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세일 페스타, 작년 문제점 개선하지 못한 아쉬운 행사
코리아 세일 페스타, 작년 문제점 개선하지 못한 아쉬운 행사
  • 박지후 기자
  • 승인 2016.11.0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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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 4번째 금요일 새벽에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쇼핑몰 오픈 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날은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블랙프라이데이로, 쇼핑몰들이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전미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의 쇼핑몰 매출은 104억 달러에 달했다. 물건을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해 국내로 배송하는 해외 직구가 활성화되면서,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따른 대규모 할인 기간에 맞추어 물품들을 직구한다.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의 처리 물량은 평소보다 20~30%가량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여파로 해외 직구 배송기간 역시 평소보다 1~2주가량 증가하며 블랙프라이데이의 한국 내 인기를 체감할 수 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가 지구 반대편의 우리나라까지 인기를 끌자,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이를 모방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실시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메르스로 침체된 소비 심리의 활성화와 내수 진작의 극대화를 목표로 지난해 10월 1일부터 10월 14일까지 2주간 진행됐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한 22개의 주요 업체는 이 기간 동안 7,194억 원의 매출 신장이라는 경제적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또, 메르스로 침체된 경기를 3개월 만에 메르스 사태 이전으로 회복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이는 2003년에 홍콩에서 발생한 사스와 2011년에 있었던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유사사태 이후 해당국의 경기가 이전으로 회복되는데 6개월에서 1년이 걸린 데에 비하면 매우 빠른 속도이다.
따라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메르스로 인해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의 진행 과정에서 문제도 일부 존재했다. 지난해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10월 1일에 행사를 시작한다는 사실을 9일 전인 9월 22일에 고지했다. 업체들 역시 이 행사를 급하게 준비한 결과 악성 재고에 대한 할인 폭도 20~30% 정도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80~90%에 비하면 현저히 낮았으며, 정작 소비자들이 사고 싶어 하던 물품은 거의 할인을 하지 않았다. 또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정기세일, 민간 주도로 이루어지는 K 세일 데이까지 3달 동안 할인행사가 연쇄적으로 지속됐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블랙프라이데이 당일로부터 주말까지 3일간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점과 비교한다면 사람들의 발길은 분산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이유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가을 정기세일이라 칭하며 실패한 행사라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월부터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개선한 새로운 행사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 참여 업체를 모집했다.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때 제조업체가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제조업체까지 확장하여 행사를 진행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의 기간을 대규모 특별 할인 기간으로 정했으며, 그 이후 기간에는 일부 업체에 한해서 할인을 지속했다. 대규모 특별 할인 기간 동안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여한 업체들의 매출은 전년 동일기간 대비 10.1% 상승하는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제조업체들이 참여했다는 점을 제외한 다른 문제들은 개선되지 못했다. 여전히 유통업체가 행사를 주도하고 있으며, 지적받았던 할인 규모 또한 개선되지 않았고, 할인 폭도 넓지 않다. 또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대규모 특별 할인 기간과 중국 국경절 기간이 맞물리면서 요우커라 불리는 중국 관광객들이 만들어낸 매출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만들어낸 매출보다 더 컸다. 이 기간 중 매출 증가폭이 면세점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는데, 이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우리나라 국민보다 외국인들의 소비를 더 이끌어낸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코리아 세일 페스타 역시 실패한 행사로 평가되고 있는 현실이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비교했을 때 전자의 실패 원인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물건 유통 과정상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할인율은 1년에 딱 한 번, 블랙프라이데이 때만 나타난다. 미국의 유통업체는 제조업체로부터 물건을 직접 산 후 마진을 고려하여 고객에게 유통한다. 즉, 재고가 생기면 유통업체가 그들을 다 떠안게 되기 때문에 새해에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 재고 발생을 막을 목적으로 모든 제품을 최소의 가격으로 할인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제조업체가 유통업체를 거쳐 판매하는 구조로, 유통업체는 중간 판매 수수료만 챙기다 보니 악성재고는 제조업체의 몫이 된다. 그렇기에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출수록 판매 수수료가 줄어들어 손해가 발생하며 할인 폭이 작아서 재고가 생기더라도 그들의 몫이 아니기에 제품을 최소의 가격으로 유통할 동기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 결과 코리아 세일 페스타 역시 본래의 행사와 같이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세일 대축제는 지난해와 올해 두번 진행됐다. 이 두번의 행사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따라한 행사였지만, 우리나라와 미국이 가지는 유통 구조의 차이로 한계점을 드러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나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같은 행사를 연례 행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유통 구조에 적합한 새로운 할인 대책을 만들어 내 우리 고유의 할인 축제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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