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맨십
문화 - 스포츠맨십
  • 공환석 기자
  • 승인 2016.09.0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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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에서 배우는 스포츠맨십
한동안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리우 올림픽이 지난달 22일 막을 내렸다. 선수들은 17일 동안 총 28개의 종목에서 306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기를 치렀다. 올림픽 메달은 그 색깔을 떠나 4년간의 혹독한 훈련을 거친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다. 하지만 메달을 두고 벌어지는 경쟁이 항상 명예롭지는 않다. 매회 빠지지 않고 불거지는 반칙과 도핑 파문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모습이 돼버렸다.
이번 올림픽은 출전했던 선수들뿐만 아니라 지켜보았던 이들에게도 반성과 배움의 ‘리우 올림픽’이 되어야 한다. 1896년 근대 올림픽의 역사가 시작되며 함께 제창된 올림픽 정신은 앞으로도 잊혀서는 안 될 것이며, 이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시작 전부터 러시아 선수들이 불명예스럽게 출전 금지당하는 등 탈이 많았던 리우 올림픽이었지만 ‘배울 것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리는 올림픽’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진정한 올림픽의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올림픽 성화 점화의 최종주자였던 리마는 세계인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었다. 비운의 마라토너로 불리는 리마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 경기 중 관중의 난입으로 선두에서 밀려나며 안타깝게 금메달을 놓치고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리마는 분노하는 대신 “나는 내 동메달이 더 마음에 든다”라는 말을 남기며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올림픽의 진정한 스포츠맨십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줬다. 리마는 올림픽 정신을 전 세계에 전달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성화 최종점화자였다.
이런 리마의 영향이었을까. 이번 리우 올림픽 여자 5,000m 달리기에서 뉴질랜드의 니키 햄블린 선수가 2,500m 지점에서 넘어지며 뒤따라오던 미국의 에비 다고스티노 선수 역시 같이 넘어진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다고스티노 선수는 일어나 경기를 계속 이어나가는 대신 자신의 손을 내밀어 쓰러진 햄블린 선수를 부축하며 결승선을 통과했고, 경기를 지켜보는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감동을 전한 이 장면은 ESPN(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의 스포츠맨십 명장면으로 선정됐으며, 두 선수는 올림픽 정신을 실천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쿠베르탱 메달의 주인이 되는 영광을 누렸다.
한편, 이번 올림픽 참가자들 가운데는 특히 눈에 띈 팀도 있었다. 전쟁과 박해를 피해 조국을 떠난 선수들로 구성된 난민팀(ROT, Refugee Olympic Team)이다. 10명의 선수로 구성된 난민팀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참가하면서 감동을 전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난민팀은  승패와 관련 없이 최선을 다하며 올림픽 정신을 제대로 보여줬다. 부족한 팀 운영비, 늦은 출전 계획 발표 등 여러 악조건 가운데서 시작했지만 난민팀 선수들의 땀방울은 그 어느 선수들의 것보다 박수받아야 마땅했다.
우리는 올림픽에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희열을 느낀다.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힘차게’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이 올림픽에 생기를 불어넣지만, 단순한 재미와 박진감만이 올림픽의 전부는 아니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은 “올림픽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난민팀이 ‘메달이 없어도 가장 행복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리마와 햄블린, 다고스티노 선수가 자신의 결과에 만족할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올림픽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준 선수들의 스포츠맨십은 문제 많았던 리우에서조차 아름다웠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올림픽 선수들의 스포츠맨십과 이들이 안겨준 감동은 이번 올림픽 최고의 영예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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