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하는 인터넷 갈등 (1)
범람하는 인터넷 갈등 (1)
  • 김윤식 기자
  • 승인 2016.09.28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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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트윗이 불러온 인터넷 갈등의 불씨
지난 7월 18일 클로저스 티나의 음성을 맡은 김자연 성우는 트위터에 메갈리아4라는 커뮤니티가 진행하는 티셔츠 후원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문구를 올렸다. 메갈리아4는 남성 혐오를 지향하는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단체이다. 그들이 진행하는 티셔츠 후원 프로그램은 악성 댓글, 모욕 등의 인터넷 범죄로 피소된 메갈리아 회원들의 법적 구제에 금전적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되었다. 김자연 성우의 트윗이 올라온 직후, 클로저스를 플레이하던 유저들은 아동 폭행, 모욕, 명예훼손을 저지르는 메갈리아에 대한 김자연 성우의 옹호를 맹렬히 비판했고, 클로저스 불매운동과 클로저스의 유통사인 넥슨 집단 탈퇴를 진행했다. 이에 넥슨은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티나 성우를 교체한다는 공지를 올렸고, 김자연 성우와 맺은 계약을 해지했다. 김자연 성우가 계약 해지됐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이 사건에 대해 넥슨 옹호 측과 비판 측이 엇갈려 싸우기 시작하는데 이로써 인터넷 갈등의 불씨가 지펴지게 된다.

갈등은 게임계에서 웹툰계로, 다시 웹툰계에서 동인계로
김자연 성우의 계약 해지 소식이 인터넷에 올라왔을 당시 인터넷 상황은 사실과 거짓 정보가 혼재해서 유저들은 넥슨의 행동이 옳은지 아닌지 쉽게 판단할 수 없었다. 하루 만에 일어난 사건이었지만 퍼져나간 정보가 너무 많았고, 거짓 정보도 섞여 있었으며, 당시 상황이 요약, 정리된 사이트가 없었다. 그래서 한쪽 의견만 보고 판단한 사람들이 넥슨을 비판했다가 사과문을 올리는 경우가 발생했다.
넥슨 비판 측, 다시 말해 메갈리아 옹호 측이 주로 사용하던 커뮤니티는 남성은 가입할 수 없는 메갈리아를 비롯한 여초커뮤니티였다. 따라서 그들의 의견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수단은 주로 트위터였다. 싸움은 메갈리아의 반사회적인 행동이 차츰 밝혀짐에 따라 티셔츠 후원 프로그램이 잘못됐다는 양상으로 흘러갔고, 디시인사이드, 루리웹 등 다수 커뮤니티에서 넥슨 옹호 측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메갈리아4는 기존의 메갈리아와 관계없이 온건한 페미니즘을 목적으로 한다고 표시했지만, 메갈리아4가 메갈리아와 다를 게 없다는 증거들이 올라와 메갈리아 측이 힘을 잃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몇몇 유명 웹툰 작가들이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게 된다. 이에 인터넷 갈등에 웹툰 유저들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화난 유저들은 메갈리아를 지지한 웹툰 작가의 작품에 별점을 낮게 주거나 웹툰 구독을 중지하는 등 해당 작가의 작품을 거부했다. 이러한 유저들의 저항과 상관없이, 트위터에서는 웹툰 작가들이 잇따라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견해를 밝혔고,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웹툰 작가 다수가 레진코믹스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유료 플랫폼인 레진코믹스의 경우 수입이 대부분 독자의 유료 결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독자 수, 팬덤의 중요성이 주목받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디시인사이드 웹툰갤러리를 주축으로 한 루리웹, 오늘의 유머, 웃긴 대학, 인벤, 심지어 일간베스트를 비롯한 대다수 커뮤니티에서 레진코믹스 불매운동과 집단 탈퇴가 이어졌다. 또한, 유저들은 레진코믹스를 메갈코믹스라 부르며 조롱하고 비판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김자연 성우는 넥슨과 계약에 관련해 퍼져나간 오해를 막기 위해 자신은 회사로부터 정당한 대가를 받았으며 상호 합의 하에 이루어진 성우 교체이기 때문에 부당 해고라는 말은 삼가 달라고 SNS에 걱정하는 글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위터에 넥슨을 비판하고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글이 지속해서 올라왔고, 김자연 성우의 계약 해지는 메갈리아 옹호 측이 싸우기 위한 빌미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뿐만 아니라 레진코믹스의 데명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2차 저작물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동인 행사에 관련된 트윗을 올렸는데, 이로 인해 일부 메갈리아를 지지하는 웹툰 작가들이 웹툰 업계뿐만 아니라 2차 창작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직접 동인 시장에 발을 들인 유저들은 메갈리아 옹호에 대한 분위기가 웹툰계뿐만이 아니라 동인계까지, 서브컬쳐 창작자들의 의식 전반에 퍼져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사건으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2차 창작자들도 유저들의 비난의 타겟이 되기 시작했다.

키보드 워리어에서 현실 워리어로
과거에도 인터넷 갈등이 존재했다. 일간베스트와 오늘의 유머 커뮤니티 간의 대립은 유명한 인터넷 갈등 중 하나이다. 오늘날 인터넷이 당연시되고 모두가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는 이 시대에 인터넷 갈등은 떨쳐낼 수 없는 생활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고 있다. 커뮤니티, 뉴스 등을 보면 불쾌감이 드는 정보, 유저, 다양한 집합들이 있고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집합에 대해 적대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터넷의 갈등은 점차 그 형태가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에서 모욕할 경우 모욕죄로 고소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일명 패드립을 하는 유저에게 고소를 날리는 행위는 당연시되고, “고소미를 먹인다”라는 일종의 인터넷 유행어로 발전했다. 웹툰 작가 레스트바티칸는 자신에게 패드립을 한 상대를 고소해서 치킨값을 합의금으로 받아내는 과정을 만화로 그려 주목을 받았다. 사이버 모욕죄 또는 명예훼손은 인터넷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일이 되었고, 고소는 이러한 갈등을 처리하는 가장 주요한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메갈리아와 연관된 웹툰 업계, 동인 행사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은 고소라는 방법으로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트위터에 웹툰 작가들이 “돈은 회사에서 받지 독자에게서 받는 것이 아니다”, “지능이 낮은데 만화는 어떻게 읽느냐?”, “자기들의 댓글과 별점이 대단한 권리고 자기들이 뭐 대단한 위치인 줄 착각하잖아”라고 말하는 등 창작물의 존재 이유인 독자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언사를 보이자 유저들이 그들의 행동, 창작물에 대해 환멸감을 느낀 것이다. 웹툰 작가와 2차 창작자 그리고 서브 컬쳐 전반에 환멸감을 느낀 유저들은 웹툰을 미디어 규제에서 더는 보호해서도 안 되고, 오히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아 “노쉴드, 예스컷”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4년 전, 2012년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웹툰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만들려 했을 때, 웹툰에 대한 규제를 반대한다면서 벌였던 “노컷 운동”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독자들의 응원과 “노컷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점을 고려해서 만화계가 자율적으로 심의하는 방식으로 규제하기로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웹툰에 대해 지금까지 여러 번 규제 시도가 이뤄졌지만, 창작물과 웹툰을 옹호하는 인터넷 유저들의 보호에 힘입어 대부분의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유저가 나서서 웹툰과 창작물에 대한 법적인 규제를 강화하자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모른 척하고 있었던 동인 행사의 음란물 판매와 웹툰의 폭력성, 선정성에 대해 일반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하고, 독자를 무시하는 작가에 대해서는 비판의 철퇴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번 사건은 플랫폼과 관계없이 웹툰 작가들이 소위 갑질하는 언행에 실망을 느낀 독자들이 독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나타났다. 유저들의 원성에 힘입어 지난 7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웹툰의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만든다고 발표했다. 과거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작가들이 독자들에게 웹툰을 심의로부터 지켜주는 행동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현실 폭격을 가하는 유저들
유저들은 이제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절에서 벗어나 문제를 저지른 웹툰 작가의 행동을 소속사, 방송사, 언론사, 종교단체에 고발하기 시작했다. 트위터에 학생을 무시하고, 메갈리아를 옹호하며, 교권을 무시하는 만화를 그린 작가에 대한 내용을 전국학부모연합, 언론 단체, 교육지원청 등에 제보를 하였다. 웹툰 작가와 창작자가 활동하는 동인 행사를 취소시키고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던 불법행위를 고발하기 위해 직접 동인 행사에 참여해 판매되고 있던 음란물을 구매해 증거를 모으고 경찰을 대동해 해당 부스와 관련자를 고소하는 방식도 사용됐다. 한 웹툰 갤러리의 유저는 음란물을 판매하는 동인 행사를 jtbc 뉴스에 제보했고 jtbc에서 동인 행사의 불건전함을 지적하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음란물을 파는 행사 전반에 걸쳐 정부와 경찰에 민원을 넣어 대관 행사를 취소시키거나 대관처에 연락하여 대관 관련 약정을 위반한 행사를 취소시키는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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