만 하면 된다. 오마카세가 등장한 이유는 생선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셰프가 가장 맛있는 스시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덕분에 스시의 질도 향상돼 손님들의 만족감도 높아졌다.
2003년 이후 오마카세 스시집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포항에도 3개월 전, 첫 오마카세 스시집이 개업했다. 포항 오마카세 전문점은 하루 20명 정도의 양만 준비한다. 이는 많은 양을 팔기보단 손님 한 사람에게 더 집중하겠다는 셰프의 생각이 담겨있다. 스시는 하얀 생선부터 붉은 생선의 순서로, 셰프가 손님 앞에서 모든 스시를 즉석에서 만들어준다. 재료는 그날 바다에서 잡은 생선만 취급하기 때문에 가격은 오만 원 이상으로 한 끼 식사로는 가격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격이 비싼 만큼 신선한 고급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스시집 운영의 이윤이 크지 않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매일 재료를 구해 새로운 요리를 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실제 오마카세를 운영하는 셰프는 인터뷰에서 “사실 일본의 오마카세 전문점은 가격도 정해놓지 않는다. 그날 생선 상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한국형 오마카세 스시집은 한국식에 맞게 가격을 정해놓고 셰프가 맞춰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엔드 스시집들이 부담이 되는 소비자들을 위해 최근 1, 2년 사이 대거 등장한 중저가 스시집들은 가격을 낮추는 동시에 맛도 합리적인 한계선까지 꽉 채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이엔드 급의 보급형인 미들급 스시의 등장이 시작된 것이다. 미들급 스시라고 해서 손님의 만족을 채워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미들급 스시 요리사들은 광어, 도미, 참치, 새우 등 기본적인 것을 위주로 하고 복어나 값비싼 조개류처럼 단가 상승을 주도하는 재료를 합리적으로 배치하기도 한다. 가격은 낮아졌지만, 손님과의 신뢰는 놓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오마카세는 운영하는 셰프 입장에선 요리에 대한 열정과 철학이, 손님 입장에선 셰프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 즉, 서로 ‘궁합’이 맞아야 손님과 셰프의 교감이 지속될 수 있다. 이 기사를 읽고 난 후 스시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셰프가 선사하는 메뉴를 따라 그날 메뉴를 모르고 먹는 즐거움을 느끼러 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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