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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정치적 원인으로 규제되는 한류
[380호] 2017년 01월 01일 (일) 박지후 기자 jihoopark@
우리나라의 한류 문화는 세계로 뻗어 나가며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여기서 칭하는 한류 문화란,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세계적 관심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문화콘텐츠들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우리나라에 가져오는 경제적 이익 역시 상당하다. 이렇게 세계로 뻗어 나가면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한류가 정작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하는 중국에서 잠시 주춤했다. 한국인과 관계있는 컨텐츠들이 중국 정부의 검열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한 편의 드라마가 방영되기 위해서는, 중국의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드라마 전편을 한 번에 심의받아야 하며, 심의용 테이프는 방영용으로 녹화돼야 한다. 그래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했던 우리나라 드라마들은 100% 사전제작 후 방영했다. 또, 광전총국이 보기에 중요한 장면이라도 도덕적이지 못하거나 미풍양속을 해치는 장면은 광전총국에 의해 편집될 수 있다. 만약, 심의가 끝난 후 드라마 내용의 수정이 필요하다면 편집할 권리가 있는 광전총국에 수정을 요청해야 한다. 외국 배우들이 우리나라 영화에 출연하듯, 우리나라 배우들 역시 외국의, 그중에서도 가까우면서 시장 규모가 큰 중국의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 드라마에서도 우리나라 배우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또, 한국 드라마들이 중국에서 방영되며 그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 역시 중국에서 명성을 얻어 중국 제품의 광고 모델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가 사드 배치를 공식화하면서 중국에서는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 광고 등에 규제를 강화한다는 내용인 한한령이 시행된다는 소문과 함께, 규제 대상이 되는 배우와 드라마 제목 리스트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한령은 지난해 말 중국 언론 매체들에 의해 공식화되었다. 중국 문화부에 따르면, 지난 7월에는 2건, 8월에는 4건, 9월에는 3건의 한국 스타의 공연이 허가됐다. 하지만 지난 10월과 11월에는 단 한 건도 승인받지 못했다. 또, 유력한 한류 배우들이 출연한 중국 내 광고들이 모델 교체를 선언했다. 드라마나 예능 부분에서는 촬영 중일 경우 배우가 하차하고, 촬영이 완료된 경우 방영이 연기됐다. 방영 중이던 방송분에서 한국 연예인들은 모자이크 처리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한류는 중국 자본을 빼앗고 문화를 잠식한 양아치’라는 표현을 하며 한류의 확산을 대대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광전총국의 편집 담당 직원에 따르면, 한국 연예인의 중국 진출을 제한하는 목적은 △민족문화 사업을 보호하고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것 △중국 연예인의 국민적 영향력과 호소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 △화류가 한류를 대체해 중화 문화권을 주도하기 위한 것 △분별없는 행태를 경고하기 위한 것이다. 이 중 한류 제한의 실질적인 원인이라고 지적되는 사드는 분별없는 행태를 경고하기 위한 것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중국에서 한국에 대한 문화 규제를 강화하려던 참에 사드라는 것이 빌미가 되었다는 점의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
지난해 11월, 한일 양국이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자 한한령은 더욱 강화되었다. 그 결과, 중국 내부에서는 한국과 관련된 모든 문화 산업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콘텐츠에서 한국이라는 것 자체가 지워질 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에도 한국인 연출진이 배제되는 것이다. 연예계뿐만 아니라, 여행, 관광, 소비재 관련 업종들에도 한한령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월 중국 정부는 여행사들에 패키지여행 상품의 감축을 지시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 방식이 패키지 관광이고, 이들의 주목적이 쇼핑이기 때문에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중국은 한국산 수출품에 대해 비관세 장벽을 높이는 조치를 시행한다. 따라서 중국의 한국산 화장품, 식품 통관 불허 건수가 예년보다 많이 증가했다.
한한령은 한국의 문화 산업과 이에 투자한 중국 기업들에 큰 타격을 입혔다. 현재 국내 화장품 업계 수출 시장의 70%가 중화권 지역에 편중된 상황이다. 또, 한국, 중국 동시 방영을 노리며 사전제작 100%를 통해 만들어지는 드라마들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맞는 한한령은 우리나라 문화산업, 그리고 한류의 확산에 큰 걸림돌이 된다. 문화 수출에서 중국의 의존도를 줄이면서 한한령이라는 문제를 헤쳐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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