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1호 ‘ 『책 읽는 포스테키안』 프로그램’을 읽고
371호 ‘ 『책 읽는 포스테키안』 프로그램’을 읽고
  • 강미량 / 화학 13
  • 승인 2016.05.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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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은 예전부터 좋은 독서 환경을 제공해왔다. 웬만한 책은 도서관에서 거의 보유하고 있으며, 없는 책은 신청만 하면 이른 시일 내에 주문해 주었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포스테키안들을 위하여 권장도서 100선도 발표하였다. 대출 기간도 한 달로 넉넉했고, 방학 중에는 방학 내내 장기 대출을 허용해 주기도 한다.
『책 읽는 포스테키안』 프로그램은 그 연장 선상에서 본격적으로 독서를 권장하기 위한 것으로, 크게 ‘추천 도서’와 ‘강의’, ‘문화 행사’의 세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에도 있던 ‘추천 도서’프로그램에 ‘강의’와 ‘문화 행사’프로그램을 더하여 다양성을 높이고 좀 더 많은 포스테키안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응답하듯이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강의’의 경우 처음 수강 목록에 올라왔을 때부터 SNS 상에서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았고 수강 정원 100명이 다 찼다. 도서관 첫 대출 이벤트 상품인 ‘독서 다이어리’또한 높은 질 덕분에 인기가 많아 해당 이벤트의 대상이 아니었던 학생들이 아쉬워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신청한 책을 사주는’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를 잘 몰랐던 과거에 비하면 엄청난 성과라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유일한 단점은 일시성이다. ‘추천 도서’는 지난 2월 이벤트 때 반짝 인기를 얻었지만, 지금은 좁은 스펙트럼의 포스테키안이 계속해서 추천하고 있다. ‘강의’의 경우 한 학기 동안만 지속할 수 있다. 371호에 제시되었던 서평 공모전 등의 ‘문화 행사’또한 일회성이 짙다. 독서 습관은 한 학기 또는 한 번의 행사로 잡히는 것이 아니므로 그 둘 사이의 괴리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 괴리를 해결하는 주체는 학교가 아닌 포스테키안이 되어야 한다. 이미 밥상까지 차려준 학교에 밥을 떠먹여 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 첫 번째는 ‘책은 학습에 부수적인 교양 또는 취미 생활일 뿐’이라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책은 교양 수업시간이나 유닛에서만 다루는,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되는 선택사항 정도가 아니다.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책을 읽음으로써 해당 분야의 큰 맥락을 잡거나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핵심사항을 되짚어 볼 수 있고, 전공과 관련되어 있지 않더라도 읽는 양이 쌓이면 이것저것 연결되어 새로운 연관관계를 찾아낼 수도 있다. 특히 요즘은 과학과 사회가 확실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독서를 통해서 다각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반드시 길러야 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포스테키안들이 그 괴리를 부수고, 독서와 친해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