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게 이걸 왜 버려~, 먹는 식기
아깝게 이걸 왜 버려~, 먹는 식기
  • 명수한 기자
  • 승인 2016.05.04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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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킨 짜장면에 따라온 나무젓가락, 매일같이 뽑아 마시는 커피가 담긴 종이컵, 엠티나 소풍 때 일회용 플라스틱 그릇에 담긴 음식들.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쓰는 일회용품 식기들의 모습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나무젓가락, 종이컵, 플라스틱 그릇이 분해되는데 각각 20년, 5년, 80년의 세월이 걸린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 일회용품이 환경에 엄청난 해가 된다는 사실을 대부분 사람들은 인지하고 있지만 한번 쓰고 버리면 되는 편리함과 위생 그리고 싼 가격 때문에 2013년 기준 한해 38만 통의 일회용품이 우리나라에서 사용 후 버려졌다.
그런데 일회용품은 사용 후 꼭 버려져야 한다는 편견에 의문을 가진 일부 사업가들이 일회용품의 편리함을 갖추면서도 버려도 환경에 해가 없거나 다른 방법으로 없앨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먹는 식기, ‘dish+appear(사라지다는 뜻 disappear의 말장난)’이다.
먼저 식기 중 수저와 포크를 먹는 식기로 만든 인도의 회사 BAKEYS의 ‘피사피티’ CEO의 이야기를 해보자. 인도 국제 농작물 연구소의 연구원이었던 그는 환경호르몬으로 인해 우리 몸에도 좋지 않고 환경에도 해가 되는 플라스틱 식기가 인도에서 매년 1,200억 개 가량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해결책을 고민했다. 그러던 중 사람들이 ‘크아크라’라는 곡물 크래커를 그릇으로 이용해서 음식 먹는 모습을 보고 음식을 먹으면서 식기까지 먹어버리자는 아이디어를 얻어 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그의 식기들은 팥, 수수, 쌀, 밀의 배합으로 이루어지면서 단맛, 플레인, 스파이시의 세 가지 맛 또한 고를 수 있게 제조된다. 이 식기들은 물이나 음식에 닿아도 15분간은 강도를 유지하다가 식사가 끝나갈 때쯤이면 먹기 좋게 부드러워진다. 또한, 먹지 않고 그냥 버려도 자연성분이기 때문에 5~6일 만에 분해가 된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플라스틱 제품과 가격이 거의 같아 일회용품의 편리성과 싼 가격에 환경친화성까지 갖춘 제품이 되었다.
다음으로 LAVAZZA 사와 Rice-design 사의 먹을 수 있는 일회용 컵과 일회용 그릇이 있다. 우선 LAVAZZA 사는 커피나 다른 음료를 담아 함께 먹을 수 있는 쿠키 컵을 만드는 회사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콘 아이스크림’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구매 후 바로 먹어야 하는 콘과는 달리 이 회사의 컵은 설탕으로 코팅되어 내구성을 지녔기 때문에 서둘러 먹지 않아도 된다. 원하는 음료를 담아 느긋하게 마신 후 바삭한 식감의 컵을 후식으로 즐길 수 있다. 다음으로 Rice-design 사의 먹을 수 있는 일회용 그릇의 경우 밀가루, 물 그리고 약간의 소금으로 이루어졌는데 밀가루로 만들어 약간의 코팅을 거친 형태라 음식을 담아도 쉽게 물러지거나 부서지지 않는다. 또한, 구매 후 바로 사용하지 않아도 약 한 달가량의 유통기한이 있어 보관도 쉽다.
이러한 먹는 식기들은 현재 일부 회사를 시작으로 일회용품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던졌는데 이는 몇 가지의 가치를 보여주었다. 첫째는 환경친화성이다. 말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식기’이기 때문에 남는 것이 없어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기존의 음식을 담거나 포장하기 위해 쓰이던 재료들은 최대한 줄여지고, 버려지는 것 없이 모두 배로 들어가게 되므로 주변 환경 또한 청결해질 것이다. 둘째는 맛의 조화이다. 커피 컵의 사례와 같이 어울리는 음식을 담아 식기와 함께 먹는다면 음식을 담을 용기가 곧 음식의 일부로서 맛을 내는 기능을 하게 된다. 셋째는 편의성이다. 기본적으로 일회용품이므로 설거지를 할 필요도 없고 설령 먹기 싫어지더라도 바닥에 버리면 음식재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환경에 해를 주지 않고 빠른 시간 내에 분해된다. 넷째는 카페 등에서 활용 가능한 새로운 차별화 전략이라는 점이다. 이 방법을 통하면 손님들은 이제 마실 음료뿐만 아니라 자신이 같이 먹을 수 있는 컵 등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며 이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 신선한 재미와 다양한 맛을 제공하게 된다.
이처럼 먹는 식기는 음식으로 음식을 담는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을 줄임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들을 얻어냈다. 음식과 그릇은 별개의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난 아이디어가 어쩌면 우리를 위협하는 쓰레기 문제의 완벽한 해법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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