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재 6 - 우리대학 동문 창업자 인터뷰
인터뷰 연재 6 - 우리대학 동문 창업자 인터뷰
  • 박정민 기자
  • 승인 2016.04.06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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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펜타시큐리티
본인 및 회사 소개
산경과 87학번 이석우다. 석사과정까지 해서 93년에 졸업했고 이후 4년을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근무하다 정보 보안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인 지금의 펜타시큐리티를 창업하게 됐다. 펜타시큐리티는 현재 210여 명의 직원이 있고 일본과 미국에 지사가 있다. 보안 분야 중에서도 암호 관련 기술과 웹 보안에 주력하고 있다. application, 정보, 프로그램 관련 보안기술을 하고 있다. 웹 보안은 AP(아시아)에서 1등이라고 봐도 된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하면 최초가 되던 시대였다. 웹 보안은 그 당시 다들 거의 몰랐다. 네트워크 보안을 비슷하게 하는 회사들은 있었지만 웹 보안은 네트워크와 다르기에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투자하면 시장이 커질 때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고, 그게 다른 기술로도 응용되고 클라우드 사업의 솔루션을 이전부터 제공해왔다고 볼 수도 있겠다.

창업 동기
원래 고등학교 때부터 막연하게 사업을 하고 싶었다. 옛날 기업은 창의적이지 않았다. 관료적이고, 딱딱하고, 시키는 일 열심히 하고, 그런 것들이 성격상 안 맞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창업이다. 대학교 때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소프트웨어는 돈이 덜 들고, 기술만 있으면 되니까.  소프트웨어로 결심을 하고 나니 성격이나 사고방식이 게임보다는 보안이 맞았던 것 같다. 네트워크가 있는 한 보안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갈수록 중요한 사업일 것 같았다. 또 질서 정연하고, 기술로 승부하는 분야가 보안이라 구미에 맞았다.

창업 과정에서 포항공대생으로 가질 수 있었던 장단점
학교에서 뛰어난 엔지니어는 아니었지만 엔지니어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정작 본인은 프로그래밍은 잘 못 하지만 전산 공부는 했기 때문에 들으면 어떤 내용인지 알았다. 기술적 통찰을 얻는 그런 공부를 했다. 또 포항공대생은 몰입을 잘한다. 잔소리하는 교육이 아니니까 알아서 하면서 연구 및 답을 찾아내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필요한 기술도 포항공대에서 얻었다. 처음에 아무것도 없을 때 거의 대부분을 학교 연구비로 주었다. 학교 연구는 기초연구이고, 상업화는 달랐지만 구체적인 연구방향을 정하면 학교에서 연구를 해서 줬다. 그렇게 남들보다 빠르게 잘 시작할 수 있었다. 학문적 기반이 탄탄한 상태에서 기술 개발을 했다.
학교로부터 좋은 인력을 뽑을 수도 있었다. 초창기 6명의 멤버가 모두 우리대학 출신이었다. 학교 졸업 후 1년간 사업 준비를 했는데, 그 창업 준비하던 1년간 보안 전문가를 모두 만나면서 포항공대에 갔다.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후여서 여러 사람을 만날 네트워크가 있었다. 창립 당시 함께한 멤버에서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은 학교 연구실에서 도움을 받는 건 없지만 대신 머신 러닝을 쓰는데 그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학교 창업 기업(엑스브레인)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어려웠던 점, 창업과 운영에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나 사람
모든 게 어렵다.(웃음) 어려운 거야 그때 그때 어려운 게 다른데,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가? 올바른 위치에 서 있는가? 그것이 중요하다. 사장이 자리를 잘 잡아야 한다. 사람 문제가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아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주위의 사람들도 결정된다. 평정심도 유지해야 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게 관점과 시야를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 또 부지런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도움이 된다. 사업을 할 때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사용한다. 그게 사람마다 다르다. 사업의 성공 공식에는 얼마나 많고 옳고 좋은 무엇이든지를 동원할 수 있는가. 그게 중요하다. 기술도 있고 사람도 있고 돈도 있고. 그중 사람이 가장 어렵다.

APGC 회장 직을 맡게 된 동기
4년 총동창회장직을 맡다 보니 학교와 관련된 어려 일을 하게 됐다. 동문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일을 찾는 과정에서 맡게 됐다.
APGC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개념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동문 임원들이 만나서 학교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보니 후배들에게 잘 해야 한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후배가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가장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을 도와줘야 하겠다, 학생들이 공부를 하기 때문에 몰입을 해서 주변을 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학생들에게 inspiration을 주는 방법을 생각했다. 처음에는 박성진 교수님의 벤처 수업으로 시작했다. 정규 교과도 아니었는데, 대박이 났다. 학생들이 여기 참여하는 열의나, 눈빛이 빨려 드는 것 같았다. 벤처 창업 정규 교과과정이 생기고, 참여하는 동문들도 늘어나고, 불과 몇 년 사이에 연쇄반응을 일으켜 POVI 인턴이나, APGC-LAB도 생겼다. 후배들에게 경험을 말해주는 것이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닐까 찾다 보니 생겼다. 강의를 하다가, 단순 강의만 하기보다 창업을 돕자, 인턴을 해주자, 투자를 해주는 회사를 만들자, 이러다 보니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다. 학생들 열의도 대단하다. POVI 인턴십도 원래 한두 달이었는데 요즘은 휴학하고 오기도 한다.

포스텍 행사에 후원(포스텍 스타트업데이 등)을 많이 하는데, 후원 동기는
동창회장을 하다 보니 이런저런 학교와 관계있는 일을 했고, 그러다 보니 하게 되었다. 대학생 마케터 모집도 크게 보면 같은 맥락이다. 우리학교에서 시작되었지만, 기업은 학생들에게 많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미래를 만들 사람, 뒤를 이을 사람들이다. 기업이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후배 육성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인재 발굴이 기업이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장래 설계에 도움을 준다. 그 덕에 좋은 사람들도 많이 뽑기도 한다. 학생들은 입사 전에 할 일을 모르고 가는데, 안타깝다. 입사에 과정이 가장 신중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체계가 아니다. 회사는 학생을 이해하지 못한다. 둘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회사와 학생이 면에서 만나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경험치를 공유하고 미래를 미리 알고 가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APGC 회장, 우리대학 동문 창업자로서 창업에 관심있는 포스테키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관심 있으면 해야 한다. 너무 고민하지 말고, 그 대신 자기만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 포스텍 학생들은 자신의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비전에 대해서는 겸손하면 안 된다. 열심히 하고 잘해도 될까 말까 하는 것이 비전이다. 그래야 몰입을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이용할 수 있다. 그 정도 되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포스텍 학생들은 잘 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극단적이다. 공대생들이 그런데, 그중에서도 극단적인 게 포스텍이다. 이렇게 개성이 강한 사람이 평범한 일은 잘 못한다. 몰입할 수 있는 분야를 해야 한다. 우수하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재능인 것이다. 사실 평범한 것도 원만하게 살아갈 능력이니 재능이다. 포스텍 학생은 다른 종류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기만 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있다. 평범하지 않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 평범한 일을 할 때 남들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