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소비하는 새로운 트렌드, 정주행
콘텐츠를 소비하는 새로운 트렌드, 정주행
  • 박지후 기자
  • 승인 2016.11.09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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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온라인 사전인 콜린스 사전에서 2015년 올해의 단어로 ‘binge-watching(이하 빈지워칭)’을 선정했다. 빈지워칭은 폭음, 폭식을 뜻하는 ‘binge’와 보는 것을 뜻하는 ‘watching’이 합쳐진 말로, TV 시리즈를 한자리에서 몰아보는 것을 뜻한다. 이 단어는 1990년대 TV 시리즈들이 DVD로 출시되면서 등장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이 등장한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다. 콜린스 사전에 따르면, 빈지워칭의 사용 빈도는 1년 새 2배 증가했다. 빈지워칭은 우리나라의 정주행 문화와 유사하다. 단, 우리나라에서의 정주행 문화는 TV 시리즈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 정주행, 소설 시리즈 정주행, 영화 시리즈 정주행과 같이 시리즈물을 몰아보는 것을 이야기하므로, 조금 더 포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주행 문화가 떠오르면서 콘텐츠 생산자들은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웹툰의 경우 완결 후 정주행하는 독자들을 위해 내용 전개를 느리게 만든 웹툰도 생겨나고 있다. 또 ‘다음 웹툰’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정주행 모드를 켜면 다음 화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스크롤을 하면 다음 화로 넘어갈 수 있어 정주행 독자들의 편의를 제공한다. 또 컴퓨터 속의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들에서는 비슷한 이름을 가진 영상 파일들을 한 재생 목록에 묶어서 연속 재생하는 기능을 제공하여 정주행 시청자들을 돕는다.
정주행 문화는 광고계에도 영향을 끼친다. TV 광고에는 제한이 많다. 이 광고의 경우 시간의 제한이 짧을 뿐 아니라 시청자들과 상관없는 광고라도 끝까지 다 봐야 한다. 또 광고 단가가 비싸므로 볼 수 있는 광고가 제한적이다. 주말 드라마를 즐겨보는 10대 소녀에게 면도기 광고를 송출하는 전파 낭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정주행하는 시청자들은 중간 광고 건너뛰기 기능을 통해 광고를 건너뛸 수 있다. 광고주들의 경우, 시청자의 검색 기록을 분석해 그들에게 맞는 광고를 송출할 수 있다. 정주행 시 송출되는 광고 단가가 TV 드라마의 광고 단가보다 저렴해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광고를 볼 수 있고, 광고주들의 부담도 줄어든다.
물론 정주행 문화에서 보이는 단점도 있다. 유력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톨레도 대학에서 406명의 성인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신이 빈지워칭을 한다고 답한 이들이 더 높은 스트레스 수치를 받는다고 한다. 이 외에도 빈지워칭 혹은 정주행 문화에 대한 정신적 부작용들이 많이 연구되고 있으며 우울감의 정도와 정주행 시간이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심리학 전문가들은 정주행을 과도하게 즐기다 보면 정주행에 중독되어 일상생활에 문제를 줄 수 있다고도 경고한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학기 중 학업으로 인해 즐기지 못 했던 드라마나 영화, 웹툰 등을 방학 때 남는 시간을 이용해 정주행하곤 한다. 기자 또한 방학 때 남는 시간 동안 학기 중에 시청하지 못 했던 드라마와 관심이 생긴 영화 시리즈를 정주행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하지만 문화생활을 즐긴다는 좋은 취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주행 시간이 너무 많아지면 중독될 수 있고, 그러면 학기 중의 학업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 학업에 지장이 가지 않는 한에서 정주행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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