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수제 맥주
문화 - 수제 맥주
  • 곽기원 기자
  • 승인 2016.05.04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성 맥주는 가라, 수제 맥주의 파란
많은 사람이 즐겨 마시는 술인 맥주가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에서 맥주는 대부분 시원하게 마시는 술 또는 폭탄주를 제조하기 위한 술로써 소비됐다. 일반 소비자들은 획일화된 국산 기성 맥주 대신 다양한 맛을 가지는 맥주를 찾기 시작하였고, 다변화되는 구매층의 요구에 맞추어 국내 시장에도 수제 맥주가 등장하였다.
수제 맥주가 유통되기 시작한 주된 배경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해외여행, 유학생활, 출장 등으로 우연히 해외의 맥주들을 직접 맛본 사람들이 기성 맥주보다 맛이 좋은 새로운 맥주를 찾기 시작한 것이 첫 번째 이유이며, 두 번째는 관련 법령의 개정이다. 지난 2014년 4월 1일로 개정된 관련 법령으로 인해 맥주 시장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2002년에 만들어진 소규모  맥주 제조면허는 대지 200제곱미터, 창고 100제곱미터 이상의 매장 설치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양조장과 술을 판매하는 곳까지 직접 배관시설을 설치해서 맥주를 이동시켜야 하므로 사실상 양조장과 영업장이 바로 붙어있는 곳에서만 판매를 허용하였다. 그러나 2014년에 개정된 법으로 인해 소규모 양조장에서 주조한 맥주를 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것이 허용되어 다양한 수제 맥주의 외부 판매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배경을 통해 양조장을 설치할 수 없었던 좁은 공간에서도 전국의 양조장에서 만든 수제 맥주를 직접 납품받아 판매할 수 있게 되었고 국내 시장에 수제 맥주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수제 맥주는 옥수수나 쌀을 넣어 만드는 기성 맥주와 다르게 커피나 과일과 같은 다양한 재료들로 만들어진다. 또한, 맥주마다 고유한 종류의 홉을 넣어 발효를 시키므로 기성 맥주보다 맛이 다양하다. 기성 맥주는 대부분 강한 탄산과 청량감이 좋은 라거(Lager) 스타일의 맥주가 대부분이었다. 이와 다르게 수제 맥주는 라거 스타일의 맥주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향을 강조하는 에일(Ale) 스타일의 맥주도 포함되어 맥주 마니아들이 수제 맥주에 열광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도 수제 맥주를 취미로 담가 먹는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을 통해 소규모의 맥주 발효 키트를 구매하고, 다양한 맥주 재료를 구매하여 직접 집에서 맥주를 만드는 취미생활로의 맥주도 주목받고 있다.
수제 맥주의 소비층도 넓어지고 있다. 새로운 문화로 등장한 수제 맥주는 흔히 20~30대의 젊은 층이 소비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수제 맥주 판매장이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곳은 서울 이태원과 홍대 앞 등지이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고 수제 맥주 맛이 알려지기 시작함과 동시에 전국에 수제 맥주를 판매하는 영업장이 빠르게 늘어남과 동시에 40~50대의 중장년층도 수제 맥주를 즐겨찾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고르게 수제 맥주를 소비하고 있다. 또한, 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단순히 시원하게 마시는 라거 스타일의 맥주에서 술 고유의 맛을 즐기는 에일 스타일의 맥주로 이동하면서 수제 맥주에 대한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 두호동의 수제 맥주 전문점 ‘바오밥’을 운영하는 김용섭 대표는 “해외에서 술이 아닌 음료로 발전해온 수제 맥주가 국산 기성 맥주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재료를 통해 더 좋은 맛을 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으며, “처음 수제 맥주를 판매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기존 맥주에 익숙했던 사람들이 새로운 맛에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으나, 서서히 수제 맥주의 독특한 맛에 적응하면서 수제 맥주를 꾸준히 찾는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수제 맥주의 높아지는 관심과 인기에 중소기업뿐만이 아니라 대기업들도 수제 맥주 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수제 맥주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특산물인 오미자, 사과, 인삼 등을 사용한 새로운 맥주 개발 및 판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