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 독자를 BE 독자로, 사람과 책을 잇는 이색 서점
비(非) 독자를 BE 독자로, 사람과 책을 잇는 이색 서점
  • 김희진 기자
  • 승인 2016.10.12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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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학술정보관 5층 책상과 그룹 스터디룸은 전공과목을 공부하거나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시험 기간 때는 3, 4층도 연장 운영을 할 정도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넘쳐난다. 이렇게 북적북적한 도서관에서 붐비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책이 있는 자료실이다. 박태준학술정보관 도서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대학 학부생 대출 현황은 2013년 11,306권, 2014년 8,947권, 2015년 8,907권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독서량이 줄어드는 현상은 비단 우리대학 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출판연구소가 2년마다 실시하는 국민 독서 실태 조사의 지난해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1권 이상의 일반도서(교과서·참고서·수험서·잡지·만화를 제외한 종이책)를 읽은 사람들의 비율, 즉 연평균 독서 비율은 19세 이상 성인의 경우 65.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3년에 비해 6.1% 감소한 수치로 성인 3명 중 1명은 책을 일 년 동안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독서량을 증진시키기 위한 우리대학의 노력은 다양하다. 이번 연도부터 대학 구성원들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이나 친구, 선후배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도서를 추천받는 ‘포스테키안 추천 도서’ 프로그램이 생겨났고, 학기 내 대상 도서 중 3권을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여 1 unit을 인정받을 수 있는 ‘책 읽는 포스테키안’이 실천교양교육과정 교과목으로 신설됐다. 또한, 독서문화 조성을 위한 문화 행사로 학술정보팀은 독서 다이어리를 제작했고, 대학 독서토론 모임인 POSTECH Reader’s Club을 만들었다. 한편 교보문고 포항공대점에서도 학생들의 독서 권장을 위해 지난달 5일부터 3일간 도서상품권 증정 행사를 했다.
이렇게 일 년에 책 한 권 읽기 힘든 현대인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기존의 방식을 탈피한 이색 서점들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 강남의 북 카페 ‘북티크’는 매주 금요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밤새 책을 읽고, 각자 읽은 책에 관해 자유롭게 토론을 하는 심야 서점을 운영한다. 금요일 밤을 ‘불타는 금요일’의 불금이 아닌 밤새 책 읽는 북(book)금으로 보내는 것이다. 북티크 박종원 대표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기 위해 심야 서점 운영을 시작했다. 책을 구매의 대상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자는 생각을 가지고 비(非) 독자를 BE 독자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심야 서점을 이용한 한 시민은 “평소 금요일은 TV만 보며 시간을 보냈는데 이렇게 나와서 여러 사람들과 책을 읽으니 여유롭고, 평소 못 했던 다양한 독서를 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북금에 이어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책맥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북바이북’은 ‘책맥’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책방으로, 혼자만의 공간에서 책을 보며 크림 생맥주, 더치 맥주, 와인까지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퇴근길 직장인이 주 고객으로, 맥주 한잔하며 자유롭게 책을 읽거나 주인과 수다를 떨기도 한다.
해외에도 소개하고픈 이색 서점이 있다. 이란의 사르바네즈 헤라너 부부는 비 오는 날 우연히 택시를 잡지 못한 시민을 태워주면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동식 서점을 운영하는 중이다. 이들은 자동차 앞부분의 간이 선반에 책을 진열한 후, 거리로 나가서 시민들을 무료로 목적지까지 태워다 준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부부는 책을 소개하며 손님과 함께 얘기를 나눈다. 그리고 손님이 차에서 내릴 때 그 책을 선물로 건넨다. 책 읽는 기쁨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부부의 소망이 이색 서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색다른 독서 이벤트는 언제나 환영이지만 한편으로는 특별한 곳 혹은 행사가 아니라면 책을 읽으러 오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가을에는 박태준학술정보관에 공부하러 가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친구와 함께 책을 읽으러 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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